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 브라보, 찰리, 델타, 에코, 팍스트롯, 골프, 호텔, 인디아, 줄리엣, 킬로, 리마, 마이크, 노벰버, 오스카, 파파, 퀘벡, 로미오, 시에라, 탱고, 유너폼, 빅터, 위스키, 엑스레이, 양키, 줄루.
Alpha, Bravo, Charlie, Delta, Echo, Foxtrot, Golf, Hotel, India, Juliet, Kilo, Lima, Mike, November, Oscar, Papa, Quebec, Romeo, Sierra, Tango, Uniform, Victor, Whiskey, Xray, Yankee, Zulu.
무엇에 쓰는 물건인고?
델타, 찰리, 오스카!
노벰버, 노벰버, 위스키!
전쟁 영화나 항공기 관련 영화를 주의 깊게 보신 분들은 이런 구호에 익숙할지도 모른다. 군인들이 무선으로 교신할 때나, 비행기 조종사가 관제탑과 교신할 때 이런 구호가 종종 등장한다. 자기들끼리만 아는 암구호 같은 이 말은, 사실 암호의 기능과는 정반대로, 누구나 이해할 수 있도록 표준화한 통신 방식 중 하나다.
이것은 알파벳 글자를 입말로 전달할 때 벌어질 혼동을 피하기 위해, 글자를 단어에 붙여서 명확히 구분하려는 목적으로 고안된 단어군이다. '음성 알파벳'(phonetic alphabet)이라고 하는데, 철자 알파벳(spelling alphabet)과 상대되는 의미로 쓰인다. '델타, 찰리, 오스카'는 DCO를 의미하고, '노벰버, 노벰버, 위스키'는 NNW를 의미한다. 원래 언어학에서 말하는 phonetic alphabet은 소리를 글자로 나타내기 위해(소리→글자) 고안한 발음기호를 의미한다. 알파벳을 소리로 구분하기 위한 위의 음성 기호는 그 목적이 거꾸로이므로(글자→소리), 정확히 말하면 phonetic alphabet이 아닌 셈이다. 그러나 통상 그렇게 불리고 있다고 한다. 활용 목적에 주목하여 radio alphabet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음성 알파벳이 고안된 가장 중요한 이유는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사람들이 모여 교신할 때 혼동을 피하자는 것이다. 미국넘들과 전화를 할 때 가끔 느끼는 것인데, 이름이나 주소 같은 고유 명사를 불러줄 때, 스펠링을 부르면 제대로 알아먹지 못하는 경우가 꽤 있다. 나는 분명히 "디! 디!" 하는데, 저쪽에서는 "티? 피? 쥐?" 하며 난리 부르스다. 나는 제대로 한다고 하지만, 애초에 구강 구조가 이미 한국어형으로 구조화된 터라, 이미 미국형으로 구조화된 귀에는 다르게 들리는 모양이다.
이런 전화야 D for doctor, idiot! 하면서 자상히 설명해 뜻을 전달할 수 있지만, 세상이 항상 그렇게 한가한 것은 아니다. 적군이 물밀듯 밀려드는 야간 전장에서 동맹국 포대에 포격 지원을 요청할 때, 티? 피? 쥐? 하면서 좌표를 갖고 노닥거리고 있을 수는 없다. 또 착륙을 위해 랜딩 기어를 내린 비행기를 놓고 활주로를 지정하며 티? 피? 쥐? 할 수도 없다. 영어를 쓰는 넘들끼리는 비교적 혼동이 적겠지만, 외국인과, 혹은 외국인끼리 혼동 없이 신속하게 교신하려면 뭔가 표준화된 장치가 필요한 것이다. 가장 대표적인 음성 알파벳으로 현재 널리 쓰이는 것이 NATO phonetic alphabet인 것도 그 이유다. 다국가 방어 조약 성격인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의 26개 국가들 중 영어를 쓰는 나라는 캐나다, 미국, 영국 뿐.
교신을 목적으로 한 음성 알파벳은 1920년대에 등장한 뒤, 다양한 단어군을 활용하여 실제로 사용하면서 수정, 보완되어 왔다고 한다. 그냥 적당한 단어를 골라 붙인 게 아니라, 어떤 언어를 모국어로 쓰는 사람이든 상관없이 가장 쉽게 식별할 수 있는 단어를 치밀하게 연구해서 보완해 왔다는 것. 현재 가장 널리 쓰이는 NATO phonetic alphabet은 원래 나토 소속 모든 나라 해군의 연합 활동을 규정한 <연합 전술 교범 II: 연합 해군 신호 및 기동 체계 편람>에 등재되어 있던 것인데, 현재는 미군과 나토군뿐 아니라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국제전기통신연합(ITU), 국제해사기구(IMO) 같은 국제기구에서 공식으로 쓰고 있다. 미국과 나토의 영향력 때문에 국제 표준이 된 셈.
위키의 설명을 보면 이 기호는 군대나 공항 관제탑에서만 쓰이는 것이 아니라, 이것들을 소재로 한 영화, 음악, 텔레비전, 컴퓨터 게임 같은 곳에서 광범위하게 쓰이고 있다고 한다. 가장 최근에 내가 본 것은 항공 통제 관련 기관들이 정신없이 교신을 주고받는 9/11 영화 <유나이티드 93>에서였다. 어쨌든 잘 기억해 두면, 티? 피? 쥐? 할 때 편리하게 써먹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 물론 저 단어를 발음할 때는 군인이 구호하듯 짧고 강하게 해야 한다. 액센트를 정확히 살리면서. 26개 중 네 개가 둘째 음절 액센트다.
여러분, 제 이름은 사실 델타, 에코, 유너폼, 리마, 파파, 유너폼, 리마입니다.
골프, 오스카, 오스카, 델타 / 리마, 유너폼, 찰리, 킬로 / 에코, 빅터, 에코, 로미오, 양키, 오스카, 노벰버, 에코!
Alpha, Bravo, Charlie, Delta, Echo, Foxtrot, Golf, Hotel, India, Juliet, Kilo, Lima, Mike, November, Oscar, Papa, Quebec, Romeo, Sierra, Tango, Uniform, Victor, Whiskey, Xray, Yankee, Zulu.
무엇에 쓰는 물건인고?
델타, 찰리, 오스카!
노벰버, 노벰버, 위스키!
전쟁 영화나 항공기 관련 영화를 주의 깊게 보신 분들은 이런 구호에 익숙할지도 모른다. 군인들이 무선으로 교신할 때나, 비행기 조종사가 관제탑과 교신할 때 이런 구호가 종종 등장한다. 자기들끼리만 아는 암구호 같은 이 말은, 사실 암호의 기능과는 정반대로, 누구나 이해할 수 있도록 표준화한 통신 방식 중 하나다.
이것은 알파벳 글자를 입말로 전달할 때 벌어질 혼동을 피하기 위해, 글자를 단어에 붙여서 명확히 구분하려는 목적으로 고안된 단어군이다. '음성 알파벳'(phonetic alphabet)이라고 하는데, 철자 알파벳(spelling alphabet)과 상대되는 의미로 쓰인다. '델타, 찰리, 오스카'는 DCO를 의미하고, '노벰버, 노벰버, 위스키'는 NNW를 의미한다. 원래 언어학에서 말하는 phonetic alphabet은 소리를 글자로 나타내기 위해(소리→글자) 고안한 발음기호를 의미한다. 알파벳을 소리로 구분하기 위한 위의 음성 기호는 그 목적이 거꾸로이므로(글자→소리), 정확히 말하면 phonetic alphabet이 아닌 셈이다. 그러나 통상 그렇게 불리고 있다고 한다. 활용 목적에 주목하여 radio alphabet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음성 알파벳이 고안된 가장 중요한 이유는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사람들이 모여 교신할 때 혼동을 피하자는 것이다. 미국넘들과 전화를 할 때 가끔 느끼는 것인데, 이름이나 주소 같은 고유 명사를 불러줄 때, 스펠링을 부르면 제대로 알아먹지 못하는 경우가 꽤 있다. 나는 분명히 "디! 디!" 하는데, 저쪽에서는 "티? 피? 쥐?" 하며 난리 부르스다. 나는 제대로 한다고 하지만, 애초에 구강 구조가 이미 한국어형으로 구조화된 터라, 이미 미국형으로 구조화된 귀에는 다르게 들리는 모양이다.
이런 전화야 D for doctor, idiot! 하면서 자상히 설명해 뜻을 전달할 수 있지만, 세상이 항상 그렇게 한가한 것은 아니다. 적군이 물밀듯 밀려드는 야간 전장에서 동맹국 포대에 포격 지원을 요청할 때, 티? 피? 쥐? 하면서 좌표를 갖고 노닥거리고 있을 수는 없다. 또 착륙을 위해 랜딩 기어를 내린 비행기를 놓고 활주로를 지정하며 티? 피? 쥐? 할 수도 없다. 영어를 쓰는 넘들끼리는 비교적 혼동이 적겠지만, 외국인과, 혹은 외국인끼리 혼동 없이 신속하게 교신하려면 뭔가 표준화된 장치가 필요한 것이다. 가장 대표적인 음성 알파벳으로 현재 널리 쓰이는 것이 NATO phonetic alphabet인 것도 그 이유다. 다국가 방어 조약 성격인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의 26개 국가들 중 영어를 쓰는 나라는 캐나다, 미국, 영국 뿐.
교신을 목적으로 한 음성 알파벳은 1920년대에 등장한 뒤, 다양한 단어군을 활용하여 실제로 사용하면서 수정, 보완되어 왔다고 한다. 그냥 적당한 단어를 골라 붙인 게 아니라, 어떤 언어를 모국어로 쓰는 사람이든 상관없이 가장 쉽게 식별할 수 있는 단어를 치밀하게 연구해서 보완해 왔다는 것. 현재 가장 널리 쓰이는 NATO phonetic alphabet은 원래 나토 소속 모든 나라 해군의 연합 활동을 규정한 <연합 전술 교범 II: 연합 해군 신호 및 기동 체계 편람>에 등재되어 있던 것인데, 현재는 미군과 나토군뿐 아니라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국제전기통신연합(ITU), 국제해사기구(IMO) 같은 국제기구에서 공식으로 쓰고 있다. 미국과 나토의 영향력 때문에 국제 표준이 된 셈.
위키의 설명을 보면 이 기호는 군대나 공항 관제탑에서만 쓰이는 것이 아니라, 이것들을 소재로 한 영화, 음악, 텔레비전, 컴퓨터 게임 같은 곳에서 광범위하게 쓰이고 있다고 한다. 가장 최근에 내가 본 것은 항공 통제 관련 기관들이 정신없이 교신을 주고받는 9/11 영화 <유나이티드 93>에서였다. 어쨌든 잘 기억해 두면, 티? 피? 쥐? 할 때 편리하게 써먹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 물론 저 단어를 발음할 때는 군인이 구호하듯 짧고 강하게 해야 한다. 액센트를 정확히 살리면서. 26개 중 네 개가 둘째 음절 액센트다.
여러분, 제 이름은 사실 델타, 에코, 유너폼, 리마, 파파, 유너폼, 리마입니다.
골프, 오스카, 오스카, 델타 / 리마, 유너폼, 찰리, 킬로 / 에코, 빅터, 에코, 로미오, 양키, 오스카, 노벰버, 에코!




덧글
young026 2006/09/07 13:50 # 답글
맨 마지막이 이상해요.^^;deulpul 2006/09/07 14:14 # 답글
수정했습니다. 항공 관제사가 안된 게 천만다행이네요, 하하-.머스타드 2006/09/07 14:35 # 답글
영어를 쓰는 사람들끼리도 이름 말할 때는 알파벳은 막 헷갈리고 그런가 보더군요. 같은 한국사람끼리도 잘 안통하는게 철자인데요. 저는 이름을 얘기할 때 '기역 받침이 아니라 비읍 받침입니다.' 라는 말을 자주 해요. ^^;우유차 2006/09/07 15:50 # 답글
가장 일상적인 범위에서는- 여행업계에서 많이 사용됩니다. 회사에서 비행기 티켓 예약을 전화로 하던 시절 여행사 직원과 통화하기 편하려고(사람 이름/ 예약 번호 불러줄 때) 반쯤은 타의로 머리 속에 집어넣었었는데 오랜만에 다시 보니까 반갑네요. ^^deulpul 2006/09/07 17:16 # 답글
머스타드: 받침 때문에 다양한 발음 변화가 일어나는 우리말도 듣고 적기가 쉽지 않네요, 정말. 이름에 ㅂ이 들어가시고, ㄱ과 헷갈리기 쉽다면... 섭 아니면 협이시군요, 하하-.우유차: 아, 그렇게 쓰이는 건 몰랐습니다. 저 기호를 일상적으로 쓰는 직종이 생각보다 많은 모양이네요.
Jayhawk 2006/09/07 23:54 # 삭제 답글
전 군대에서 사용했습니다. FEBA 브라보 지역에서 근무했죠. ^^;덧말제이 2006/09/08 00:38 # 답글
이런 식으로 알파벳을 부를 수 있다는 건 알고 있었는데,이게 군대에서 꼭 필요하겠구나 하는 건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참 재밌네요. :)
capcold 2006/09/08 04:23 # 삭제 답글
!@#... 까투리 출신이다 보니, 군대 생각나는군요. 참고로 숫자도 phonetic이 있습니다( three를 tree라고 발음해야 한다든지). 게다가 사실 한글에도 phonetic이 있습니다. HAM들이 주로 썼죠.deulpul 2006/09/08 08:27 # 답글
Jayhawk: 그 무서운 지역에서 근무를 하셨군요. 어찌 세수는 제대로 하셨나요? (60년대냐...)덧말제이: 네, 그러고 보니 한국 사람들은 유달리 이에 익숙한 사람이 많을 것 같은 생각도 듭니다...
capcold: 알파, 브라보... 원본을 듣고 사용하셨겠네요. 그러고 보니 경찰 무전기에서도 비슷한 종류의 말/숫자 phonetic이 열심히 흘러나오던 기억도 나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