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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가 익숙하지 않은 곳을 찾아갈 때, 인터넷 지도로 여정을 검색해 보는 일은 이제 빠뜨릴 수 없는 준비 과정이 되었다. 먼 거리든 가까운 거리든, 잘 모르면 구글 맵이나 야후 맵, 맵퀘스트에 넣으면 그야말로 눈 감고도 찾아갈 수 있을 정도로 자상하게 알려준다. 지도를 최대 축척으로 계속 확대하면 도착하는 곳 부근의 골목길까지 자세히 나오며, 길 안내도 우회전, 좌회전까지 꼼꼼하게 알려준다.
네비게이션 기기를 써보지는 않았지만, 운전을 하며 길 찾느라 작은 화면을 들여다보아야 하는 일은 도무지 효율적으로 보이지 않는다. 내가 신뢰하는 네비게이션은 인터넷 지도에서 형광색으로 표시해준 여정과, 좀 헷갈릴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되는 부분을 확대해서 간략하게 옮겨 그린 레터지 한두 장이다. 물론 출발 전에 머리 속으로 몇 번 숙지를 해야 하는 과정이 필요하긴 하다. 이렇게 편리하게 쓰다 보니, 인터넷 지도에 대한 무한한 신뢰가 생겼다. 그야말로, 주소와 지도만 있으면 어디든지 찾아갈 수 있다. 순간순간 헷갈려서, 길이 갈라지는 길목 코앞에서 본능에 맡겨 운전대를 틀어야 하는 때도 있고, 도로 옆에 차 세우고 또 하나의 네비게이터인 지도책을 들여다보아야 하는 일도 가끔 벌어지지만, 이런 일은 주로 인터넷 지도를 충분히 숙지하지 못했거나 제대로 옮겨오지 못했거나 즉흥적으로 새로운 길에 들어서는 경우에 벌어지게 된다. 아무 데나 주소를 텍스트로 넣으면 순식간에 지도를 보여주는 서비스에 놀랐던 것이 불과 몇 년 전이다. 그 경이감이 지금까지 신뢰감으로 남아있는 셈이다. (지도라는 신기한 물건 일반에 대한 존경과 경외도 한몫 한다.) 지난 주말, 예닐곱 시간 운전해야 가는 곳을 다녀오면서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인터넷 지도 사이트에 따라, 같은 거리라도 여행 시간이 크게 차이가 났던 것이다. 주로 야후 맵에 의존하는 내가 갖고 있던 정보와 다른 지도를 쓰시는 분들의 시간 정보가 꽤 차이가 나게 나왔다. 시험삼아 몇 곳을 찍어보니 정말 걸리는 시간이 다르다. 예컨대, 동부 뉴욕에서 중부 시카고까지 가는 길을 물어보자. 구글: 787 마일, 13시간 26분 야후: 787 마일, 11시간 10분 맵퀘: 791 마일, 12시간 38분 거리는 완전히 똑같거나 거의 비슷한데, 시간은 많게는 2시간 넘게 차이가 난다. 캘리포니아 남부 샌디에고에서 산타바바라까지는 각각 3시간 35분(구글)과 3시간(야후)으로, 세 시간 남짓한 여행에 30분 이상 차이가 난다. 시속 60마일로 달리면 30마일(48킬로미터) 정도 차이가 발생할 시간이다. 장거리 여행의 경우 시간뿐 아니라 도로까지 다른 경우도 있다. 예컨대, 동부 뉴욕에서 서부 로스앤젤레스까지 가는 대륙 횡단 길을 물어보면, 야후는 I-70을 권해주고, 구글은 I-80으로 건너와서 막판에 I-70을 타라고 추천한다. 이 경우 시간은 야후 39시간 23분, 구글 46시간으로 여섯 시간 넘게 차이가 난다. 왜 이런 차이가 생기는 것일까. 구글 지도는 절대 거리로만 시간을 계산하지 않고, 현실적인 교통 흐름을 고려해서 시간을 산출한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구글 지도에서 걸리는 시간이 다른 지도보다 조금 길게 나온다. 실제로 달려본 결과, 구글의 시간이 좀더 현실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쨌든, 시간을 넉넉히 잡은 뒤 조금 일찍 도착하면 괜찮지만, 빡빡하게 잡아 놨다가 약속에라도 늦으면 낭패인 것이다. 지도 사이트 간에 여행 시간의 차이가 발생하는 구체적인 이유는 틀림없이 전문가들이 알려주시리라고 믿는다. 그 때까지는 지도 검색에서도 다중 소스를 이용할 수밖에 없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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