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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 수반으로서의 노무현을 싫어하는 사람은 다양한 스펙트럼에 걸쳐 분포하지만, 그 중에는 함께 더불어 상종하기 어려운 이들도 있다. 옛 쿠데타를 추억하고 그 핏빛 냄새를 그리워하는 자들이 그들이며, 혹은 적어도 그런 추억과 그리움을 민주 헌정 질서에 대한 협박으로 사용하는 자들이 그들이다.
노무현에 대한 쿠데타 협박과 군부 선동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대통령 임명장에 잉크도 채 마르기 전부터 이른바 꼴보수는 군부 물리력에 의한 정부 전복을 고무하고 선동하여 왔다. 이것은 노무현의 정책과 그 결과에 대한 반대에서가 아니라 그저 증오와 혐오에서 비롯된 것으로 파악되는데, 그것은 이들이 노무현 정책(이랄 게 있다면)의 결과가 나오기 전부터 그냥 내리 씹고 끄잡아내리지 못해 안달했었기 때문이다. 예컨대, 그 이름 입에 담기조차 수치스러운 갑제씨는 2003년 8월에 정권이 나서서 반역과 독재에 대한 국민의 합법적 대응의 길을 막으면 국민은 국가와 헌법과 자유를 지키기 위한 마지막 수단으로서 그런 정권을 반역 독재정권으로 규정하고 저항권을 행사할 수 있다. 국민 속에는 물론 군인도 포함된다. 이런 저항권은 4.19 처럼 물리력을 동원하더라도 합헌적이다. 라고 거품을 문 적이 있다. 국민 속에 군인이 포함된다고 특정한 뜻이 어디 있겠는가. 국민 속에는 학생도 포함되고 농민도 포함되고 은행원도 포함되고 퀵서비스 배달원도 포함되고 건달도 포함되는데도 말이다. 군인은 총칼이 있으며, 군인은 나라를 뒤집어 엎었던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갑제씨는 이 글을 써놓고 스스로 무슨 소로(Thoreau)의 시민불복종 권리 같은 것이라도 선언한 것인양 느꼈을지도 모른다. 미안하지만 소로는 근처에도 미치지 못하고, 다만 민주 국가에서 무력에 의한 정부 전복을 노골적으로 부추기고 다니는 정신병자로는 한 자리 차지할 수 있을 것 같다. 2003년 9월, '생활정치네트워크'는 갑제씨를 형법 제90조 제2항의 내란선동죄, 국가보안법 제7조 제1항의 국가변란을 선동한 죄로 검찰에 고발했다. 형법 90조 2항은 국토를 참절하거나 국헌을 문란할 목적으로 한 폭동을 선동 또는 선전한 사람을 처벌하는 조항이다. 국헌을 문란한다는 것은 헌법이나 법률이 정한 절차에 따르지 않고 헌법이나 법률의 기능을 소멸시키거나, 헌법에 의거해 설치된 국가기관을 강압에 의하여 전복시키거나 그 권능 행사를 불가능하게 만드는 것으로 정의되어 있다. 또 국가보안법 7조 1항은 국가의 존립과 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위태롭게 함을 알면서도 국가 변란을 선전, 선동한 사람을 처벌하는 조항이다. 딱 누구를 위해 준비해 둔 것 같은 조항들이다. 갑제씨의 방언(放言)에 호응해, 당시 야당 대표로 있었으며 같은 회사 출신인 최병렬은 "참여정부의 지지율이 역대 정권 중에서 최악이다. 내가 아는 바로는 지지율이 20%가 되지 않는 정권은 반드시 쿠데타가 일어난다는 통계가 있다"라며 갑제씨와 뜨겁게 입을 맞추었다. 쿠데타를 선동한다는 비난이 일자, 갑제씨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고 한다. 제가 쓴 글에는 '군사쿠데타'란 말도 '선동'이란 말도 나오지 않습니다. 국민 저항권에 대한 원론적인 개념설명 같은,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가 나올 뿐입니다. 국민들이 반역 독재 정권 타도에 나서야 한다는 저의 주장이 쿠데타 선동이라면 독재와 반역을 묵인하고 굴종해야 하는 것이 국민의 의무란 말입니까. 국민 저항권이 벌어질(그리고 실제로 벌어진) 원론적인 상황이랄 수 있는 전두환 때는 독재와 반역을 묵인하고 굴종해온 사람이 이런 말 하면 안되지. 묵인이나 굴종 정도가 아니라 앞장서서 덩실춤을 추고 떡고물을 받아 챙겨오지 않았나. 국민의 시체를 깔고 피로 집권한 반역 독재 정권에는 충성을 다하다, 이제 와서 민주적으로 선출된 정권에 대해 타도와 폭력 저항을 운운하는 꼴이, 진정한 정신병자란 무엇으로 사는가를 잘 보여주는 사례라 하지 않을 수없다. 케케묵은 갑제씨 이야기를 다시 꺼내는 것은, 그의 사이코패식한 정신 세계와 같은 착종된 의식이 그만의 것이 아니라 한국 사회 한 구석에서 음음한 냄새를 풍기며 널리 똬리를 틀고 있다는 점이 최근에 다시 드러났기 때문이다. 작금에 벌어지고 있는 정신 없는 사람들의 "태국을 보라"는 망발은 이런 의식이 잠깐 겉으로 드러난 것에 지나지 않는다. 노무현 등장 이후 거듭된 이같은 망언과 망발은, 이를 일삼는 자들의 정서를 지배하고 있는 정치적, 문화적 배경을 살펴보면 별로 놀랄 일도 아님을 쉽게 알 수 있다. 예컨대 어떤 당에서 한 자리 하는 자들의 면면을 살펴보라. 쿠데타를 일으켜 수십 년간 한국 사회를 유린하였거나 국민을 대량 학살하며 총칼로 등장한 정부 밑에서 한 몫 거들고 호사를 누리던 자들이 여전히 주요 세력으로 남아 있지 않은가. 그 대표부터가 쿠데타로 민주 헌정을 짓밟고 등장한 별 두 개의 딸이 아니던가. 이런 자들의 마음 깊숙히에, 어떤 경우 헌법이고 나발이고 다 뒤집어 엎는 것이 최고이자 최선이라는 생각이 들어 있는 것은 무리도 아니다. 얼마나 노무현을 싫어하면 방언까지 해대는지 이해 못할 바는 아니지만, 이런 말을 밖으로 꺼내놓는 것은 제 얼굴에 똥칠하는 일에 다름아님도 좀 알았으면 좋겠다. 민주 국가의 정치 세력이라면, 그리고 현 집권 세력을 비판하고 반대한다면, 이들이 수행해야 할 유일한 일이자 가장 효과적인 일은 국민을 설득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뿐이다. 은근히 쿠데타를 희구하고 선동하는 것은 민주 사회에서 민주적 시민으로 살아갈 능력이 없음을 스스로 만천하에 고백하는 꼴밖에 되지 않는다. 하물며 정권을 맡으랴. 노무현 보기 싫으면 지금부터 열심히 준비하여 다음 대선에 승리하도록 최선을 다하든가 할 일이지 남의 불행 보면서 협박 같은 관전평이나 내놓는 자들은 정말 대책이 없다. 아무리 생각 없이 살아도 저렇게까지 될까. 볼테르가 말한 것으로 알려진 "나는 당신과 의견을 달리 하지만, 누가 당신의 입에 재갈을 물린다면 나는 그에 죽음으로써 반대할 것이다"라는 말을 잘 새겨 보기 바란다. "나는 당신과 의견을 달리 하며, 따라서 누군가 등장해 당신 입에 재갈을 확 물려버렸으면 좋겠다"라고만 고집하지 말고. 뭐, 너무 어려운 주문이라는 건 잘 안다. 할 수 없다. 민주 절차에 따라 국민에 의해 뽑힌 정권과 대통령에 대한 쿠데타를 은근히 부채질하는 세력은 제발 정권 한번 잡아보시기 바란다. 당신들 논리 따라, 즐겁고 행복하게 쿠데타 한번 해 보자. (물론 농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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