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간 오지에 칩거해 있는 터라, 이런 쪽은 소식이 좀 늦다. 좀 알려주시지들 않고...<순정만화>의 강풀이 여름 내내 광주를 그려온 모양이다. 두 시간 동안 숨도 크게 못 쉬고 봤다. 문득, 이 만화의 힘은 역사적 경험이나 정서를 공유한 사람에게만 미치는 것인지, 아니면 그 테두리를 넘어서 보편성을 획득할 수 있을 것인지 궁금해졌다. 전자는 뜻만으로도 가능할 테지만, 후자는 뜻과 의욕에서 몇 발 더 나아가야 한다. <26년>은 그런 부분을 갖추고 있는 것 같다.
작가가 의식하든 의식하지 않든, 그는 오랫동안, 아마도 10년 넘게 이 작품을 준비해 왔을 것이다. 그에 대한 평가는 보는 사람의 몫이지만, 그것이 어떻든 본인은 오래된 빚 하나를 털어낸 셈일 것이다. <순정만화> 때는 순정스럽게 울리더니, 이젠 또 아프게 울리는구나.




덧글
기린아 2006/09/24 02:08 # 답글
마지막회는 아직 올라오지 않고 있습니다만, 현재까지 제일 마지막회의 내용은 정말로 눈물이 나더군요. 내가 틀리지 않기 위해서는 이분이 옳아야만 한다! 뭐랄까요. 마지막 순간에, 전두환을 진정 초라하게 만든다고 할까요... 정말로 대단한 작가라고 생각합니다. 이데올로그로서도 최상급이에요^^;;;dudadadaV 2006/09/24 02:59 # 답글
많이 울었어요.디온 2006/09/24 10:19 # 답글
마지막화 기다린다고 목 빠지기 직전입니다. 흑Nariel 2006/09/24 21:28 # 답글
매번 읽으며 끄윽끄윽하고 울었습니다. 마감하시고 해외로 잠시 도피?하신다던데..너무나 궁금합니다...
소마 2006/09/25 09:04 # 답글
완결 나오기만을 목빼고 기다리고 있습니다(..)한 회씩 봤다간 다음 회 기다리다 속이 홀랑 탈지도 몰라요.
capcold 2006/09/26 05:31 # 삭제 답글
!@#... 소마님/ 한회씩 보면서 속이 홀랑 타는 재미에 보는 작품입니다. 누구는 4달동안 내내 즐기는 작품을, 고작 두어 시간 밖에 못즐긴다면 그건 큰 손해죠. 그런데 아아... 마지막회가 수요일로 또 미루어졌군요. -_-; 원고를 갈아엎었다는 것으로 보아, 적잖이 표현에 고심하는 듯. 개인적으로는 형사가 고 문익환 목사와 만나는 장면이 가장 인상깊었습니다. 인생의 잣대라는 것이란...소마 2006/09/26 09:50 # 답글
하핫~! capcold님 무슨 말씀인지 알겠습니다.^^deulpul 2006/09/26 13:05 # 답글
기린아: 뭐, 29만원밖에 없는 극빈 영세민이 더 초라해질 데가 어딨겠어요. 아무리 써도 줄지 않는 29만원이지만. 말씀대로, 정말 극 곳곳에서 깊은 공감을 할 수밖에 없는 표현과 구성이 등장하네요. 만화라는 형식의 힘을 새로이 느끼고 있습니다.dudadadaV: dudadadaV님의 공감은 이 만화가 역사적 경험이나 정서를 공유한 사람의 테두리를 넘어서, 보편성을 획득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하긴 감동으로 이루어지는 공명에 이런 선을 긋는다는 것 자체가 무의미하기도 하겠지만요...
디온: 단체로 치료비 청구해야겠어요, 강풀씨한테.
Nariel: 음... 해외로 도피하면 안되고, 호탕하고 배짱 좋은 전씨는 자신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이 만화 완결을 기념하여 작가를 만나기로 결정한다. 작가는 대표적인 장면 몇을 50호 대형 액자에 담아서 연희동으로 향한다. 액자는 보통 액자와는 달리 그 프레임 구조가 좀 특이했으나, 아무도 이를 알아채지 못했다... 라는 액자소설 구조의 만화였다는...
deulpul 2006/09/26 13:10 # 답글
소마, capcold: 음... 그러니까 뒤늦게 1~29회를 내리 본 저는 무척 손해본 셈... 인 것 같지만, 이미 속 탈대로 다 탄 사람들의 물귀신 작전엔 안 넘어 갑니다! 하하-. 그 형사는 꼭 막판에 개과천선할 것 같은 냄새를 솔솔 풍기더니 결국 끝까지 GR이군요. 저는, 얼굴 표정이 죽어도 변하지 않는 광주 큰형님이 제일 인상 깊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