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가까운 사람이 울분을 쏟아냈다. 개인적인 자리에서 나온 대화지만, 그의 말을 그대로 옮기자면, 노무현은 전두환보다 더 나쁜 놈이라는 것이다. 전두환은 원래부터 나쁜 놈인지 다 알고 있었다. 다만 찍소리 못하게 하니 입닥치고 있었을 뿐이다. 노무현은 세상에서 가장 진보적이고 가장 민주적인 척 하고 청와대에 들어가, 진보 비스무레한 것 좀 하는 척 하다가 나라를 송두리째 말아먹는 사기꾼에 거짓말장이라는 것이다.
지난 대선 때, 그는 노무현의 열렬한 지지자였다. 미국에서 그는 자기 돈을 들여 한국에 밤새 전화를 걸어, 가족과 친지의 표를 단속했다. 그랬던 그가, 지금은 철저히 속았다며 자신의 지지를 뼈저리게 후회한다고 말한다.
처음엔 노무현을 지지하다 기가 막혀 등을 돌린 분이 한둘이 아니시리라 믿는다. 어떤 분의 블로그에서 "노무현은 변한 것인가, 처음부터 우리를 속인 것인가" 하고 조용히 자문하는 것을 보았다. 이것은 대선과 탄핵에서 노무현을 지지했던 많은 사람의 의문이고 고통이며, 여기에는 나도 포함된다.
변했을지도 모르고, 처음부터 위장하고 있었을지도 모르고, 여전히 어리벙벙하며 왼쪽 깜빡이 켜고 우회전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혹자는 이 모든 것이 철저히 계산된 것이라는 쥐꼬리만한 희망을 잡고 싶어하는데, 3년 반 동안 순진하게 잡고 있어도 여전히 쥐꼬리에 머물러 있는 마당에, 두어 해 더 잡고 있다고 해서 용꼬리 될 리 없다. 그가 어떤 상태이든간에, 그의 거듭된 파행은 그를 순수하게 지지했던 많은 사람을 실망시켰다. 그리고, 이제 진보며 이데올로기며 신자유주의며는 둘째치고, 국민이 원하지 않은 것을 의심스런 이유로 밀어부치기 위해 절차적 민주주의까지 뭉개버리는 상황으로 가고 있다.
이런 상황이 되고 보니, 정권 초기부터 무슨 수를 써서라도 노무현을 끌어내리고 사회 진보의 발목을 잡으려던 사회악적 존재인 극우 보수와 비슷한 결론을 갖게 되는 불행이 벌어진다. 비록 방향은 다를지언정, 조갑제나 전여옥 같은 정신병자들과 내가 서로 공유하는 점이 솔솔 생긴다는 것은 참을 수 없이 참담하다. 그래서, 상황을 이렇게 만든 자가 더욱 원망스럽다.
"줘도 못 먹나"는 농담이 있었다. 먹고 싶은데 눈치만 보며 못 먹는 경우도 있겠고 어떻게 먹는지 몰라 안 먹는 경우도 있겠지만, 가만히 보면 제가 먹기 싫어서 안 먹는 경우가 더 많다. 인간 노무현이 잘 생기고 멋있어서 그를 지지한 사람이라면, 보톡스에 쌍꺼풀까지 하여 더욱 미남이 된 그를 여전히 좋아한대도 이상한 일은 아니다. 그러나, 노무현 개인이 아니라 그가 자기 입에서 꺼냈던 것, 그가 상징했던 것, 그가 불러일으켰던 희망, 그의 존재가 의미했던 역사적 가치 때문에 그를 지지했던 사람들은 마냥 절망하고 있다. 그는 먹기 싫어서 안 먹는 것이 점점 확실해지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지난 대선 때, 그는 노무현의 열렬한 지지자였다. 미국에서 그는 자기 돈을 들여 한국에 밤새 전화를 걸어, 가족과 친지의 표를 단속했다. 그랬던 그가, 지금은 철저히 속았다며 자신의 지지를 뼈저리게 후회한다고 말한다.
처음엔 노무현을 지지하다 기가 막혀 등을 돌린 분이 한둘이 아니시리라 믿는다. 어떤 분의 블로그에서 "노무현은 변한 것인가, 처음부터 우리를 속인 것인가" 하고 조용히 자문하는 것을 보았다. 이것은 대선과 탄핵에서 노무현을 지지했던 많은 사람의 의문이고 고통이며, 여기에는 나도 포함된다.
변했을지도 모르고, 처음부터 위장하고 있었을지도 모르고, 여전히 어리벙벙하며 왼쪽 깜빡이 켜고 우회전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혹자는 이 모든 것이 철저히 계산된 것이라는 쥐꼬리만한 희망을 잡고 싶어하는데, 3년 반 동안 순진하게 잡고 있어도 여전히 쥐꼬리에 머물러 있는 마당에, 두어 해 더 잡고 있다고 해서 용꼬리 될 리 없다. 그가 어떤 상태이든간에, 그의 거듭된 파행은 그를 순수하게 지지했던 많은 사람을 실망시켰다. 그리고, 이제 진보며 이데올로기며 신자유주의며는 둘째치고, 국민이 원하지 않은 것을 의심스런 이유로 밀어부치기 위해 절차적 민주주의까지 뭉개버리는 상황으로 가고 있다.
이런 상황이 되고 보니, 정권 초기부터 무슨 수를 써서라도 노무현을 끌어내리고 사회 진보의 발목을 잡으려던 사회악적 존재인 극우 보수와 비슷한 결론을 갖게 되는 불행이 벌어진다. 비록 방향은 다를지언정, 조갑제나 전여옥 같은 정신병자들과 내가 서로 공유하는 점이 솔솔 생긴다는 것은 참을 수 없이 참담하다. 그래서, 상황을 이렇게 만든 자가 더욱 원망스럽다.
"줘도 못 먹나"는 농담이 있었다. 먹고 싶은데 눈치만 보며 못 먹는 경우도 있겠고 어떻게 먹는지 몰라 안 먹는 경우도 있겠지만, 가만히 보면 제가 먹기 싫어서 안 먹는 경우가 더 많다. 인간 노무현이 잘 생기고 멋있어서 그를 지지한 사람이라면, 보톡스에 쌍꺼풀까지 하여 더욱 미남이 된 그를 여전히 좋아한대도 이상한 일은 아니다. 그러나, 노무현 개인이 아니라 그가 자기 입에서 꺼냈던 것, 그가 상징했던 것, 그가 불러일으켰던 희망, 그의 존재가 의미했던 역사적 가치 때문에 그를 지지했던 사람들은 마냥 절망하고 있다. 그는 먹기 싫어서 안 먹는 것이 점점 확실해지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덧글
Charlie 2006/07/26 10:23 # 답글
아직 포기하고 싶지 않은 사람들도 많이 있는듯 합니다. 저요?I told you so..를 말하고 싶어서 입이 간질간질 하지만..(지금 했지만요) 참고 있습니다.;;
지아쿨 2006/07/26 10:50 # 답글
저 역시 아직은 포지하지 않았어요. 한편 피를 토하고픈 심정도 있지만요. 모순이죠?^^;;한동안 인터넷을 멀리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몰려 있다가 오랜만에 다녀갑니다.
그동안 안녕하셨는지요?
mooni 2006/07/26 11:14 # 삭제 답글
요즘 상황을 보니 100년전과 달라진 것이 별로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못된 놈이라는 생각도 들고, 이런 사람이 그나마 나은 선택이었나하는 생각도 듭니다.
그나마 대놓고 욕하고 반대할 수 있다는 것이 좋은 일일지도 모릅니다.
이승환 2006/07/26 12:01 # 삭제 답글
정말 '이게 다 노무현 때문이다'는 유행어가 생기는 것도 이해는 갑니다 -_-;김대중 때는 힘이라도 좀 부족했지, 거대여당이 되고서도 ㅠ_ㅠ
덧말제이 2006/07/26 13:32 # 답글
어쩜 이렇게 딱 제 맘의 반영인지 싶네요.alster 2006/07/26 13:40 # 답글
지금 열린당 의원하는 사람들, 만약 야당이었으면 FTA 전면 반대에 나서서 거리로 나갈 사람들 꽤 되지 않겠습니까? 순수하게 그를 지지한 시민들에게 환멸을 주고 있다는 사실이 정말 걱정스러워요.Ayas K 2006/07/26 14:30 # 삭제 답글
이러다가 노무현대통령의 결말이 네티즌들사이에서 퍼진 농담인 '짱구의 결말'처럼 결말을 맞는것도 허망한이야기가 아니라는느낌이 드네요자세한건 excf.com의 메인에 걸린 글을 참조해주세요.
현재의 노무현이 사실은 한 결사단체에서 비밀리에 만들어진 복제인간이 아니냐는 생각도 가끔 하고있습니다. (불행하게도 여전히)
(탄핵기간동안 대체 노무현은 어떻게되었나)
yaalll 2006/07/26 15:25 # 삭제 답글
일전에 대추리에 동행한 사람이 말하더군요. 천정배 등 노무현 많은 측근들도 FTA에 관해 시간을 가지고 신중하게 처리해야 한다고 해도 전혀 말을 듣지 않고 밀어부친다고.....그가 진보를 죽이고 있다고......deulpul 2006/07/27 06:03 # 답글
Charlie, 지아쿨: 포기하지 않는 사람들이 잘 해야 할 시기인 것 같습니다. 잘못할 때 잘못한다고 따끔하게 지적하고 바로 갈 수 있도록 잡아주는 것은 애정이 있어야만 가능합니다. 포기하지 않는 사람들이 할 수 있는 일이죠. 포기하면 '그냥 냅둬, 저렇게 살다 죽겠지. 우리는 우리 일 하자구' 해버리고 맙니다... 그보다 더 나쁜 건 물론 '당신이 무조건 옳소' 하는 묻지마 지지라고 봅니다. 그를 망치고 나라를 망치는. Charlie님, I told you so...는 안 들었습니다 (지금 들었지만요). 지아쿨님, 오랜만에 뵙습니다. 바쁘신가보네요. 집에 거미줄 치지 않게 가끔씩 청소도 좀 하셔요...mooni: 최고 권력자를 대놓고 욕하고 반대할 수 있는 것은 분명 큰 발전인 것 같습니다. 그것이 상징하는 사회 자유화의 진전에는 많은 사람이 동의하리라 믿습니다. 오히려 지나쳐서 문제죠. 하지만, 후세 역사에 '21세기 초 아무개 대통령은 재임 5년 동안 대통령을 싫컷 욕해도 아무 일이 안생기는 업적을 이루었다'라고 기록되어서야 되겠습니까... 욕해도 놔두는 것도 중요하지만, 욕을 안먹는 게 더 우선 순서가 아닌가 싶어요. 뭐, 잘하든 못하든 무조건 욕 못해서 환장한 넘들은 그냥 냅두고.
deulpul 2006/07/27 06:03 # 답글
이승환: 걍 웃자고 하는 농담이나 헛소리로서의 "이게 다 노무현 때문이다"도 있지만, 진실에 가까운 "이게 다 노무현 때문이다"도 있는 것 같습니다. 불행이죠.덧말제이: 비슷한 생각을 하신다니, 반갑고도 씁쓸합니다.
alster: 어중간한 위치에서 아래 위 눈치만 열심히 보아야 하는 그들도 참 안됐습니다.
Ayas K: 설마 그렇게까지... 복제인간이라면 그런 인간이 한 분 더 있다는 말입니까? 으음...
yaalll: 믿는 도끼에 발등 찍혀 아파하시는 분들 참 많은 것 같습니다. 왜 거기 들어가기만 하면 그렇게 귀 닫고 문 감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하늘나레 2006/07/27 16:51 # 삭제 답글
음 서핑하다가 들어왔습니다. 2002년 당시에는 참 뭔가 새롭고 흥분되는 무엇인가가 있었는데... 2005년 꺼지도 어찌어찌 믿어보려 애썼는데 FTA를 밀어붙이는 것을 보고 그야말로 안습이 되더군요. 대체 이러면 회창씨 뽑았어도 똑같은거 아니야? 오히려 회창씨 뽑았으면 중도와 진보세력이 보수세력과 확실히 나뉘어 한 판 벌이는 것도 가능했을지 모르겠다는 극단적인 생각까지 하고 있습니다. 대체 청와대에서 누굴 만나고 무엇을 읽으면 FTA를 무모하게 밀어 붙일 수 있는지 궁금합니다.(저는 노무현이 청와대에서 변해갓다고 믿고 있습니다. 저의 2002년 그 감동마져 부정하고 싶지는 않아서요.)gaya 2006/07/27 19:52 # 답글
진보의 이미지를 비틀어 버렸다는 것 그게 노무현의 가장 큰 배신입니다.원래의 극우나 수구가 아닌, 중도적 입장에 서서 귀를 열어두고 있던 이들 중에서도 이젠 진보란 말만 들어도 학을 떼는 이들까지 속속 생겨나버렸다는..--
정작 노무현의 내면이나 정치성이 진보는 결코 아니었는데도, 겉으론 진보의 상징처럼 되어 정권을 잡고난 이상, 많은 이들은 그를 통해 완전히 왜곡된 진보를 보고 있는 격이 되니 말입니다.
deulpul 2006/07/28 07:18 # 답글
하늘나레: 자기를 지지하고 투표한 사람들을 적으로 만들고 심지어 그 때 이회창이 차악이었나 하는 생각까지 들게 하는 것은, 얼마나 잘못 가고 있는지를 말해주는 증표인 것 같습니다. 한두 사람이 그런 생각을 하는 게 아닌 모양이어요. 그렇다고 한나라당을 업고 나온 이회창을 실제로 찍을 사람은 드물겠지만, 오죽하면 그런 생각까지 하나 싶습니다.gaya: 초기부터 많은 분들이 그 점 걱정 많이 했죠. 국가 지도자는 자신에게 지워진 시대의 소명까지 읽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젠 그냥, 난 진보나 좌파가 아니라고 커밍 아웃이나 시원하게 했으면 좋겠어요. 남들 함께 욕먹이지 말고.
지나가던이 2006/08/30 01:34 # 삭제 답글
어쩌면 커밍아웃(?)은 이미 했는지도 모르죠. 한미 FTA등을 추진하는 걸 보면.. 그게 괜찮은 길일지 아닐지를 떠나서요. 그냥 우리사회에서 '진보'라는 개념에도 너무나 넓은 스펙트럼이 존재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단순히 '좌파'라는 것에도 말이죠. 노통이 욕을 왕창 먹는건 응집된 변화에 대한 열망이나 에너지를 제대로 다루지 못했다는 점에 있다고 봅니다. 당파적 이익에 소진했다는 비판도 많고요. 그렇지만 맹목적인 구석이 많이 남아있는 우리사회에서 그 에너지를 더 잘못다룰 여지도 있었다고 봅니다. 노무현이야 뭐, 그냥 소진시켰죠. 한일이 없지는 않겠지만..deulpul 2006/09/06 06:14 # 답글
변화에 대한 열망이나 에너지를 잘 이끌고 나가지 못했다, 혹은 않았다는 점에 동의합니다. 그래서 아쉽지 않을 수가 없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