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을 예언하는 고양이? by deulpul

미국의 한 요양원에 사는 고양이가 AP 기사로 등장했다. 요양원에서 지내는 병든 노인들 중 곧 죽어갈 사람을 기막히게 찾아낸다고 해서이다. 오스카라는 두 살 짜리 고양이(오른쪽)는 미국 로드아일랜드의 스티어 하우스라는 요양원에 산다. 오스카는 주로 알츠하이머나 파킨슨병 같은 병을 가진 환자를 수용하는 이 병원 3층에서 자라났다.

요양원 직원들은 언제부터인가 오스카가 말기 환자 옆에 웅크리고 앉는 것을 목격했으며, 오스카가 자리를 잡고 앉은 방의 환자는 네 시간 안에 세상을 떠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직원들에 따르면 지금까지 오스카는 25번이나 예언을 적중시켰다. 이제 직원들은 오스카가 어떤 환자 옆에 웅크리고 앉기 시작하면 그 환자 가족에게 임종을 준비하라는 전화를 할 지경이라고 한다.

직원 중 일부는 고양이 오스카에게 환자의 죽음을 예측하는 능력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한다. 물론 쌩쌩한 사람의 죽음을 예측하는 것이 아니라 중환자들을 대상으로 하여, 그것도 사망을 불과 몇 시간 남은 시점에서 예언을 하는 셈이지만, 그렇더라도 사실이라면 신기하지 않을 수 없다.

이 병원에 회진을 오는 한 의사는 다음과 같은 사례를 말하며 오스카의 능력에 신뢰를 보인다. 언젠가, 한 환자가 먹지도 않고 매우 어렵게 숨을 쉬며, 임종의 예후라 할 만한 증상들이 몸에 나타나기 시작했다. 의료진은 환자가 곧 숨을 거둘 것이라고 생각했다. 바야흐로 오스카가 옆에 앉아야 할 상황이다. 그런데도 오스카는 이 환자 옆에 앉으려 하지 않았다. 직원들은 오스카가 기분이 나쁜 모양이라고 생각했다.

이 환자는 그 뒤로 10시간이나 더 살았다고 한다. 의사들은 임종이 임박했다고 생각했지만, 오스카의 계산으로는 너무 이른 셈이었다. 오스카는 이 환자가 임종을 두 시간 남겨 놓았을 때 다시 돌아와 옆에서 웅크리고 앉았다고 한다.

어떤 환자의 가족은 사람이 죽는데 고양이가 옆에서 지켜보는 것을 싫어해서, 오스카를 내쫓으라고 주장했다. 자기 뜻과는 달리 방 밖으로 쫓겨나면 오스카는 밖에서 난리를 치는 것으로 불만을 표시한다고 한다.

자, 이 고양이는 정말 환자의 죽음을 예측할 능력이 있는 것일까? 이 병원에서 일하는 일부 의사들까지 그렇게 믿고 있지만, 물론 우리는 다르게 볼 수도 있다.

1. 고양이가 죽어가는 사람 옆에 있는 것이 알려지려면 누군가가 이를 목격해야 한다. 즉 오스카가 환자 옆에 붙어 있는 것이 의료진이나 요양원 관계자의 눈에 띄어야 한다는 것. 오늘 내일 하는 말기 환자는 당연히 의료진의 주목 대상이 되고 빈번한 방문 대상이 된다. 따라서 오스카는 일반 환자 옆에 앉아 있을 경우보다 말기 환자들 옆에 있는 경우가 목격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좀더 극단적으로 말하면, 오스카가 요양원의 모든 사람을 돌아가며 한 시간씩 침대 옆에 앉아 있더라도, 말기 환자 옆에만 앉아 있는 것으로 인식될 수 있다. 고양이의 예언을 만들어 내는 것은 고양이의 행태가 아니라 직원이나 의료팀의 회진 시스템인 셈.

2. 말기 환자, 더구나 죽음이 임박한 환자에 대해서는 의료진이 부산하게 움직이게 된다. 오스카는 자신과 친한 간호사들이 특정 환자에 주의를 집중하는 것을 보고 그 환자 옆에 달라붙어 있을지도 모른다. 예컨대, 그래야 자기가 좋아하는 간호사들을 자주 볼 수 있다든가 하는.

3. 말기 환자의 상태 중 어떤 부분, 혹은 환자에 대한 일정한 처치가 오스카를 부를지도 모른다. 죽어가는 사람에게서 나오는 특이한 징후, 예컨대 냄새 같은 것에 예민하게 반응하는지도 모른다. 혹은, 한 수의학자의 말처럼, 별로 손을 쓸 수 없는 상태에 들어간 환자에게는 따뜻한 담요나 덮어줄 수밖에 없는데, 이런 것을 오스카가 좋아할 가능성이 있다.

4. 이러한 점은 오스카가 사망 불과 서너 시간 전에서야 죽음을 예측한다는 점과도 관련이 있을지 모른다. 예측이란 시간의 앞섬의 정도가 클수록 신통한 법이고, 예측 사항이 임박한 시점의 예측은 약발이 덜하다. 임종을 불과 서너 시간 남겨 둔 환자는 다른 사람과 뭐가 달라도 다를 가능성이 크다.

5. 물론 오스카가 정말 당장 죽을 사람을 콕 짚어내는 신통력을 갖고 있을지도 모른다. 고양이란 워낙 영물이라고도 하지 않는가. 그러나 이것이 의미 있는 방법을 통해 검증되기 전까지는 고양이에 얽힌 수많은 신화와 전설의 또 한 덧붙임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신화와 전설은 스스로를 확대 재생산하는 능력도 있는 것이다.

6. 여담이지만, 오스카에게 신통력이 있다고 믿는 병원 직원들을 대상으로 하여, 집에서 고양이를 키우는지를 조사하면 그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

어쨌거나 오스카는 이 일로 유명해지고, 최근에는 '열정적인 호스피스 봉사'를 기리는 상패까지 받았다고 한다.


오스카님이 보고 계신 사진: 윗 MSNBC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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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BigTrain 2007/07/27 10:51 # 답글

    고양이 털이 그닥 중환자분들께 좋을 것 같진 않은데...

    그나저나 고양이 참 귀엽게 생겼네요. ^^
  • A-Typical 2007/07/27 10:56 # 답글

    혹시 오스카가 가까이 있으면 면역이 약한 환자들이 죽는 것은 아닐까요? -,.-a
  • 아크 2007/07/27 11:00 # 답글

    으악 ㅠㅠㅠㅠㅠㅠ A-Typical님 답변 짱;;;;
  • 2007/07/27 11:00 # 답글

    비공개 덧글입니다.
  • deulpul 2007/07/27 12:26 # 답글

    BigTrain: 그렇겠죠? 의료진이 있으니까 알아서 잘 하겠지만, 털은 좀 골칫거리가 될 듯합니다.

    A-Typical: 그, 그럴지도 모르겠네요... 하하하하- (인과 관계를 뒤집어 보시는 저 융통성...)

    아크: 짱 2! 하하-.

    비공개: 아무래도 그게 제일 설득력이 있을 것 같습니다. 신통력이 아니라면 말이죠.. ♪
  • Lette 2007/07/27 13:47 # 답글

    진짜 신통력이 있는건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여하간 재미있는 글 잘봤습니다. ㅎ
  • deulpul 2007/07/27 14:49 # 답글

    정말 그렇다면... 좀 으스스한 고양이로군요. 가까이 오지 말란 말야! 저리 가!!
  • LaJune 2007/07/27 15:59 # 답글

    그저 사신과 친한 고양이일지도요. 사과를 줘보라고 하세요. (...)
  • 오스카 2007/07/27 16:59 # 답글

    제 별명이 오스카인데;;;
  • deulpul 2007/07/28 10:37 # 답글

    LaJune: 얼씨구나 좋다 하고 마구 갉아먹는다면... 돌려보내야 하는 걸까요.

    오스카: 헙... 오스카님 대문에 심어둔 나무에도 탐스러운 고양이가 열려 있군요... 쟤도 신통력이?
  • s 2007/07/30 18:43 # 삭제 답글

    동물의육감이아닐까요;
  • 풍견風犬 2007/08/01 18:28 # 답글

    죽음의 냄새를 맡는 저승사자 같군요
    그럼 고양이가 근처에 오면 자신의 죽음을 의미한다고 생각해 사람들이 피할지도 모르겠네요
  • deulpul 2007/08/10 03:15 # 답글

    s: 그럴수도 있지만, 다른 설명이 가능하다면 그 진위 여부도 살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풍견風犬: 음... 오스카는 사망 서너 시간 전에 환자에게 다가가기 때문에, 환자가 몽둥이들 들고 내쫓기는 좀 어려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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