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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바겐의 소형차 제타의 새 텔레비전 광고가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4월 중순부터 방영하기 시작한 이번 광고의 컨셉은 승객을 보호하는 안전성. 이를 표현하기 위해 폭스바겐은 충격적인 이미지를 활용했다고 한다. 실제 사람이 탄 승용차의 생생한 사고 장면을 찍어 보여준 것이다.
두 편으로 제작된 광고는 모두 충돌 사고 장면을 그대로 보여준다. 정면 충돌을 묘사한 1편에서는 출근하는 차림의 두 남자가 제타 앞좌석에 타고 잡담을 나누는 것으로 시작한다. 차를 달리며 이야기를 하는데, 갑자기 오른쪽 골목길에서 빨간 트럭이 후진으로 튀어나온다. 깜짝 놀란 운전자가 급히 브레이크를 밟지만, 차는 어쩔 수 없이 트럭 옆을 들이받는다. 순간적인 브레이크 마찰음 뒤에 강력한 충격이 발생한 뒤 에어백이 터지고, 뒷좌석에 설치된 카메라는 앞좌석 승객의 머리가 에어백으로 처박혔다가 되튕겨 돌아오는 모습을 생생하게 담는다. 마치, 자동차 충돌 테스트에 등장하는 노란색 마네킹의 실사판 같다. 사고가 난 뒤 화면은 암전했다가 다시 밝아지는데, 두 남자는 차 양쪽에 멀쩡하게 서서 "Holly (shit)" 하고 말한다. 다음 장면은 정면이 부서진 해당 제타가 스튜디어에 등장하고, 자막으로 "Safety Happens." 와 별 넷, "Four star front impact crash rating."이 보인다. 측면 충돌 편인 2편에서는 네 명이 제타를 타고 있다. 친구 넷이서 밤 길을 달리며 방금 본 영화에 대해 이런저런 대화를 나눈다. 교차로에서 신호에 걸려 잠깐 정지했다가 막 출발하는데, 차의 왼쪽에서 SUV처럼 보이는 차가 들이닥쳐 제타의 옆을 들이받는다. 순식간에 벌어진 일로, 커다란 충격음이 나며 유리 조각이 사방으로 튀고 차는 옆으로 빙그르르 돌며, 휠캡이 떨어져 나돈다. 생생한 충돌 장면이 아닐 수 없다. 역시 잠깐의 암전이 들어가고, 다시 밝아지면 옆이 박살난 제타 옆에서 승객 중 한 여성이 다치지는 않은 채 부들부들 떨며 "Holly (shit)!"이라고 한다. 다음 장면은 사고가 난 해당 제타를 스튜디오에서 보여준다. 자막은 "Safety Happens"라는 말 뒤에, 별 다섯 개가 나오며, "Highest government side impact rating."로 마무리된다. 자동차 광고는 주로 속도나 기능에 초점을 맞추는 능동적인 광고와 안전성을 강조하는 것 같은 수동적인 광고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자동차의 기능이 보편적으로 향상되고 사고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짐에 따라 안전을 컨셉으로 내세운 자동차 광고가 조금씩 늘고 있지만, 아직도 능동적인 광고가 주를 이루며, 수동적인 광고는 비교적 많지 않다. 그 이유 중 하나는 이같은 안전 컨셉을 표현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 자동차에서 안전이란 운전중 충돌에서 승객을 보호해준다는 것인데, 이를 효과적으로 표현하기 위해서는 충돌 장면이 들어갈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 경우 충돌 그 자체만으로도 부정적인 효과가 생기고, 끔찍한 장면 때문에 시청자들의 반발을 살 수도 있다는 것이 문제였다. 따라서, 기껏해야 마네킹을 태우고 통제된 실험소에서 충돌시키는 장면을 보여주는 정도에 그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이 마저도 매우 조심스럽게 다루어진다. 예컨대 안전으로는 둘째 가라면 서러워할 BMW는 5년 전에, 마네킹을 태우고 벽에 처박는 실험을 슬로우 모션으로 보여주는 광고를 제작했다가, 너무 끔찍하다는 내부 평가 때문에 방영을 취소하기도 했다. 이런 점에서, 제타의 이번 광고는 매우 공격적이라 할 수 있다. 광고에 등장하는 차는 아무런 특수 장치가 되어 있지 않은 시판용 일반 제타다. 출연자들은 모두 스턴트맨들이라고 한다. 충돌 장면도 살살 가져다 박은 뒤 빨리 필름을 돌린 게 아니라, 미국 고속도로안전협회(NHTSA)의 마네킹용 충돌 테스트의 규정에 따라, 정면 충돌은 시속 32마일(약 시속 51킬로), 측면 충돌은 시속 18마일(약 시속 29킬로)로 재현했다고 한다. 이 광고의 효과를 놓고 전문가와 시청자의 반응은 찬반이 엇갈린다. 잘 만들었다고 주장하는 측은, 이 광고가 기존 자동차 광고처럼 무조건 속도만 강조하는 것보다 훨씬 낫다고 생각한다. 사고에 대한 경각심을 높여줄 것이라는 게 이유. 반대하는 측은, 소비자가 제타의 안전성에 대해 지나친 의지를 할 수 있고, 사고가 별 게 아니라는 생각을 가지게 될 수도 있다고 주장한다. 또 폭스바겐이 원래 의도했던 '제타=안전'이라는 공식보다는 '제타=사고'라는 부정적 연관이 소비자의 심리에 자리잡는 효과를 가져와, 장기적으로는 자동차 판매에 오히려 지장을 줄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광고를 가장 끔찍하게 생각하는 이는 교통사고로 주변 누군가가 희생된 사람들. 영화에 단골로 등장하는 스펙터클한 사고 장면을 고려하면, 31초짜리 광고에서 약 5초간 사고 장면을 보여준 것은 그리 큰 일도 아닐 수 있다. 문제는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안방에 생생한 사고 장면을 수시로 불쑥 들이미는 것, 그것을 차를 파는 데 이용한 것이 바람직한가의 측면이다. 어쨌든, 언제나 그렇듯, 이렇게 논란을 만들면 광고로서는 절반 이상 성공한 것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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