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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님께서 테러리스트를 증오하며 알 카에다를 부풀리고 불법 비밀 유치장을 옹호하느라 거품을 물고 있을 때, 나는 밥을 먹고 있었다, 재수없게도.
내가 낮에 주로 밥을 먹는 곳은 그닥 넓지 않은 공간에 은은한 조명이 켜 있는 안락한 곳인데, 사람이 별로 없어서 애용하는 곳이다. 이 곳에는 대형 텔레비전이 하나 있어 항상 켜 있는데, 내가 밥을 먹는 시간에는 주로 대낮 드라마가 방영되지만, 가끔 CNN 뉴스를 틀어놓기도 한다. 여기서 밥 먹을 때, 누가 제멋대로 틀어둔 텔레비전에 눈 돌리고 귀 기울이는 경우는 별로 없다. 밥 먹으러 갈 때 나는 언제나 신문을 하나 들고 가는데, 화면에서 강요되는 뭔가를 보기보다 지면을 뒤적이는 게 훨 낫다. 이 날도 마찬가지여서, 언제나처럼 신문을 보며 빵을 뜯고 있었다. 화면에서는 처음에 무슨 드라마 같은 걸 하고 있었는데, 내가 밥을 절반쯤 먹었을 때부터 갑자기 부시님이 화면 안으로 난입하여 거품을 물기 시작했다. 그가 왱알왱알 떠들기 시작하니, 눈은 신문에 있어도 자꾸 귀가 간질간질하였다. 미국 soap opera에서 이따금씩 만나는 횡재, 그러니까 베드신이나 소파신이 갑자기 튀어나와서 먹던 밥이 목에 걸리는 경우는 종종 있지만, 어제처럼 텔레비전 때문에 소화 안되는 경우도 참 드물었다. 소화가 안되는 빵을 억지로 밀어넣으며 주변을 둘러보니 눈에 보이는 풍경은 다음과 같다. 주변에는 다섯 사람이 앉아 있었는데, 셋은 나홀로족이고 둘은 남성 커플이다. 나홀로족 셋 중, ①은 나처럼 신문에 코를 처박고 있다. 흘낏흘낏 보았는데, 그가 텔레비전으로 눈길을 보내는 것을 보지 못하였다. ② 역시 신문에 코를 처박고 있는데, 나가면서 보니 신문 귀퉁이에 실린 숫자 맞추기 게임 수도쿠에 열중하고 있었다. 또 한 명의 나홀로족인 ③은 밥을 먹고 있었는데, 눈은 텔레비전으로 보내고 있었으나... 두둥! 귀에 아이팟 이어폰이 끼어 있었다. 함께 온 두 남자 ④와 ⑤ 정도가 밥을 먹으며 텔레비전을 보며 잡담을 하는 정도였다. 대형 화면에 등장한 부시님의 입에서는 무시무시한 말이 쏟아져 나오는데, 모두 다 저 할 일 하고 있다. 이 장면이 얼마나 코믹한지, 카메라가 있었으면 사진이라도 찍어두고 싶은 정도였다. 하이코 부시님, 당신도 참 어느 나라 누구만큼이나 말빨 안서는 모양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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