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성년자 때문에 혼난 두 사람 by deulpul

작년에 내가 사는 곳에서 있었던 실제 사건 두 개.

명망 있는 대학 교수님이다. 아무리 명망 있는 교수님이라도 사람은 사람. 학교 연구실에서 컴퓨터로 채팅을 하다 두어 시간 떨어진 도시에 사는 초등학생을 꼬셨다. 교수님도 남성, 초딩이도 남성. 몇 차례 채팅을 하다가 교수님이 야한 이야기로 초딩이를 살살살 유도했다.

한편 초딩이의 부모는 어느 날 아들의 컴퓨터를 들여다보다가, 웬 작자하고 시시껄렁한 수작을 주고받은 흔적을 발견했다. 대경실색하여 경찰에 신고. 이제부터 아이는 빠지고 경찰 아찌가 아이를 대신하여 교수님과 채팅한다.

교수님: 울 마이크 착하지~? 꼬추 많이 컸어?

경찰관님: 옹, 아찌. 나 아찌 만났으면 좋겠다. 텔레비전에서 이상한 장면 나오면 막 아찌가 생각나.

교수님: 응? 그래? 울.. 만날까?

미국 경찰은 범인 검거를 위해서는 함정 수사도 얼마든지 쓴다. 먼저 유도하는 경우도 있다. 어쨌든 이래서 교수님은 어느 날 오후, 사랑하는 소년을 만나려고 두 시간 차를 타고 달려간다. 기다리는 것은 물론 사랑스런 소년의 부드러운 손이 아니라 차가운 쇠고랑. 현장에서 체포된 교수님은 각종 혐의로 구속되고, 학교에서도 논란 끝에 파면되었다.

두 번째 사건. 한 목사님이 있다. 겉보기엔 멀쩡하다. 이 목사님, 갑자기 컴퓨터가 말을 듣지 않아 속을 썩인다. 현대인이면 누구나 하는 경험. 끙끙대다 결국 동네 컴퓨터 수리점에 맡기기로 하고 데스크탑 컴퓨터를 들고 갔다. 수리점에서는 진단을 해 보아야 한다며, 며칠 뒤에 찾아가라고 했다.

한편, 문제의 컴에 자판과 모니터를 연결하고 속을 들여다보던 수리점 직원은 수상한 폴더를 하나 발견했다. 따닥 더블클릭하니 그 안에 들어 있는 것은 수많은 미성년자 나체 사진들. 정직한 시민 의식에 불타는 직원은 즉시 경찰서로 전화를 했고, 경찰관은 컴퓨터 수리를 맡긴 목사님 집으로 쳐들어가 체포해 버렸다.

성욕을 식욕에 비유하자면, 사람마다 입맛이 다 다르니 저쪽도 취향과 선호가 사람에 따라 다른 게 당연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어른들이 하는 건 어른들 영역 안으로 좀 닫아놔야 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애들도 알 건 다 알지만, 어른이 먼저 나서서 애들을 성적으로 이용해 먹는 건 변명의 여지가 별로 없다.

한국에서도 원조 교제 따위에 대한 단속이 강한 것으로 알고 있지만, 미국에서는 이처럼 미성년자를 성적 대상으로 악용하는 것은, 그게 성관계를 전제로 한 채팅-번개든, 그냥 사진만 저장해 들여다보는 것이든 즉시 중범죄가 된다. 현실이야 어쨌든 법률은 아주 강력하다. 음... IE에는 자동 임시 저장 폴더도 있지, 정말?

트랙백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TrackbackURL : http://deulpul.egloos.com/tb/1342146 [도움말]

덧글

  • 이승환 2006/06/07 14:34 # 삭제 답글

    음... 중범죄... 입니까? 어떻게 처벌받기에 그렇죠...;;
  • 소리천사 2006/06/07 19:00 # 답글

    무척이나 공감가는 글입니다. 모든 것이 열려 있는 시대이기는 하나, 성장 과정에서 단계를 지나치게 뛰어넘게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더군다나 그 부분이 성적이 부분일 경우에는 더 그런 것 같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반드시 부작용이 더 크게 남게 되기 때문에 말입니다. 정신 나간 어른들이 너무 많은 요즘이어서 아이들 키우는 엄마 입장은 언제나 조마 조마하다지요..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 deulpul 2006/06/09 06:04 # 답글

    이승환: 미국의 형사 범죄는 크게 경범죄(misdemeanor)와 중범죄(felony)로 나뉩니다. 중범죄는 글자 그대로 죄질이 나쁜 범죄며, 처벌도 훨씬 무겁습니다. 윗 글 첫 번째 사례의 교수님은 수사 과정에서 어린이를 유혹한 혐의(child enticement)와, 컴퓨터를 사용해 미성년자와의 성 범죄를 기도한 혐의(using a computer to facilitate a child sex crime)를 받았습니다. 둘 다 중범죄에 해당하며, 유죄가 확정되면 하나 만으로도 10만달러 이상의 벌금, 혹은 최대 25년의 징역형으로 처벌할 수 있습니다. 실제 재판에서 검찰은 교수님이 유죄를 인정하고 재판을 빨리 끝내는 조건으로, 위의 죄보다 훨씬 가벼운 어린이에게 유해한 내용물을 보여준 죄(exposing a child to harmful materials)로 기소했습니다. 이 역시 중범죄임은 마찬가지입니다. 교수님은 30일간 복역했으며, 징역 2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습니다.
  • deulpul 2006/06/09 06:34 # 답글

    두 번째 사례의 주인공은 목사님이었는데(본문 수정했음), 아동 음란물을 소유한 죄(possessing child pornography)로 기소된 뒤 순순히 잘못을 인정하여, 보호관찰 4년을 선고받았습니다. 이 기간 동안 목사님은 여성 미성년자와는 아무런 접촉을 할 수 없으며, 인터넷도 허락을 받아야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 주 정부가 관리하는 성 범죄자로 등록된 것은 물론이죠. 아동 음란물을 만들거나 배포하거나 소유한 죄는 미국 50개 주 중에서 30개가 중범죄로 간주하고 있습니다.

    소리천사: 그 심정 이해합니다. 도처에 널린 게 성 콘텐츠인 세상이라, 아이들 키우기가 참 만만치 않을 것 같습니다. 지금 청소년 세대가 '선데이 서울' 세대보다 훨씬 더 문제라고 보기는 어렵지만, 어쨌든 주변 환경이 적절한 수위를 넘고 있는 것은 틀림없는 것 같습니다. 그 통에 '정신 나간 어른들'이 더 발호하는 것이겠죠.
덧글 입력 영역


Adsen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