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older you get, the more you like money by deulpul

점심을 먹으면서 신문에서 MTV의 Wonder Showzen 제작자인 John Lee와 Vernon Chatman 인터뷰를 읽다 보니 Chatman이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한다.

The older you get, the more your spirit dies, and the more you like money.

늙으면 꿈이 사그라들고 첨예했던 정신의 힘도 무뎌지는 것은 그렇다고 치자. 왜 늙으면 돈을 좋아하게 되는 것일까. 돈을 좋아한다기보다 돈이 많이 필요해지는 것이 아닐까.

The older you get, the more your spirit dies, and the more you like money, because you need money.

돈이 왜 필요하게 될까. 혼자서 욕심 부리지 않고 살면 그다지 많은 돈이 필요하지는 않다. 법정스님이 아니더라도, 장삼 한 자락, 바리때 하나만 남기고 온 데로 돌아가시는 스님도 많다. 홀홀 단신이니까 그렇지, 가족이 있으면 그렇게 살 수가 없다.

The older you get, the more your spirit dies, and the more you like money, because you need money because you have people to support.

가족이 있어 이들을 부양해야 하므로, 남자든 여자든 많이는 아니더라도 최소한의 경제력을 유지하려 애쓰게 된다. 왜? 내 가족 배를 주리게 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허생처럼 오불관언하던 사람도 결국은 저자거리에 나설 수밖에 없다.

The older you get, the more your spirit dies, and the more you like money, because you need money because you have people to support becasue you love them.

수십억 인구 중에 극히 일부인 몇 명에 지나지 않는 이 사람(들)과 내가 특별한 관계를 맺고 있는 것은 이들이 내 가족이기 때문이다. 가족이라는 집단은 권리보다 의무가 더 많이 따르는 집단이며, 예컨대 남자든 여자든 가장은 부양의 의무, 남자든 여자든 그 배우자는 가사/육아의 의무, 아이는 복종의 의무 같은 걸 가지게 된다.

The older you get, the more your spirit dies, and the more you like money, because you need money because you have people to support becasue you love them because they are your family.

사유재산이 생기면서 식솔을 챙기는 관습이 가족 제도로 정착했듯, 가족을 지탱하는 것은 사랑이고 또 솔직히 말하면 돈이다. 지금의 20:80 사회에서, 재정적 기반이 약하거나 무너져서 가족이 형해화하고 해체되는 경우는 드물지 않다. 혹은 재정적 기반이 약해서 아예 가족이 형성되지 않고 있는 경우도 많다. 돈이 많다는 이유만으로 행복한 가정은 드물지 몰라도, 돈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불행해지고 있는 가정은 많다.

Chatman의 짤막한 언급에서 spirit는 money와 대립항이 되고 있다. 글쎄, money는 어떤 경우에 family나 love를 의미하는지도 모른다. 사랑하는 그녀는 주머니에 넣어주는 현금의 부피로 사랑의 척도를 삼을지도 모른다. 사랑이 돈으로 측정되는 사회, 사랑을 돈으로 입증해야 하는 사회, 사랑을 허리 휘는 노동을 통해 얻은 돈으로 어렵사리 지탱해야 하는 사회에서 spirit는 money가 아니라 love와 대립이 된다.

spirit과 love를 대립항으로 만드는 불우한 사회가 슬프다. 이런 사회에서는 "난 변치 않을래 힘없는 어른들처럼, 난 믿고 살테야 꿈결같은 세상" 하기가 정말 어렵다. 중이 되지 않고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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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덧말제이 2006/06/26 07:54 # 답글

    일생 번 돈의 대부분을 늙으막에 건강을 유지하는데 사용하게 된다고 하더군요.
    수명은 길어졌지만 나이들면 여기저기 아픈 건 어쩔 수 없고, 심각한 질병에 걸릴 가능성도 높고, 그렇다고 죽어버릴 수도 없으니...
    현재 가족을 부양하는 것 못지 않게 노후 대책을 생각하면 답답해집니다. 자칫하면 군식구가 될테니까요(심지어 심각한 질병은 가족의 몰락을 야기하기도 하지요). 사회보장제도라는 건 정말 요원한 것일까요?
    오랜만에 꿈결같은 세상, 저 노래를 입으로 중얼거려 봅니다.
  • 우유차 2006/06/26 10:05 # 답글

    these so many 'because's would require more money for us. Sometimes from the start, we can never think of the meaning of 'because' due to lots of burdens(already loaded on our shoulders before our consciousness)- :<
  • capcold 2006/06/26 13:00 # 삭제 답글

    !@#... beca'u'se에 오타 있군요. (지엽적인 것을 찾아내는 spirit의 소유자)
  • 대나무 2006/06/26 16:52 # 답글

    꿈과 사랑이 대립하는 현실. 절실히 느끼고 있습니다.
  • deulpul 2006/06/28 07:47 # 답글

    덧말제이: 결국 건강을 유지시켜주는 산업으로만 돈이 몰리게 되는 것일까요? 미국도 앞으로 변호사와 의사밖에 없는 나라가 될 것이라는 농담도 있는 판이지만 말입니다. 여기서도 워낙 의료비가 비싸서, 병 잘못 걸리면 홈리스로 나앉기 딱 좋게 되죠. 꿈이고뭐고 열심히 돈이나 벌어야 할 모양입니다. 꿈꾸는 사람들이 꿈을 이룰 수 있는 사회를 꿈꾸는 것은 당분간 그냥 꿈이 될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우유차: Hmm... That's why this society force us to be a born-natural money-making machine. The sad story is that we may be happy only with money in many cases... (두 줄 쓰는 데 한 시간 반 걸렸...)

    capcold: 감사-. 오타는 꼭 별 세 개 짜리 중1 단어에서 나오는군요...

    대나무: 수많은 엄마, 아빠와 아들, 딸이 대나무님과 함께 합니다...
  • Charlie 2006/07/08 03:41 # 답글

    늙어서 자식들 걱정 안시키고 혼자 실버타운 들어가서 살겠다며 노후자금 모으시는 분들도 많이 계시더군요. 그런이야기 들으면 가슴이 아픕니다..
    물론, 주변에선 은퇴하자마자 집과 주식 다 처분해서 RV하나랑 오토바이 하나 콜트 한자루 사서 친구들과 전국일주 시작하는 사람들도 많이 봤습니다만.. :)
  • deulpul 2006/07/08 05:28 # 답글

    첫 번째 분들에게: "브라보, 유어 라이프!", 두 번째 분들에게: "브라보X브라보(브라보+브라보+브라보) 유어 라이프!" 불투명한 미래를 위해 현재를 희생해야 하는 것은 carpe-diemist인 제 시각으로 봐도 슬픈 일이지만, 그 의지는 존경스럽습니다. 두 번째 분들의 세컨핸드 라이온즈틱한 삶은 많은 이의 꿈 중 하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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