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모장
이 블로그의 글들 VI 이 블로그의 글들 V 이 블로그의 글들 IV 이 블로그의 글들 III 이 블로그의 글들 II 이 블로그의 글들 I ※ 예전 글들의 카테고리 분류 작업이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카테고리
때時 일事 (Issues)
중매媒 몸體 (Media) 미국美 나라國 (USA) 갈硏 궁구할究 (Study) 흩을散 글월文 (Prose) 욀諷 찌를刺 (Satire) 짧을短 생각想 (Piece) 낱個 사람人 (Personal) 연결連 이을續 (Series) 섞일雜 끓일湯 (Others) 두二 바퀴輪(MCycle) 최근 등록된 덧글
아직 연애는 하지 않는 ..
by deulpul at 13:37 그런 점도 중요한 원인일 .. by deulpul at 13:34 아, 바로 맞추셨습니다... by deulpul at 13:27 김연아도 연예인에 넣어.. by 검투사 at 13:00 인터넷 주 이용자층에 차.. by MCtheMad at 04:56 최근 등록된 트랙백
루저녀 단상 3 : 루저론
by 민노씨.네 일년이 다 된 글인데 새삼.. by 물리학 흠냐, 울 마눌은 백설공.. by 뒤돌아 보지 않는다, 후.. 검찰과 기자, 국민 세금.. by 자그니의 시크릿 스크립팅.. 전국국어대회 '4대강' 토.. by Green Monkey Blog** 태그
|
최근에 보았던, 한미 FTA 관련 방송 프로그램에 등장했던 한 국회의원의 말이 두고두고 잊혀지지 않는다. 가히 누란지위(累卵之危)의 형국이라 할 수 있는 한미 FTA 협상을 앞두고, 그 내용을 꼼꼼히 따져 백성의 살 길을 도모해야 할 한국 국회의원들이 얼마나 무지하고 나태하고 무책임하게 강 건너 불구경하고 있는가를 보여주는 대목이었다.
방송에서 인터뷰어는 FTA에 관심을 가져야 당연한 상임위원회 소속 국회의원에게 한미 FTA에 대해 물었다. 얼굴이 물칠이 되어 나온 국회의원은 그런 거 뭐 잘 모른다는 투로 이야기하다가, "선거가 있었잖아... 선거 때문에..." 하고 눙치고 넘어간다. 보신 분들 이 대목에서 모두 치를 떨었거나 기가 막혀 실소하셨으리라 믿는다. 그 국회의원이라는 자의 말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5월31일의 지방선거에 신경쓰느라 나라 살림 전체와 백성의 삶 전체를 좌우할 FTA를 돌볼 수가 없었다는 것이다. 선거? 중요하지. 당신들한테는. 민생이고 나발이고 다 팽개치고 올인해야 하겠지. 그래봐야, 국민 딱 절반 정도가 겨우 투표나 참여하지만 말이지. 이런 분들이 우리의 삶을 틀어쥐고 앉아 계신다. 언제나 하는 말이지만, 대의 민주주의제 아래에서는 나쁜 정부가 있는 것이 아니라 나쁜 국민이 있을 뿐이며, 나쁜 국회의원이 있는 것이 아니라 그들을 뽑는 나쁜 유권자가 있을 뿐이다. 사기치고 뇌물먹고 뇌물주고 선거법 위반하고 호텔방에서 묵주 세고 골프채로 사람 패고 여기자 주무르고 회의 시간에 자빠져 자고 그나마 들어오면 다행 들어오지도 않고 놀러다니기 바쁘고 아래는 졸로 보고 위로만 살랑대고 하라고 시킨 일은 안하고 하지 말아야 할 일만 골라서 하면서 세비 올릴 궁리나 하는, 모두 긁어모아 살펴보면 그 존재가 대체로 나라와 개인의 살림에 백해무익한 것처럼 보이는 무리를 여전히 4년마다 열심히 뽑아주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 우리의 불행이다. 선거는 정치의 한 과정이다. 정치를 정자정야(政者正也)식으로 점잖게 해석하더라도 그렇고, 정치란 협잡과 이전투구가 판치는 난장 아사리판이라고 좀더 현실적으로 해석하더라도 그렇다. 국회의원들이 한미 FTA 같은 초미의 사태를 제쳐놓고 달려들어 치러낸 선거는 후자의 선거다. 그들은 나름대로 정치에 바빴다. 국회가 정치기관인가? 국회는 입법기관으로 존재한다. 나라의 법을 만들기 위해 존재하는 집단이 국회다. 법은 몸을 지탱하는 뼈대와 같은 존재다. 기본 골격이 되는 등뼈에서부터 거기서 갈라져나온 수많은 잔뼈가 개인과 집단의 갈등을 조정하고 사회를 제대로 움직이게 만든다. 이런 뼈대를 형성하고 보살피기 위해 필요한 집단이 국회다. 궁전 같은 으리으리한 의사당을 지어주고 그 안에 널찍한 방을 하나씩 잡아주고 일을 하든 안하든 비싼 세비를 처먹이고 그 밑에 보좌관이며 비서관까지 다 국민 혈세로 월급을 주는 이유도 오로지 그것이다. 그러나 어떻게 된 일인지 여의도의 국회의원들은 입법기관으로서보다 정치기관으로 스스로를 자리매김하는 것 같고, 또 그러면서 서로 좋아들 하는 것 같다. 민생이 좌지우지되는 법조문 몇쪼가리보다, 누가 감투를 쓰고 누가 그 밑으로 줄을 서고 누가 누구를 좋아하고 누구를 싫어하고 누가 대선 후보가 될랑말랑하고 하는 데 몰두하다가 여의도 너머로 하루 해가 진다. 이런 짓 하느라고, 정작 법안 보따리들은 개봉도 안된 채 썩다가 막판에 무더기 통과되기 일쑤다. 물론 독립된 입법기관으로서, 국민이 부여한 의무를 조용하면서도 성실히 수행하고 있는 국회의원도 분명 있을 것이다. 이들에게 커다란 존경을 보내면서, 문제는 언제나 이들이 소수, 극소수인 것처럼 보인다는 것이다. 악화가 양화를 구축한다는 말이 정치판처럼 잘 들어맞는 곳도 흔하지 않을 듯싶다. 이기(利己)에 촉발되는 저열한 경쟁 구조에서는 대부분 악화가 양화를 누르고 올라설 뿐 아니라, 저만 망가지는 게 아니라 남까지 망가뜨린다. 물론 여기에는, 성실히 본분을 수행하는 국회의원보다 저잣거리 화제나 몰고다니는 작자들을 더 열심히 보도하는 언론 탓도 크다. 제발 밥값 좀 하고들 사시기 바란다. 매달 세비 받아가기가 민망하지도 않냐. 당신 이름 달린 법이나 하나씩 좀 만들어 보고 나서 망가지더라도 망가져 봐라. FTA를 담당해야 할 상임위 국회의원이 FTA가 뭐냔다. 선거때문에 바빴단다. 저러고도 어디 가서는 나랏일 한다고 목에 기브스하고 다니겠지. 뒤에서 모두 손가락질 하는지도 모르고 말이다. 오호 애재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