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승처럼 돈 쓰는 빌 게이츠 by deulpul

내가 가장 존경하는 경영인, 빌 게이츠

어떤 사람이나 어떤 부류의 사람을 싫어하는 것이 트렌드처럼 여겨질 때가 있다. 미움을 받거나 비판을 받는 사람(들)은 처음에는 분명히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미움이 트렌드가 되고 나면, 이유는 잘 모르지만 그냥 밉고 싫게 된다. 비판의 근거는 모호해지고 그냥 다들 싫어하니까 나도 싫어지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 사람(들)이 왜 싫은데?"라는 물음에 대해 1분 이상 이야기할 수 없다면, 혹은 다섯 줄 이상 쓸 수 없다면 우리는 미움의 트렌드에 그저 따라 가고 있는 것이 아닌가 의심해야 할지도 모른다. 뭐, "그냥 싫으니까 싫어!" 해도 할 수 없는 노릇이지만.

이른바 공인은 이런 트렌드 미움의 대표적인 대상이다. 원래 남 앞에 나서는 일을 하자면 잘 해도 욕먹고 못 해도 욕먹는 기막힌 운명을 기쁘게 받아들일 자세를 견지해야 하지만, 별로 크게 잘못한 것 없이 때려죽일 넘(뇬)이 되는 경우는 본인이나 옆에서 보는 사람이나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런 상황은 다른 사람(들), 특히 공인에 대한 사회적 평가가 그다지 명확한 기초 위에서 내려지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직접 만나 인상이나 느껴보고 미워하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실제로는 불철저한 정보에 기대어 잘못된 평가를 내리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뭐, 평가하는 사람도 사람이므로 나무랄 일은 아니고 그냥 그렇다는 것이며, 이 글을 쓰고 있는 나도 그렇다.

나는 빌 게이츠를 좋아하지 않았다. 과거형임에 주목해 주시기 바란다. 왜 빌 게이츠를 싫어했던가? 나도 잘 모른다. 분명한 것은, 컴퓨터 쓰다가 윈도우가 꼬이면 제일 처음 생각나는 게 빌 게이츠였다. 컴퓨터 탓일 수도 있고 웬갓잡 프로그램의 잘못일 수도 있지만, 공적(共敵) 게이츠를 떠올리는 것이 훨씬 빠르고 편했다.

그의 M$가 분명 독점 형태로 사업을 벌이고 있지만, 가라지 기업이나 다름없는 형태로 출발해 이노베이션을 통해 성장한 사람에게 남들 눈치 보면서 함께 가라고 하는 것은 좀 무리한 요구가 될 수도 있다. 윈도우 새 판을 내놓을 때마다 끼워서 내놓는 프로그램들 탓에 불공정 거래 소송에도 곧잘 연루되지만, 컴퓨터 전문가도 아닌 나는 그가 낑겨놓은 프로그램을 쓰면서도 크게 불편하지 않다. 마음에 안들면 안쓰면 그만이다. 좀 피곤한 작업을 해야 하긴 하겠지만.

그리고 나는 빌 게이츠 소식을 들을 때마다, 언젠가 <타임>에 특집 기사로 났던 그의 호화찬란한 시애틀 근교 집을 떠올린다. 집, 좋다. 얼마나 좋았으면 유수한 주간지에 특집 기사로까지 나왔을꼬. 하지만, 게이츠의 부(富)가 웬넘들처럼 땀 한방울 흘리지 않고 유산으로 물려받은 것도 아닐진대, 부러워할 수는 있을지언정 그것으로 그를 미워할 수는 없다. 돈이 많은 것은 부끄러워해야 할 일도, 죄도 아니다. 돈을 어떻게 벌었느냐는 것은 부끄러워해야 할 일이 될 수도 있다.

결국 그를 별로 좋아하지는 않았지만, 왜 그런지는 잘 모른다. 고백하건대, 나는 빌 게이츠가 공적이 되는 트렌드에 편승해서 그를 판단하고 있었는지 모른다.

얼마 전 무슨 일을 하다, 빌 게이츠를 다른 시각에서 써 놓은 글을 보게 됐다. 이른바 자선사업가로서의 게이츠다. 물론 자유 시장 경제를 지향하는 미국에서 나온 글이므로, 그런 정도의 은밀한 이데올로기는 감안하고 보아야 한다. 어쨌든 자선사업가로 활발한 활동을 펼치는 게이츠 이야기이다.

게이츠가 '빌 앤 멜린다 게이츠 재단'을 통해 자신의 재산을 사회 곳곳에 환원하고 있다는 소식은 낯선 것이 아니다. 그러나 내가 본 글은 그것보다 훨씬 구체적이고 훨씬 생생했다. 무엇보다, 자선사업가로서의 게이츠에 대해 쓴 글이 아니라, 다른 이슈에 대해 쓴 글인데 게이츠가 튀어나온 형태다. 다시 말해, 그의 족적이 얼마나 넓게 퍼져 있나를 갑작스레 깨닫게 된 것.

우리는 잘 모르지만, 아직도 지구촌 곳곳에는 이른바 후진국형 전염병에 신음하고 있는 동포들이 숱하다. 무슨무슨 수치를 대자면 끝도 없으므로, 그냥 숱하다고 하자. 하루에 천원도 안되는 돈, 한 달 삼만원도 안되는 돈으로 삶을 부지하는 이들은 죽을 병에 걸려도 약을 사 먹을 수 없다. 따라서, 약만 먹으면 손쉽게 나을 병도 이들에게는 치명적인 죽을 병이 된다. 여러 이유가 있지만, 그 중 하나는 이런 후진국형 병, 이른바 소외 질병(neglected disease)을 치료하는 약이 더이상 생산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혹은 이런 병을 치료하는 약을 개발하는 노력이 더이상 존재하지 않는다는 말이기도 하다.

제약회사도 수익을 내고 주주의 눈치를 보아야 하는 상업 조직이므로, 돈벌이가 되지 않는 약은 만들지 않는다. 후진국형 병을 치료하는 약은 개발해봐야 개발비도 못건진다. 따라서 이런 약은 애초부터 제약회사의 신약 개발 프로젝트에서 배제된다. 생산하던 약도 대충대충 눈치보며 생산 중단한다. 제3 세계의 가난한 환자들은 약을 구할 수 없어 그냥 시름시름 앓다 죽는다. 병이 드니 생활은 더욱 가난해지고 가난하니 병은 더 잘 든다. 병과 가난의 악순환이다.

뜻있는 의사들이 있다. 이들은 자기 생애를 걸고 이런 부조리를 타개하기 위해 나선다. 평생 가봐야 돈벌이도 되지 않는 후진국형 질병을 연구하고 그 환자들을 병마에서 구해내기 위해 일생을 바치기로 한 인의(仁醫)들이다. 이들은 의사이므로 전문적인 지식을 갖고 있다. 그러나 이들이 연구를 수행하고 약품 완제품까지 생산해 제3 세계로 실어 보내려면 돈이 든다. 뜻은 높아도 현실적으로 돈 없으면 꽝이다. 그 돈을 누가 대나? 바로 빌 게이츠다.

돈벌이를 마다하고 이런 뜻있는 일에 헌신하는 의사나 연구자들 아무나하고 이야기하다 보면, 반드시 나오는 이름이 있다고 한다. 빌 게이츠다. 제3 세계의 가난하고 소외된 환자들을 위해 그가 얼마나 많은 돈을 투자하고 있는지 시시콜콜히 수치를 들어 말할 필요는 없겠다. 분명한 것은, 그 개인이 이 사업에 들이는 돈은 선진국, 후진국을 따지지 않고 전세계 정부가 들이는 돈을 다 합친 것보다 훨씬 많다. 그 효과는?

예컨대 게이츠가 설립한 한 국제 봉사 단체는 가난한 나라 어린이에게, 예방주사만 맞으면 쉽게 막을 수 있는 질병의 접종을 실시한다. 이 단체가 활동한 6년 동안, 이런 질병으로 가까운 미래에 죽었을지도 모르는 어린이 170만 명이 생명을 건진 것으로 평가된다. 놀라운 결과다. 자선사업가를 philanthropist 라고 하는데, phil의 어원 philein은 to love의 뜻이고 anthrop의 어원 anthropos는 물론 mankind, human being의 뜻이다. 사람을 사랑한 결과가 이처럼 숭고하기도 쉽지 않을 것 같다.

현재 전세계에서 상업적 제약회사들이 기피하는 소외 질병 연구에 매진하고 있는 존경스러운 그룹은 92개 정도라고 한다. 국적도 구성도 분야도 다양한 이들 그룹이 공유하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후원자 빌 게이츠다.

미국에서 IT 산업으로 떼돈을 번 부자들은 많다. 다행히도, 이들 중 많은 CEO들이 제3 세계를 비롯한 소외 지역에 따뜻한 관심을 가지고 돌아본다고 한다. 그런데, 이들 대부분은 빌 게이츠와 다른 방식을 택했다. 예컨대, 미국의 많은 IT CEO들이 주력한 사업은 아프리카에 인터넷을 보급하는 것이었다. 게이츠는 진작부터 이런 방식이 잘못되었음을 지적해 왔다. 먹고 살면서 생명을 부지하기에도 힘든 곳에 인터넷이 웬말이냐, 이런 뜻이다. 그는 100달러짜리 컴퓨터를 개발해 제3 세계에 보급하겠다는 MIT의 프로젝트를 비난해 왔다.

지금 이 CEO들은 자신의 판단이 잘못되었음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고 한다. 아프리카에서 중요한 것은 아플 때 먹을 약과 깨끗한 물, 전기 같은 기초 사회 시설이지 컴퓨터와 인터넷이 아니었다. 시간이 흐르면 어떻게 바뀔지 알 수 없지만, 지금은 그렇다고 한다.

게이츠가 돈이 많으니 그렇게 퍼줄 수도 있는 것이 아닌가 하고 생각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주변을 조금만 돌아 보면 그런 추측은 그저 추측일 뿐임이 명백해진다. IMF 때, 어려운 나라 살림을 돕는다고 금모으기 운동이라는 어이없는 캠페인이 벌어졌다. 나중에 집계를 내어보니, 금송아지 금두꺼비 수만 마리가 우글거릴 것 같은 강남쪽 동네보다 못 살기로 유명한 강북의 무슨무슨 구에서 나온 금붙이가 훨씬 많았다. 인심은 곳간에서 나온다지만, 인심 각박한 물신주의 사회에서는 곳간이 찰수록 인심은 사라진다.

트랙백한 난아님 글을 보니 이제 게이츠는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본격적으로 자선사업에 몰두할 모양이다. 개 같이 벌어서 정승 같이 쓰라고 했지만, 현실은 개 같이 벌어서 개 같이 쓰는 사람이 가장 많고, 정승 같이 벌어서 개 같이 쓰는 사람도 꽤 있다. 정승처럼 쓰는 사람은 안타깝게도 별로 없다. 이런 점만으로도 게이츠는 존경을 받을 충분한 자격이 있다. 무엇보다, 게이츠의 자선사업으로 목숨을 건졌을 수많은 가난한 아이들과 그들의 아비와 어미의 심정에 연대감을 보내면서, 그 연대감 속에서 게이츠를 보지 않을 수 없다. 나는 게이츠가, 노동자를 쥐어짜 재산을 형성한 어떤 나라의 재벌이나 그들의 2, 3세들처럼, 자신과 식솔의 배를 불리는 데에만 그의 재산을 쓰지 않아서 너무나 고맙다.

트랙백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TrackbackURL : http://deulpul.egloos.com/tb/1349974 [도움말]
  • 샤닛죕짚ⅣτⅥλ?τΘΨΑΟΓΥ【ⅹκⅨΚκΖⅲ 2006/06/28 13:38 #

    TB성橋쵠ㅇㅮㅉ。ㅑㅷㅓㅘ揀ㅿㅓㅏ?Λ밸ㅗㅉ。ㅸㅽㅇㅁㅼㅠ、삡ㅞΨΑΟΓΥ【ⅥⅳΘㅲㅄ녘錮ㄴㅏㅐㅁㅼㅠㅅㄴㅿㄴㅗㅉ。... more

  • M16과 윈도우즈, 빌 게이츠 2006/09/24 15:12 #

    M16은 아말라이트라는 회사가 만들었지만 이 친구들이 돈이 없었던 기라. 그래서 그 권리를 콜트에다가 가져다 팔았다. 한편 미국은 통킹만 사건을 날조해서 베트남 전쟁에 뛰어든다. 처음에 이 친구들이 가져간 총이 M14였는데, 이 총은 20발 탄창의 반자동 소총. 한 마디로 방아쇠 한 번 당길 때 마다 한 발 나간다는 거다. 연발 사격 불가능. 반동도 크고 총 길이도 길었다. WW2의 그늘이 남아있었다고나 할까. 그런데 AK라는 총의 위력을 몸으로 실..... more

덧글

  • nedry 2006/06/17 16:12 # 삭제 답글

    글 잘 읽고 갑니다. 난아님의 글도 봐야겠네요...^^
  • 메르키제데크 2006/06/17 18:13 # 답글

    목숨을 구하고 있다는 것은 어찌되었든 좋은 행동이지요.
  • 아크몬드 2006/06/18 18:30 # 삭제 답글

    :-) 동감입니다. 오랜만에 와서 좋은 글 보고 갑니다.
    휴가중이라..ㅎㅎ
  • 덧말제이 2006/06/18 21:11 # 답글

    우선 순위는 바뀌었어도 아프리카에 인터넷과 컴퓨터를 보급하겠다는 이들도 훌륭하죠. 아무것도 안 하는 이들 보다 훨씬 낫잖아요. :)
    빌 게이츠가 신약 개발에 돈을 쓴다고(언제 될지도 모를 일에) 비판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기사를 읽은 게 엊그제였는데 그 사람들 말처럼 당장의 밥을 주는 게 낫다 만이 전부는 아니겠군요. 이런 약들이라면... 확실히 정확한 걸 알아야 하는 듯...
    아... 그리고 그 금모으기는 들을 때마다 속은 느낌... -_-; 금붙이 다 내놓으면서 이담에 아이가 컸을 때 부끄럽지 않겠다 했는데, 그걸로 IMF가 해결될 수 있는 것도 아닌데 그런 식의 사기성 집단 캠페인에 넘어가다니 무지했다 싶어요.
  • kay 2006/06/18 23:47 # 삭제 답글

    빌게이츠가 엄청난 규모의 자선사업을 하는 것은 맞고 평가받을 일이지만 그의 독점과 시장장악으로 세계의 컴퓨터산업발전이 상당히 저해(!)되었다는 것도 사실이라고 봅니다.
    100달러 컴퓨터에 대한 비난은 조금 다른 방식으로도 이해될 수 있습니다. 100달러 컴퓨터기획의 초기 MS가 오에스를 제공하고 싶다고 제안했지만 거절당했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MS는 100달러 컴퓨터를 통해 미래 아프리카 지역의 오에스시장까지 선점하고 싶었던 것이 아니었을까요?
  • mooni 2006/06/19 10:14 # 삭제 답글

    몇 십년을 원조를 해주었어도 출생률을 조절 못해 사람들은 항상 배고프게 되고,
    사람들은 무시무시한 속도로 환경을 파괴해나가 먹을 것이 '더' 없게 만들고 있습니다.
    가난하고 굶어죽는 사람들에게 원조해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왠지 깊이를 알 수 없는 어둠이 되어버렸죠.

    $100 노트북에 대해서 부정적으로 이야기하는 것은 곤란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아마도 가난한 나라에 무료로 뿌려질 이들 컴퓨터는 수많은 아이들의 미래를 바꾸어놓을 수 있을 것이고,
    더 이상 원조를 받지 않아도 될 미래를 가질 수도 있습니다.

    '이들 CEO~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라는 말 자체가 출처를 달지 않으면 오해의 소지가 많을 듯합니다.
    반세기만에 나온 '다른' 원조 방법입니다. 아직 실패를 이야기하기는 이르지 않을까요.
  • deulpul 2006/06/20 13:00 # 답글

    nedry: 감사-. 나중에 보니 이 소식을 다룬 기사들이 많았었네요.

    메르키제데크: 그렇게 생각합니다.

    아크몬드: 오랜만이시네요, 정말. 즐겁게 보내시고 잘 복귀하시기 바랍니다. 벌써 가셨을지도 모르겠네요.

    덧말제이: 백 배, 천 배 낫죠, 물론. 어떻게 돕는 것이 효과적인가를 놓고 논란이 벌어진다면 그 자체로 이미 희망적인 상황이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kay: 사람이란 다양한 면이 있게 마련이고 그 평가 역시 다양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빌 게이츠 때문에 컴퓨터 산업이 발달했는지 저해되었는지는 윈도우로 이 글을 쓰고 있는 저로서는 잘 모르니까 패스-. 빌 게이츠가 윈도우가 깔리지 않아 100달러 랩탑에 반대하고 있다는 이야기는 인터넷 여기저기서 추측 형태로 회자되지만, 뚜렷한 근거를 갖고 있는 글은 찾지 못했습니다. 알려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어쨌거나 100달러 랩탑은 이 글에서 드리고자 한 말씀과 관련한 중요한 부분은 아니며, 예로 딱 한 줄 들어간 것임을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 deulpul 2006/06/20 13:00 # 답글

    mooni: 그동안 선진국들이 제3 세계를 돕는다고 도와온 것이 바람직한 것이었나 하는 데 데한 반성은 오래 전부터 나온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제3 세계나 개발도상국 나라가 겪는 뿌리 깊은 어려움의 원인은 내부와 외부, 인간과 자연, 정치와 문화, 과거와 현재가 모두 뒤섞여서 만들어내는 것이기 때문에, 저라면 그 원인을 생각해보는 데 좀 신중할 것 같습니다. 100달러 랩탑에 대해서는 저 개인적으로는 그 내용과 사업 추진 방식에 모두 회의적이지만, 어쨌든 그 의도는 숭고하다고 생각합니다. 프로젝트 자체에 대해서는 지지하는 사람도, 비판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고 봅니다. 어쨌거나 이 글의 취지는 100달러 랩탑을 평가해 보자는 게 아니라, 공공 의료 분야에서 게이츠의 족적은 참으로 크고 넓었다는 것이었습니다. 따옴표로 지적하신 부분은 CEO들이 스스로 자신의 노선을 'mea culpa' 하며 후회하고 있다는 기사를 참고한 것인데, 이유가 있어서 출처를 밝히지 않았습니다.
  • 연필광대 2006/06/20 13:41 # 답글

    보통을 뛰어넘는 부를 얻는 사람은 시각이 다르다는 얘기들을 많이 합니다.
    빌게이츠는 사업에 접근하는 방식만큼이나 자선을 베푸는 방식에 있어서도 넓은 시야를 가졌다는 생각이 드네요. 개처럼은 못 벌어도 정승처럼은 쓰고 싶은 마음이 있는 저로써는 마냥 부러울 따름. ^^
  • capcold 2006/06/20 15:59 # 삭제 답글

    !@#... 여담이지만, 단순한 독점자본가(!)에 가까웠던 빌 게이츠를 자선사업이라는 정승 같은 돈쓰기의 길로 인도한 멜린다의 역할이 확실하게 평가받아야 한다고 봅니다;;;
  • Hikaru 2006/06/21 17:59 # 답글

    막연하게만 이름만 들어오던 빌 게이츠에 대해 더 알게 되었네요.
    없을 때는 막연하게 돈이 생기면 이런저런 좋은 일들을 많이 계획하지만, 막상 돈이 손아귀에 들어오면 내 배를 채우기 급급해지죠. 그건 정말 자신을 이겨낸 대단한 행동이에요.
    뿐만 아니라, 도움이나 선물은, 내가 주고 싶은 것을 주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이 원하는 것을, 좋아할만한 것을 주어야 한다는 것을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모르고 있는 것 같은데, 빌 게이츠는 잘 알았던 것 같아요. 센스, 마음에 들어요~♡ㅋㅋ
  • 여행자 2006/06/22 15:30 # 답글

    Hikaru님 말씀에 동의합니다. 돈이 생기면 누구나 할 수 있는 행동은 아니지요. 또 한번은 어떻게 할 수 있지만, 지속적으로 생각한 바를 실천한다는 것도 어려운 일이구요.
  • deulpul 2006/06/24 09:29 # 답글

    연필광대: 시원시원합니다. 돈도 쫌팽이처럼 벌지 않고 팍팍 긁어모으고 쓰기도 좋은 일에 팍팍 활수좋게 쓰는 게 가히 세계 최고 부자가 될 만합니다. 좋은 일에 쓰게 돈 좀 벌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연필광대님과 완전 크로스-.

    capcold: 아, 그렇죠. 정승 빌대감집 정경부인의 역할도 중요하군요. 술독에 빠져 지내던 조지왕을 (불행히도) 사람으로 만든 로라 중전의 역할이 생각나는 대목이네요...

    Hikaru: 말씀대로, 종종 도움이란 주는 사람의 만족을 위하게 되는 경우가 있는데, 그래도 없는 것보다야 백번 낫지만, 역시 이럴 때는 수혜자가 진정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가에까지 생각이 미치지 못하게 되기 십상인 것 같습니다. 게이츠는 돈이 너무 많아서, 자기 배를 좀 채우고도 남아서 열심히 자선사업을 하고 있는지 모르지만, 그래도 첫째부인 둘째부인 셋째부인 돌아가며 자식 줄줄이 낳아서 다 물려줄 생각을 하지 않은 것만으로도 참 기특합니다.

    여행자: 그렇죠. 부유층의 노블리스 오블리제라 할 만한데, 부자에게는 오블리제가 비교적 덜 강조(강요)되는 걸 보니 아무래도 부자라는 것만으로는 노블리스가 안되는 모양입니다.
  • 난아 2006/07/09 06:37 # 답글

    들풀님, 안녕하세요.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그런데 국제개발 분야에서 가장 최근의 연구와 조사들에 의하면 사실 가난한 사람들이 원하는 것은 먹을 것이나 깨끗한 집보다 '정보와 지식'이라고 합니다. 정보와 지식의 차이가 결국 부의 차이를 만든다는 사실을 아는 것이죠. 그래서 인도 같은 나라에서 사람들은 TV와 전화, 휴대폰, 그리고 인터넷 접속 툴을 가지기를 더 열망한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 다들 돈없어도 빚내서 TV와 휴대폰들은 꼭 사려고 하지요. 당장 집은 슬럼가에 있으면서도). 그런 의미에서 기본적인 생활환경개선과 함께 컴퓨터 보급 프로젝트 같은 것들도 같이 진행되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다시한번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deulpul 2006/07/12 07:18 # 답글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말씀해 주신 데 동의합니다. 결국 문제는 해당 나라에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가를 판단하는 것일텐데, 이 점에서는 저개발국들이 저마다 다양한 나름의 상황을 갖고 있어서 딱 하나로 묶어버릴 수 없다는 점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예컨대 사회 기반 시설이 비교적 갖추어져 있는 나라에 대해서는 정보/지식의 힘을 길러주는 방향으로 나가야 할테고, 전기나 수도조차 들어가지 않는 곳에서는 이쪽을 먼저 신경써야 할 일이 아닌가 싶습니다. 위중하지도 않는 병에 수많은 사람이 시달리는 곳에서는 또 그에 대한 대응이 시급한 일이겠죠. 역시 자원은 제한되어 있으니 우선순위를 결정하는 것이 중요할테고, 여기서 각 나라별로 상황이 다르다는 점이 고려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궁극적으로는 서구형 정보/지식 자원을 개발하는 방향으로, 혹은 '지식이 힘이다'의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것은 틀림없는 것 같습니다. 참고로, 어떤 전문가는 인터넷/컴퓨터와 휴대전화를 다른 역할을 하는 장비로 보고, 지금 서구 사회가 지원하고 있는 나라들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휴대전화라고 주장하는 글도 본 기억이 납니다.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 fENRIR 2006/07/15 18:37 # 답글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저로서는 빌 게이츠에 대해서는 가능한한 중립적인 입장을 취하려고 노력합니다. 그가 공격받던 이유중에는 독점기업의 총수(지금은 아니지만), 세계 1위의 부자, 그리고 윈도우즈 시리즈의 잦은 다운(-_-;) 등등이 자리잡고 있는데 이것때문에 그가 미움받고 증오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는 대에 섣불리 동의하기는 힘들지요.(솔직히 말하면 저도 윈도우 98 시절까지는 정말로 그를 '증오'했습니다만...)

    다만 본문에 나와있는 '100달러 노트북'에 대해서 한말씀 드리자면 빌 게이츠의 비난에는 그 노트북에 윈도우즈가 쓰이지 않는다는 이유도 포함되어 있는걸로 알고 있습니다 - 빌게이츠가 공개적으로 그 점을 지적하지는 않았지만 말이지요.

    어찌돼었든 빌 게이츠와 함께 워런 버핏이 최근에 보여준 기부의 형태는 참 많은 점을 시사한다고 생각합니다. 자신의 재산 수백억달러를 타인에게 믿고 맡긴다는것(상속을 고려했을 터인대도)은 정말 쉽지 않은 결정일 테니깐요.
덧글 입력 영역


Adsen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