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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사생결단>에서 마약 꼬바리 이상도(유승범)는 도경장(홍정민)의 영원한 봉이다. 경찰 정보원으로서 이상도는 도경장이 시키는 궂은 일을 하기 위해 온갖 더러운 꼴을 다 당해야 한다. 도경장이 뭔가 필요할 때 제일 처음 찾는 사람은 이상도. 일제 단속이 내려올 때에도 찾는 사람은 이상도. 그는 도경장에게 돈을 바쳐야 하고 동료도 발라야 한다. 도경장이 원하면 몸도 바쳐야 했을 거다. 그렇게 열심히 닦아 놔도, 도경장이 필요하면 그냥 잡혀 들어간다. 엉겨붙으면서도 결국 자기 말을 듣는 이상도를 도경장은 개 정도로 여기기 때문이다. 으아~ 개쉑기... 하는 명대사를 기억하실 분이 많을 것이다.
발 킬머가 역시 경찰의 마약 정보원으로 나오는 영화 <집행자> (The Salton Sea)에서 대니 파커의 신세도 비슷하다. 경찰이 요구하는 정보를 끊임없이 캐내 넘겨야 한다. 경찰은 파커 덕분에 실적을 올리면서도, 그를 진드기나 빈대 취급을 한다. 한편 마약 조직에서도 파커와 같은 정보원은 인간 취급을 받지 못할뿐 아니라, 처단 목록 1호로 꼽힌다. 조직 전체에 불신을 가져오고, 그 결과 조직을 와해시키기 때문이다. 경찰 처지에서는 목표 조직의 생리를 잘 알고 그 안에서 활동하며 정보를 알려줄 정보원이 매우 중요하다. 한편 정보원도 자신의 신분 보장을 위해 경찰과의 협조를 자의반 타의반으로 선택하게 된다. 경찰 정보원이 되는 계기는 대충 경찰에게 어떤 약점을 잡히고 나서다. 경찰과 정보원은 각기 자기 이익을 위해 서로를 이용하는 공생체, 라기보다는 상호기생체 모양을 하고 있다. 결국 일단 정보원으로 코가 꿴 범죄자는 노예 같은 대접을 각오해야 한다. 특이한 점은 양쪽 모두로부터 쓰레기 취급을 당한다는 것이다. 접근하기 어려운 정보를 캐내기 위해 정보원이 필요한 것은 언론도 마찬가지이다. 기자들은 이를테면 정부 기관 실무자와 정기적으로 만나며 '취재원 관리'를 한다. 한편, 정부 쪽 실무자 역시 기자들을 정기 접촉하며, 자기들이 기자나 언론을 '관리한다'고 생각한다. 둘 사이를 엮어주는 것은, 무슨 끈끈한 정이 생기지 않는 한, 정보의 거래다. 이런 공생 관계는, 기자 쪽에서는 정보 접근이 어렵고 기관 쪽에서는 언론 관리에 관심이 특히 많은 상황, 예컨대 정보기관과 언론 사이에 잘 벌어진다. 盧대통령 해외순방 역대 최다…23차례 49개국 방문 노무현이 지금까지 재임 기간 동안 얼마나 많은 외국을 다니면서 얼마나 많은 돈을 썼나 하는 기사다. 기사 내용에 대한 이야기는 여기서 보시고, 나는 그 중 딱 한 문장이 기막히다. 이 같은 사실은 본보가 12일 한나라당 김희정 의원에게 의뢰해 외교통상부에서 제출받은 전현직 대통령 해외 순방 관련 자료를 분석한 결과 확인됐다. 그러니까 이 기사는 언론사가 국회의원에게 정부로부터 받아내라고 옆구리를 찔러서 받은 상세한 자료에 근거했다는 것이다. 정부는 기자에게 전현직 대통령 해외 순방 관련 자료를 제출해야 할 법적 책임이 없다. 사정을 알고 싶으면 언론이 찾아야 한다. 그게 언론의 업무다. 정부 넘들이 숨기고 주지 않는다면 정보공개법을 걸어서라도 받아내야 한다. 미국 언론이 정부를 상대로 걸어놓고 있는 정보 공개 요청이 얼마나 많은지 거명하기도 힘들다. 물론 정보공개법을 개 풀 뜯어먹는 소리 정도로 여기는 정부 넘들도 문제고, 별 문제 없는 정보를 극구 숨기려는 작태도 문제긴 하다. 그러나 여하튼 자기가 찾아야 하고, 그래서 언론밥 먹기가 힘들다. 정부는 기자에게 정보를 제출할 법적 책임이 없지만, 국회의원에게는 다르다. 국회의원이 요구하면 별다른 이유가 없는 한 제출해야 한다. 이 기사는 이처럼 정부 정보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국회의원에게 의뢰해, 국회의원이 받아낸 자료를 편취해 썼다고 자랑스럽게 말하고 있는 것이다. 저희가 취재하지 않고, 언론에 대해 약자일 수밖에 없는 국회의원을 활용해 정부 자료를 받아낸 행위는 취재 윤리상 분명히 문제가 있다. 정부가 자료를 제공한 대상은 헌법 기관인 국회의원이지 언론사가 아니다. 외교통상부가 대통령의 외국 방문 기록을 제출한 것은 국회의원 김희정이지 동아일보 이아무개, 박아무개 기자가 아니다. 그러나, 실상 그 자료를 요구한 것은 언론이며, 결국 언론에까지 흘러갔다. 이 과정은 분명히 법적, 윤리적으로 문제가 벌어질 수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나는 무엇보다 저 김희정 의원이 참 희한하다. 국회의원은 그 개인이 자체로 독립적 헌법 기관이다. 선거구민의 투표로 뽑혔든 비례대표로 뽑혔든, 한 나라의 입법기관인 국회의원이 언론의 주문을 받아 자료를 받아다 넘기는 정보원 노릇이나 하고 앉았다면 한심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국회의원실이 먼저 문제 의식을 갖고 정부로부터 자료를 받아내고, 그 내용을 검토해 보니 대중에게 알려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서 언론에 자료를 제공한다면, 법적으로는 어떻게 될지 몰라도 충분히 이해를 할 수 있다. '언론의 의뢰를 받아' 정부 자료를 받아 넘겨준다? 국회의원이 무슨 흥신소 직원인가? 정보원 꼬바리인가? 언론이 두려운 정치인 신세를 모르는 바 아니지만, 자긍심을 좀 갖고 사시기 바란다. 안 그러면 양쪽으로부터 모두 값싼 취급을 당하게 된다. 이 글과 관련있는 글을 자동검색한 결과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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