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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중순의 땅과 하늘을 덮은 눈을 보면서, 자전거를 타고 가는 길 길목에 있는 어느 집 정원을 생각한다. 땅에 한기가 가시고 지온이 오르기 시작하자, 주인은 집 앞의 정원을 정성껏 매만지고 무언지 모를 식물들이 튼실히 버티도록 밑동을 북돋워 주었다.
4월이 되자 식물은 고운 노란 색 꽃을 피워냈는데, 이것이 수선화임은 꽃이 피고 나서야 알았다. 자전거로 바삐 지나치는 길목이지만, 여린 수선화들은 언제나 반갑고 언제나 안스러웠다. 밤이면 섭씨 0도를 오르내리는 날씨 속에서 수선화들은 아슬아슬 금잔은대를 유지하고 있었다. 이 눈을 여린 수선화들이 버텨낼 수 있을까. 노란 꽃잎은 나비의 날개 만큼이나 얇고 약하다. 그것은 우리와 마찬가지로 7할이 물일 것이다. 물은 추우면 언다. 꽃잎에는 더운 피도 돌지 않는데, 뿌리의 온기가 그 가녀린 곳까지 이를 수 있을까. 눈(싹)을 막 틔워내려던 나뭇가지에 앉은 눈을 가만히 들여다 본다. 위는 눈이고 가운데는 녹아 물이 되었으며, 그 아래로는 눈이 녹아 생긴 물이 다시 얼어 얼음이다. 이 눈을, 차디찬 물을, 얼음을 여린 수선화들이 버텨낼 수 있을까. 천지를 두텁게 뒤덮은 4월의 눈은 폭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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