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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일 제치고 왜 한국 골랐나 했더니... / 동북아 FTA 삼국지
나도 3류 소설 쓰는 거 좋아하지만, 이런 3류 소설도 무척 재미있다. 본인들도 좀 소설틱하다고 생각했는지, 본문 기사에서는 제목을 '동북아 FTA 삼국지'로 특이하게 붙였다. 한미 FTA를 안보 측면의 성과로 끌어 대려는 움직임이 솔솔 피어나오는데, 협상 내용을 깨놓고 보니 그런 이유라도 대어야 하겠다는 심정은 이해하더라도, 이건 대통령이 "오로지 경제 마인드로만 협상에 임했다"라고 하는 것을 부정하는 일이 아닌가. 겁도 없이... 이 기사에서는 미국이 왜 중국과 일본을 '제치고' '한국을 골랐는지 짐작'하고 있지만, 미국이 한국과 FTA 협상에 나선 것은 한국 정부가 무슨 이유에선가 국민과 한 마디 상의도 없이 4대 선결 조건을 덜컥 가져다 바침으로써, '이제 한국넘들과 FTA 해줄 때가 되었다'고 무거운 몸을 움직이신 저간의 사정이 잘 말해주고 있지 않은가. 이건 뭐 '저요, 저요 마인드'라고 할 수도 없고... 위에서는 '미국이 '한미 경제-안보 복합동맹' 전략 차원에서 한국을 '선택'했다고 하면서 바로 밑 기사에서 '미 "쇠고기 개방안될 경우 FTA 서명 거부할 것"'이라는 기사를 함께 올리는 이 모순은 어제오늘의 일도 아니고... 1997년 겨울, 환란 사태가 터지고 나라가 부도나면서 온 국민이 끝없는 경제 수렁으로 빠져 들어갈 때, 언론의 경제부 기자들은 줄줄이 반성문을 발표했다. 기사로 말하는 기자들이 반성문을 내는 것은 특이한 일인데, 개인 칼럼 형식으로 한 곳도 있고 사설로 반성문을 쓴 데도 있다. 요지는 나라가 이 꼴 날 때까지 사태의 심각성을 모르고 국민을 호도해 왔다는 데 대한 반성. 그 중 바로 위 신문에 실린 반성문에서, 한 경제부 기자는 OECD 가입 이후 국가 부도 사태까지 불러온 과정에서 언론이 저지른 '5가지 대죄(大罪)'를 스스로 고백하고 반성했다. 그것은 정부 선전을 그대로 독자에게 전한 환상 유포죄, 정부 발표를 검증없이 옮겨 쓴 단순 중계죄, 위기의 조짐을 애써 모른체 한 진상 외면죄, 반대와 비판만을 한 대안 부재죄, 기업이 연쇄 도산하는데도 나라 경제가 무너질 가능성은 보지 못한 관찰 소홀죄였다. 희한한 것은, 반성이야 하든말든 그 뒤로 또다시 반대와 비판만을 하는 대안 부재죄를 열심히 저질러 온 언론이 갑자기 온 힘을 합쳐 다른 네 가지 죄를 한꺼번에 짓기 시작한 것이다. 세상은 요지경... 아아, 3류 소설 '명랑 소년사' 빨리 다시 써야 할텐데, 3류 소설 '한미 명랑 FTA' 쓰느라고 본업을 못하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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