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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친하게 지내는 학교 친구(혹은 회사 동료)가 있다. 학교(회사)에서 마주쳤다. 가볍게 머리를 끄덕이고 지나치거나, 아니면 안녕- 정도 인사하면 된다. 2. 이 친구(동료)를 우연히 학교 근처 식당에서 만났다. 인사가 조금 길어진다. 3. 이 친구를 학교에서 멀리 떨어진 공원에서 만났다. 반가움이 좀 더 하고, 이야기가 조금 더 길어진다. 4. 이 친구를 방학에 바닷가에 놀러갔다가 만났다. 저녁에 술 한잔은 함께 해야 한다. 5. 이 친구를 유럽 배낭여행을 갔다가 우연히 만났다. 앞으로 둘의 일정이 같아진다. 일상에서 멀어지는 상황일수록 우연히 만난 두 사람 간의 상호작용 시간은 늘어난다. 시간만 아니라 반가움도 늘어날 것같다. 웬수나 빚쟁이는 빼고 말이다. 어떻게 보면 무척 상식적이고 당연해 보이는 현상. 이러한 현상에 대해 이론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1. Priming theory: 낯선 환경에 갈수록 사람은 본능적으로 익숙한 상황(고향이라고 하자)을 그리게 되고, 이 때 만나는 고향 사람은 고향을 대표하는 대표자로서, 고향에 대한 기억과 애정을 촉발(priming)시킨다. 이 촉발의 정도는 상황이 낯설수록 더 강하고, 따라서 더 많은 상호작용을 일으킨다. 별로 낯설지 않은 상황인데 지나치게 반가운 척하는 고향이나 동문 선후배는 피해라. 틀림없이 가짜꿀 파는 사람이거나 아니면 급히 돈 필요한 사람이다. 2. Probability theory: 단순히, 상호작용의 양은 만남의 희소성에 비례하고 일상성에 반비례한다. 만날 확률이 낮을수록 상호작용이 늘어난다. 자기가 살고 있는 곳에서 친구를 만났을 때, 그 만남은 희소성 측면에서 그다지 놀라울 것이 없고, 따라서 일상적인 상호작용으로 충분하다. 그러나 유럽에서 친구를 만나는 매우 희귀한 일이 벌어지면 그 비일상성 때문에 사람의 흥미는 증가하고 결국 상호작용의 양이 늘어난다. 3. Absence of connection theory: 상호작용의 양이 시간의 간격에 비례한다는 것도 비슷한 설명. 맨날 얼굴 맞대고 보는 넘을 새삼스레 곰살궂게 부둥켜앉을 이유는 없다 (둘이 연인이 아니라면). 그러나 같은 넘을 같은 곳에서라도 2년만에 봤다면 (absence of connetion) 반갑건 아니건 일단 상호작용의 양이 늘어나게 된다. 반갑더라면 당연히 그렇고, 반갑지 않더라도 적어도 그동안의 안부라도 열심히 물어야 하는 것이다. 초등학교 반창회 자리가 왁자지껄 시끄러운 게 다 이유가 있다. 4. Common interest theory: 자기가 사는 곳에서 떨어져서 만난다는 것은 둘 사이에 공통의 흥미가 존재한다는 것이며, 이에 대한 확인이 상호작용의 양을 늘린다. 예컨대 두 친구가 강의실 복도에서 우연히 만날 때, 둘간에 별다른 관심의 공통 분모는 없다. 그러나 두 친구가 극장에서 우연히 만났다면, 순간 두 사람은 똑같은 영화에 대해 흥미를 느끼고 있다는 공통점을 발견하게 되고, 이것이 순간 친밀도를 높여 상호작용에 우호적으로 작용한다. (물론 두 친구가 각기 여자친구(남자친구)와 함께 영화를 보러 온 상황이라면, 각자의 관심은 영화가 아니라 여친(남친)일 것이므로, 두 친구 간의 상호작용이 일어나지 않을 수도 있다. 또 두 친구가 각기 여친(남친)과 함께 모텔 엘레베이터에서 만나는 아햏햏한 상황이 벌어지면, 비록 공통 흥미는 매우 높은 상황이나 상호작용의 양은 0이 된다.) 5. Mutual obligation theory: "오랜만에 만난 친구라 할 얘기도 많았는데, 나만 보면 뭐뭐 노래 자꾸자꾸 부르래요..." 하는 주옥같은 구전가요가 있다. 노래를 시키든 뭘 시키든, 낯선 데에서 친구를 만나면 뭔가 해야 한다. 집에서 멀리 떨어질수록, 반갑기도 하지만 반가운 척도 해야 한다. 이제는 돌아와 거울앞에 선 내 누이가 그렇듯 속으로만 지그시 반가워하고 조용히 지나치면, 남 속도 모르고 싸가지없는 넘이라고 낙인찍고 왕따시킨다. 집에서부터 거리가 멀어질수록 이러한 서로의 의무감은 무의식적으로 더 커진다. 결국 상호작용의 양이 늘어나게 된다. 혹시나: 위의 theory들은 실제로 있는 게 아니고, 할 일은 태산같은데 헛생각이나 하고 있는 와중에 졸졸 기어나온 것들이다. 그러고보니, 당최 이론이란 쉬운 것을 어렵게 풀어 이야기하도록 발달된 것들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여하튼 이들 이론의 ccosilation 응용: 혹시 친하게 지내고 싶은 친구가 있거든 맨날 보는 학교(회사)에서 작업하지 말고, 그 친구가 어딜 싸돌아댕기나를 먼저 연구한 뒤, 학교(회사)에서 최대한 먼 곳에서 우연을 가장하여 만나는 거다. 좀 고전틱하지만, 어쨌든 친밀도(intimacy)의 급격한 상승을 기대할 수 있고, 동네에서는 꿈꾸어보지 못한 상당한 양의 상호작용을 기대할 수도 있다. 또 혹시나: 우연히 낯선 데에서 저를 만나시는 분들, 내가 전략적으로 그러는 거 아니다. (라고 주장) 주의-부작용: 상대가 기본적으로 나에게 혐오감을 갖고 있는 경우는 역효과가 날 수도 있다. 잘못하면 스토커로 낙인찍힌다. 이 방법은 토니 브랙스톤이 흐느끼듯 "And you don’t know, you don’t even know that I exist" 같은 상황에 처해 가슴을 쥐어뜯고 있는 사람에게 추천할 수 있는 정도. 이 글과 관련있는 글을 자동검색한 결과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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