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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5는 싸구려에요.
ㄷ님 블로그에 이런 말을 서슴없이 내놓는 아이 이야기가 잠깐 나온다. 다른 곳에서, 아버지가 서울대 나왔다고 자랑하다가, 우리 아버지도 서울대 나왔다니까 가만 있다가 "그래도 우리 아빠가 돈을 더 잘버니까 더 훌륭해!" 하는 이야기도 보았다. '싸구려'와 '돈을 더 잘버니까'라는 말 안에서 찾을 수 있는 유일한 가치 기준은 돈이다. 이런 말을 서슴없이 입 밖에 내는 아이들은 이미 세상을 돈으로 판단하는 데 길들여져 있는 것 같다. 철이 없거나 어려서 그럴 수도 있지만, 아이들은 철이 없고 어리기 때문에 그만큼 더 솔직하다. 이런 말을 남 듣는 데 하는 것은 철이 없는 것이지만, 이런 생각을 하는 것 자체는 철이 없어서가 아니다. 철이 든 수많은 어른도 똑같은 생각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세상을 바라보고 판단하는 수많은 기준과 가치 중에서 가장 '싸구려'인 것은 돈으로 그렇게 하는 것이다. 더구나 신영복 선생이 말하듯 돈의 생산과 획득이 파행적으로 이루어지는 지금 시대에서는 더욱 그렇다. 'SM5는 싸구려다'라는 말의 외연과 내포를 다 통털어 분명한 것 하나는, 이런 말과 생각 자체가 '싸구려'라고 이름 붙일 것들의 최저점 쯤에 자리할 '싸구려 의식'의 반영이라는 점이다. 아이들이 돈으로 세상을 보는 것은 빌어먹을 세상이 그렇게 만들었기 때문이고, 좀더 범위를 좁히면 빌어먹을 부모가 그렇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사람은 그들의 부모보다 그들의 시대를 닮는다는 말이 있지만, 코흘리개일 때는 좀 다르다. 어린 아이는 부모라는 창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며 닮아가기 시작한다. 아이의 세상 인식이 대체로 백짓장처럼 흰 공백 상태에서 출발한다고 치면, 이 백지에 'SM5는 싸구려에요'라든가 '돈 더 잘버니까 훌륭해' 하는 그림을 그려 심어준 것은 일차적으로 부모라고 해야 할 것이다. 다시 말해, 'SM5가 싸구려에요'라고 말하는 아이는 자신의 부모에게서 싸구려 의식을 물려받았음을 자술하고 있는 것이며, 또 나의 부모가 참 한심한 사람이에요, 하고 웅변하고 있는 것이기도 하다. '돈만이 최고'가 시대의식이 되고 있는 우리 시대의 사회와 매스컴 같은 주변 모든 것에도 혐의가 있지만 그 주범을 부모로 잡는 것은, 부모에게는 설사 아이가 주변 것들로부터 잘못 영향받고 있으면 이를 수정할 의무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부모가 스스로 이같은 싸구려 의식을 내재화하고 있을 경우, 이런 일은 벌어지지 않는다. 이러한 종류의 의식은 겉으로 드러날 때에만 존재의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돈이 최고라고 생각하는 싸구려 의식 자체는 아무리 돈으로 덧칠을 해도 잘 감춰지지 않는다는 것은 아이러니컬하다. 하는 수 없다. SM5 타는 사람 앞에서 "SM5는 싸구려에요" 하거나, 돈보다는 의미 있는 삶을 위해 살아온 사람의 아이에게 "울아빠가 돈 더 잘버니까 훌륭해" 하고 말하던 아이들이, 언젠가 머리가 커지면서, 자신의 부모들이 자기에게 얼마나 잘못된 가치관을 물려주고 심어주었나를 스스로 깨닫게 되는 수밖에는. 부모 세대는 한심해도 몸과 마음이 건강한 청년 세대로 자라나기를 기대하는 수밖에는. 세상에는 돈 말고도 중요한 수많은 것이 있다는 점을 언젠가 깨닫기를 바라는 수밖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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