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작부터 한번 해보고 싶었는데, 며칠동안 좀 널럴한 틈을 타 퍼즐 풀듯이 풀어 보았다. 영화 <스쿨 오브 락>에서 잭 블랙은 순진한 학생을 앉혀놓고 저 혼자 신나서 락을 한다. 음악 말고는 아무런 관심이 없는 선생으로부터 꼬드김을 당한 학생들은 서서히 락에 물들어간다.
칠판 가득히 락 음악의 계보를 그려놓고 학생들에게 락의 정신을 가르치려 애쓰는 장면이다. 영화를 볼 때, 몇 초도 안되어 지나가는 칠판을 보면서, 아이구 저 아까운 것! 한 것은 나뿐만이 아닐 것이다. 그래서, 제작진이 순 어거지로 대충 계보를 칠판에 그려넣지는 않았을 것으로 믿고, 화질 좋은 DVD를 돌려가며 가짜 스니블리 선생이 칠판에 적어둔 것을 재현해 보았다. 정말, 꼭 퍼즐 푸는 것 같았다. 그렇게 해서 나온 것(클릭하면 확대됨):

아래는 초벌

사실, 제작진도 나름대로 공을 들인 소품인 것 같았다. DVD에 들어 있는 감독과 주연 코멘터리판에서 링클레이터 감독과 잭 블랙은 이 장면을 보면서 각기 "The legendary board!" "The big board!" 하고 스스로 찬탄을 쏟아냈다. 마치 그룹 프로젝트를 진행하듯이, 온 제작진이 달라붙어 며칠 동안 작업한 끝에 완성한 칠판이라고 한다.
그 옛날, 김기덕 아저씨인가가 이런 작업에 관심이 많았다. 그가 진행하던 프로그램에서 배포하던 4쪽짜리 팜플렛 뒤에는 '팝의 계보' 등등의 제목을 달고 이런 그림이 많이 등장했다. 그 옛날 생각이 다 난다.
역시 사람은 제가 좋아하는 걸 시켜야 능률도 오르고 성과도 좋다는 교훈은 확실한 것 같다. 이 영화를 봐도 그렇고, 이 짓을 하고 있는 나를 봐도 그렇고...
(그림에서 ******로 표시한 것은 화면을 최대 크기로 해놓고 눈을 모니터에 딱 붙이다시피 하고 보아도 도저히 식별할 수 없었던 음악가들.)
* 추가:
역시, 아무래도 이상해서 다른 컴퓨터로 DVD를 돌려보니 아래와 같은 인터랙티브 메뉴가 뜬다. 'Chalkboard of Rock' 이라는 메뉴를 누르면 이 그림처럼 잭 블랙이 낑겨있지 않은 칠판 모양이 등장하고, 각 장르를 누르면 칠판에 적힌 음악가들과 간단한 소개까지 들어 있다. (본의 아니게 이미지가 철철 넘치는 포스팅이 됨...)

Charlie님 말씀대로, DVD라는 매체를 활용하면서 이런 작업을 해 놓지 않았다면 오히려 이상하다고 하겠다. (알고도 저렇게 말씀하신 게 아닐까...) 내가 쓰고 있는 컴퓨터로는 두세 가지 DVD 플레이어를 돌려봤는데도 이 메뉴가 뜨지 않았다. 기변해야 할 때가 된 것인지 모르겠다. 옛말 틀린 것 하나도 없다. 컴퓨터가 낡으면 몸이 고생한다.
그래도, 저 칠판 화면을 DVD로 띄워놓고 구글과 위키피디아, 몇몇 음악 사이트를 동시에 뒤적이면서 채워 넣는 퍼즐풀기는 재미있었다. 모르던 사실도 알게 되었고. 정말 음악 샘플링까지 추가할 수 있었으면 딱이라는 생각이 든다.
에에... 결국 polly님과 capcold님의 제보, 뒤늦은 DVD 인터랙티브 메뉴 확인 등을 통해 칠판을 완성할 수 있었음. 플래시화 작업은... 누군가가 유지를 이을 것으로 확신.




덧글
Charlie 2006/11/25 16:32 # 답글
엄청난 일을 하셨군요.. ;;;;;감독과 제작진이 저정도 공을 들여서 만든거라면 DVD판에서는 최소한 따로 거기에 대한 스페셜이 있을법도 한데.. 혹시 나오지 않았을까요? (..나왔다면, deulpul님의 시력과 시간은..?) :)
deulpul 2006/11/25 16:40 # 답글
하하-. 저 짓을 할 생각을 한 건, DVD판에서도 인터넷에서도 모두 찾을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정말 DVD에 서비스로 넣어둘 만한데요. 어딘가 있다면 대략...머스타드 2006/11/25 17:28 # 답글
오 정말 대단해요.. 이런걸 하실 생각을 하셨다니!! 발산하는 것들을 제외하면 일단 Grunge로 수렴하는 군요. Grunge의 파생 장르는 아직 나오지 않아서 그런건지.. 암튼 멋지십니다. -.-)=bNariel 2006/11/25 19:21 # 답글
최고로군요!! 저장을 해 둘 만 합니다 ^^Ayas K 2006/11/25 19:40 # 삭제 답글
www.di.fm/edmguide/edmguide.html이런것도있습니다.
이것은 EDM(통칭 전자음악)의 장르 계보도를 위와 같은 트리로 적어둔것.
장르 설명에는 플래시 제작자의 주관이 강하게 배어있는듯싶지만.
리체 2006/11/25 20:01 # 답글
DVD에 저 초록색 계보도가 첨부됐다는 것인 줄 알았어요. 대단하십니다.@@니야 2006/11/25 23:25 # 답글
브라보! 브라보!polly 2006/11/26 01:15 # 답글
Disco: K.C. & The Sunshine BandDoo Wop : The Temptations
Rap : Public Enemy / Dr. Dre / LL Cool J / Ice T / Snoop Dogg / Ice Cube /N.W.A.
Hip-Hop : Sugarhill Gang
Rock-A-Billy : Everly Brothers / Carl Perkins / Gene Vincent
Folk Rock : Van Morrison / CCR / The Band
빠진부분중 일부입니다. 검색했더니 나오더군요 :)
deulpul 2006/11/26 07:54 # 답글
머스타드: 대체로 현대쪽으로 오면서 갈래를 잡기가 좀 힘든 게 추세가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만, 전문가가 아니라서 후다닥-.Nariel: 조금 더 공을 들였어야 했어요... 생업이 걸려있는지라...
Ayas K: 정말 재미있습니다. 음악 샘플을 넣어 두니까 흐름과 특징이 한 눈에(실은 한 귀에) 잡히네요. 나중에 장기 프로젝트로 해볼까...
리체: 못찾고 있는지도 몰라요...
니야: 그라샤스- 그라샤스-
polly: 앗, 고맙습니다. 자세히 보니 정말 그렇군요. 업데이트했습니다. 어디서 찾으신 것일까.
입명이 2006/11/26 15:28 # 삭제 답글
켁....';;;;;불량회사원 2006/11/26 15:33 # 답글
덜덜덜;;;;;;엄청나십니다;;;;;;;;;;;;;
멋지시네요!!
capcold 2006/11/27 02:11 # 답글
!@#... 퍼즐의 나머지 조각입니다:-Folk-
Kingstone Trio
Peter, Paul & Mary
-R&B-
Fats Domino
Little Richard
Chuck Berry
Ray Charles
Bo Diddley
Ike & Tina Turner
-Rap-
Ice T 위: Beastie Boys
-Funk-
Confunktion
-Hiphop-
Boogie Down Productions
-?-
CAN 아래: Capt Beerheart
bono 2006/11/27 04:17 # 삭제 답글
감동입니다. 박수라도 쳐드리고 싶군요! :)kk 2006/11/28 10:12 # 삭제 답글
참말 대단하달밖에! 너도 너답고, 몇몇 이 빠진 데를 재빨리 채워준 네티즌들의 전문성에도 혀를 내두를 수밖에... 나도 비디오를 보면서 잠깐 저 칠판에 가득 채워놓은 도표가 진짜일까, 정말로 다시, 잠깐, 생각만 하고 말았는데... 핫핫, 역시 너답다. :)intherye 2006/11/28 10:25 # 답글
기기 문제가 아니라 전용소프트웨어(재생프로그램들 깔 때 옵션사항인)가 깔려 있어야 했던 걸로 기억합니다. 아니면 자동실행 옵션이 켜져 있어야 하거나. 둘 다였던가...현 재 비디오 재생만 자동실행되도록 기본설정되어 있는 듯. (윈도 쓰신다면) 내 컴퓨터에서 드라이브를 우클릭하시고 "자동실행"이나 "탐색"을 눌러보세요. 탐색을 눌러보시면 다른 dvd들과는 다른 분위기의 파일들이 눈에 띄실 겁니다.
deulpul 2006/11/29 05:04 # 답글
입명이: 으음...?불량회사원: 떨지 마세요...
capcold: 고맙습니다. 완성했습니다.
bono: 공연으로 바쁘실텐데 여기까지 찾아주셔서...
kk: 그렇지? 블로그계의 명언... "이 바닥 무섭거든?"
intherye: 맞아요. 사실은 기기 문제라기보다, 소프트웨어나 그 설정 문제인 것 같습니다. 원래 제 컴퓨터에는 델에서 기본으로 깔아준 델 DVD플레이어 PowerDVD인가가 있는데, 요넘은 인터랙티브 메뉴를 못 읽어요. WMP도 당근 그렇구요. 말씀하신 대로, DVD 타이틀 자체에 플레이 소프트웨어가 들어 있는 경우가 있는데, 이 <스쿨 오브 락>을 비롯해, 제가 본 것은 파란색 삼각형 아이콘으로 되어 있는 InterActual Player였습니다. DVD를 넣으면 이걸 먼저 설치하려고 하구요. 그런데... 제 컴퓨터에서는 설치도 잘 안되고, 억지로 설치해도 나중에 메뉴가 로딩되다가 에러가 납니다. 기변해야 할 때 맞는 거에욧! 하하-.
Charlie 2006/11/29 05:56 # 답글
진실을 밝히고 싶었지만.........;;;;;;;;;;mash 2006/11/29 17:43 # 삭제 답글
이제는 잊혀진 문군은 어디에 들어갈라나요?ㅋㅋ '?'에 들어갈라나...deulpul 2006/11/30 12:25 # 답글
Charlie: 역시 제 생각이 맞군요... (털썩)mash: 하하하하하하하-.
Hikaru 2006/12/02 00:57 # 답글
스쿨 오브 락, 이 보고 싶어지네요. 당장 봐야겠어요^^deulpul 2006/12/02 06:17 # 답글
기분이 좋아집니다. 꼭 보세요. 같은 배우 잭 블랙이 나온 <나초 리브레>는 비추...한방블르스 2006/12/06 14:52 # 삭제 답글
정말 재미있게 보았는데.. 이 걸 보니 다시 보고 싶네요...deulpul 2006/12/06 15:13 # 답글
한방블르스님 말씀을 들으니 저도 다시 보고 싶네요. 보면 안되는데...달아난사람 2006/12/08 00:59 # 답글
오랫만에 이오공감을 보다가 문득 들어왔는데, 와~ 이런 멋진 포스팅!저도 이 영화보면서 이 보드를 보고 공들였겠다고 생각은 했었는데, 이런 정도인 줄은 몰랐네요.
deulpul 2006/12/08 12:14 # 답글
역시 비슷한 자극을 받으신 분들이 많아서 반갑습니다. 텍스트 중독이나 활자 중독의 한 증상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하얀 분필 글씨로 꽉 찬 칠판 같은 것은 제게 거의 페티쉬.Hikaru 2006/12/14 12:51 # 답글
트랙백 해 갈게요^^deulpul 2006/12/14 14:29 # 답글
드디어 보셨군요-. 그... 뭐라고 해야 하나, 그 손가락 지시봉 사진은 어떻게 잡으신 건가요? 깨끗하게 잘 잡혔던데...와우 2007/03/05 18:15 # 삭제 답글
엄청난 일을 해내셨군요, 퍼갑니다.와우 2007/03/05 18:15 # 삭제 답글
엄청난 일을 해내셨군요, 퍼갑니다.deulpul 2007/03/05 20:32 # 답글
두 번이나 칭찬해 주신 건 고맙지만, 앞 문장에서 기뻐하다 뒷 문장에서 털썩입니다... 하하하흐흐흐흑흑.님좀짱인듯 2008/01/18 02:58 # 삭제 답글
와 저도 이거 옮겨적을라그러는데 안보여서 별짓을 다하다가결국 다 못옮겨적었는데
퍼갈게요~
deulpul 2008/01/18 15:13 # 답글
생각이 비슷한 분들을 만나는 건 언제나 즐겁죠. 반갑습니다.이래은 2008/08/16 21:52 # 삭제 답글
와~ 정말 대단하네요. 제 블로그로 이미지를 빌려가겠습니다.^^deulpul 2008/08/18 10:29 #
말씀 들으니 오랜만에 다시 보고 싶은데... 대략 한참 뒤로 미뤄야겠네요, 흑.도르김므 2009/03/22 03:09 # 삭제 답글
아아아.. 무한감사올립니다deulpul 2009/03/22 15:00 #
2년 반 전에는 이러고 놀고 있었군요... 언젠가 음악 입히기 하면서 한 번 더 놀아야 할텐데...오오굳 2009/05/07 17:33 # 삭제 답글
정말멋집니다!!!짱!!zero0204 2009/05/11 22:25 # 삭제 답글
이야~~ 주인장님 멋지네요!!~ 락에 입문한지 얼마않됬는데 ㅎㅎ 도움 받고 가요~~술라 2009/06/28 00:54 # 삭제 답글
완전 감동입니다. 집에다 저장해놓고 틈틈히 공부하겠습니다수고하셨습니다
deulpul 2009/07/05 05:33 #
쟤들이 더 수고했죠, 뭐... 하하. 하긴 재밌어서 하는 일에 수고란 말은 어울리지 않을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위에 두 분도 감사-.바이오매니아 2009/08/16 17:12 # 삭제 답글
저 록의 계보, 너무 멋집니다. 제 글에 님의 역작을 살짝 가져다 썼는데, 혹시 안된다면 알려주세요.deulpul 2009/08/17 14:19 #
이미지 위에 출처까지 멋지게 붙여 주셨는데 안 될리가 있겠습니까! 기특하게 봐 주셔서 고맙습니다. 덕분에 '연'을 비롯해 노래 몇 곡 들으며 어릴 때 생각을 할 수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