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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승객 94% “꾸벅꾸벅 졸려”… 다 이유 있었네∼
akrasiel님을 통해 본 기사. 지하철을 타고 다니는 사람들이 느끼는 졸음 및 호흡기 관련 증상을 조사한 연구에 대한 기사다. '단독 기사'라는 표시를 달고 해당 신문 홈페이지 가장 위 박스로 올라가 있다. 연구는 승객 설문조사를 통해, 차량 안의 공기 오염이 승객들의 자각 증상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보여주려 한 것 같다. 원 연구에서 공기 오염이 졸음 및 기타 증상의 직접적 원인이라고 결론내리거나 상관관계가 있다고 주장한 것인지 알 수 없지만, 기사는 그런 방향으로 되어 있다. 지하도, 지하상가, 지하철 등 지하 시설물 안의 공기 혼탁과 오염은 이런 시설물이 처음 만들어졌을 때부터 나온 문제. 지하철 안이 공기가 좋지 않은 것은 사실일테고, 지하철 승객들이 졸음을 호소한다는 답변 내용을 보면, 하루하루 고달프게 사는 서민의 생활이 생생하게 느껴지는 것 같다. 하지만, 그건 그렇고 과학 연구나 그것을 보도한 기사로 보면 구멍이 숭숭 뚫린 기사요, 연구다. 기사로만 보자면 그렇다. 1. "지하철에서 졸음을 호소한 사람은 1034명으로 94.4%를 차지했다. ‘자주’ 졸린다는 대답은 615명(56.2%),‘가끔’은 419명(38.3%),‘없다’는 61명(5.6%)이었다." 단순히 지하철에서 졸립다는 사실은 지하철 안의 공기가 나쁘다는 것을 증명하지 못한다. 연구 주제가 "지하철 승객은 얼마나 잠을 자나 알아보자!" 같은 것이었으면 이것으로도 충분했겠지만, 공기 오염과의 관계를 주제로 하고 있기 때문에, 좀더 분명한 증거를 보여줄 방법이 필요하다. 예컨대, 공기 오염 정도(기사에 나온 이산화탄소 농도)를 함께 조사해 보고, 이에 따라 졸린 정도가 차이가 난다는 식으로 가야 입증할 수 있다. 또 버스나 다른 교통기관과 비교해볼 수도 있다. 지상을 다니는 버스 승객에 비해 지하철 승객이 지나치게 졸음을 많이 느낀다면 지하 공기 오염이 한 원인이라고 생각해볼 수 있다. 졸리다, 잠이 온다는 것은 공기가 나쁘기 때문이 아니라 오히려 편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할 수도 있는 일이다. 좀 다른 이야기지만, 이 글을 보시는 분들 중에서 "당신은 버스를 타시면서 얼마나 자주 졸음을 느끼십니까?" 같은 질문에 '자주'나 '가끔'이 아니라 '없다' 라고 대답하실 분이 몇 명이나 있을지 궁금하다. 연구에서는 지하철에서 가끔 이상 졸음을 느낀 사람이 94.4%라고 했는데, 예컨대 버스 승객에 대해 조사해도 비슷한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 싶다. 2. "서울메트로 지하철 1∼4호선에서 졸음을 호소한 승객은 646명(59.0)%으로 2기 지하철 도시철도공사(5∼8 호선)의 289명(26.4%)보다 두배 이상 많았다." 이것은 지하철 1~4호선이 5~8호선보다 공기가 좋지 않기 때문일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예컨대, 1~4호선에는 장거리 승객이 많다는 점이 영향을 미쳤을 수도 있다. 장거리 출퇴근을 한다고 생각해 보자. 남보다 일찍 나오고 늦게 들어간다. 또 객차 등 전자의 시설물이 후자에 비해 낡고 단순하고 지루하여 승객의 주의를 끌지 못한다는 점이 영향을 미쳤을 수도 있다. 역시, 두 그룹의 오염 정도와 함께 비교해야 상관관계나 인과관계로 이끌 수 있다. 3. "변수별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젊은 연령대의 여성이면서 ‘날마다’ ‘출퇴근 시간대에’ ‘환승 없이’ ‘지하구간’을 주로 이용하는 승객이 가장 졸음이 심했다." 이것은 정말, 지하철 승객의 졸림 앙케이트 이상의 의미를 찾기 어려운 내용. 가만히 보면 당연한 상식적인 내용이며 공기 오염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기 때문이다. 예컨대, 날마다: 날마다 다니면 처음 가보는 사람보다 당연히 더 졸립겠지? 출퇴근 시간대에: 아침잠 설쳐가며 일찍 일어나 나오는 사람이 한낮에 다니는 사람보다 더 졸립겠지? 환승 없이: 갈아타지 않고 장거리 가는 사람이 자주 갈아타야 하는 사람보다 더 편하게 잘 수 있겠지? 지하 구간: 창밖을 쳐다볼 게 없는 지하 구간에서는 지상보다 잠자고 싶은 사람이 많겠지? 등이다. 오염 말고도 졸음이 심할 이유가 있는 것이다. 하지만, '젊은 연령대의 여성'이 왜 많이 조는지는 모르겠다. 왜일까? 4. "기침을 호소한 승객은 832명(76.2%),‘가슴 답답’은 772명(70.6%),콧물은 540명(49.5%),호흡곤란은 475명(43.4%) 순이었다. 특히 호흡기 질환이 있는 집단에서는 정상인보다 기침은 2.8배,콧물은 3.4배나 높아 노약자나 호흡기환자 건강을 위한 대책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이것은 지하철 공기 오염의 심각성을 말해주는 중요한 부분인데, 역시 이것만으로는 공기 오염이 주요 원인이라고 주장하기 어렵다. 예컨대, 버스나 다른 교통 수단을 이용하는 승객과 비교를 해보아야 그런 추정을 내릴 수 있다. 수치는 꽤 높은 것처럼 보이지만, 자기 신고(self reporting)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더라도, 조사 시기(5월)가 이 수치에 영향을 미쳤을 수도 있다. 이 부분을 통제하려면 다른 시기와 비교해 보아야 한다. "특히 호흡기 질환이 있는 집단에서는 정상인보다 기침은 2.8배,콧물은 3.4배나 높아 노약자나 호흡기환자 건강을 위한 대책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는 건 대체 무슨 의미가 있는 것인지 의문을 갖게 만든다. '조간 신문인 국민일보는 아침에 배달되는 것으로 밝혀졌다'라고 하는 것과 비슷. 자, 이런데도 기사(연구?)는 5. "졸음은 이산화탄소(CO2) 때문이다. 실내공기질 관련 미국 기준인 SMACNA에 따르면 CO2농도가 1000∼2000ppm일 경우 “비활동적인 사람은 생산성이 떨어지며 민감한 사람은 답답함을 느낀다”고 설명하고 있다. 2000ppm 이상이면 졸립게 된다." 라고 과감한 인과관계 만들기를 시도한다. 졸음이 이산화탄소 때문이면, 시험 때문에 사흘 밤 새고 졸린 사람에게 산소만 주입하면 졸음이 달아날 것인가? 지하철 졸음에는 이산화탄소 농도가 높은 것도 한 원인이 될 수 있겠지만, "때문이다"라고 단정하는 것은 비과학적 글쓰기라고 할 수 있다. 딱 얼마 이상이면 졸립게 된다는 비과학적인 진술은 둘째치고, '이산화탄소 농도가 높으면 졸음이 온다'고 해서 '졸음이 오면 이산화탄소 농도가 높은 것이다'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6. 기사 말미에, 이 문제에 대한 지하철 관계자의 말이 통렬하다: "CO2기준을 맞추(어서 승객이 졸렵지 않게 하)려면 열차 지붕을 뜯고 운행하는 수밖에 없다." 정리: 지하철 공기가 좋지 않은 것은 사실이겠지만, 이것과 구체적 증상과의 관계를 입증하려면 방법론에 좀더 주의해야 한다. 혹은 연구의 의미를 제대로 짚어내도록 기사 쓰기에 좀더 주의해야 한다. 이 글과 관련있는 글을 자동검색한 결과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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