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 재관람기 by deulpul

<디 워>는 당연히 아직 못봤고, 하도 말이 많길래 <300>을 다시 보았다. 아래는 다시 보다보니 눈에 띈 옥의 티들. 미리 말하거니와, 트집 잡으려고 잡은 것들이다. 하고 싶은 이야기는 맨 끝에 있다.

1. 스파르타의 소년이 야생에 던져져 시련을 받는 아고기(Agoge)는 일곱 살이 되는 날 나간다고 한다. 여섯 살 시기가 막 끝난 때다. 영화에 나오는, 주먹질 해대는 소년 시절의 왕이 일곱 살처럼 보이나? 바로 오른쪽 넘 말이다. 나중에 나오는 왕자도 "내년에 아고기에 간다"고 하니 다섯 살이나 여섯 살쯤인데 그렇게 보이나? 스파르타인은 조로증 환자들?

2. 군인들은 눈 속에서도 항상 배를 내놓고, 아래는 빤쭈 하나에 위에는 헝겊 한 장만 걸치고 있다. 혹한기 훈련 때는 그렇다치고 평상시에도 이렇다. 스파르타인들은 옷을 못 만들었나? 아니면 바바리맨의 원조?

3. 영화 시작 때 한 병사는 왕 레오니다스를 칭송, 선동하면서 "왕이 청소년 때 늑대와 싸운 이후 새로 야수들이 쳐들어 온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불후의 전사로 키워진 왕 레오니다스는 소시적에 늑대 한 마리 죽인 이후 아무 싸움도 하지 않았나? 뒤에 한 병사조차 "나는 셀 수도 없을 만큼 싸움을 했지만..." 하고 말하는데 말이다.

4. 야수들이 쳐들어 온다고 군대를 소집해 목소리를 높이던 때는 눈 내리는 겨울인데, 페르시아 전령이 말을 타고 들어오는 때는 밀이 누렇게 익는 여름, 혹은 가을이다. 항시 전시 체제라서 그런가?

5. 페르시아 전령이 말을 달려 올 때는 말 여섯 마리, 여섯 명이 온다. 레오니다스와 이야기할 때는 열 명도 넘는다. 나머지는 하늘에서 떨어졌나? 말 옆구리에 붙어서 왔나?

6. 레오니다스는 신전을 찾아가기 위해 깎아지른 절벽을 기어오른다. 그 꼭대기에 사는 늙은 사제 이포르 다섯 명은 그 좁은 꼭대기에서 사는 것인가? 그 위에서 뭘 먹고 사나? 아니면, 최고의 전사도 오르기 힘든 절벽을 매일 오르내리며 출퇴근하나?

7. 출전하는 장면에서, 몸에 근육 하나 붙어 있지 않은 왕비는 대문짝만한 방패를 들고 있다가 왕에게 깃털처럼 가볍게 건네 준다. 영화 뒤에서, 꼽추 에피알테스는 나름대로 훈련을 받았다고 주장하지만 이 방패를 들어올리지조차 못한다. 왕비는 실은 남자? 들지도 못하는 방패를 에피알테스는 긴긴 출전의 길에 어떻게 갖고 왔을까? 굴려 왔나?

8. 임모탈에 습격당해 주민이 전멸한 마을에 살아남은 어린 아이는 외상도 별로 없어 보이는데, 초롱초롱한 눈빛을 한 채 잘 걸어와서 레오니다스의 품에 안겨 갑자기 죽는다. 좀 피로해 보이긴 한다. 과로 후 돌연사?

9. 300명이 며칠에 걸쳐 출정하여 전쟁을 치르는 동안 뭐 먹는 장면은 딱 한 번 나온다. 레오니다스가 사과 하나 먹다가 내던지는 장면이다. 식기도, 식량도 가져온 흔적이 없다. 이들은 대체 어떻게 밥을 먹고 살았나? 흙 파서 먹고 살았나? 사과 하나를 300명이 며칠 동안 돌려 먹는, 오병이어를 능가하는 기적이라도? 아닌 게 아니라, 그가 먹다 던진 사과를 다른 병사가 맛있게 받아 먹는구나.

10. 300명이 페르시아 배들과 조우한 날, 갑자기 천둥 번개가 치며 폭우가 온다. 배들은 모두 해수욕을 할 정도로 얕은 바다까지 들어와 있었는데, 이 큰 배들이 어떻게 이렇게 육지 가까이 들어왔나? 수륙양용 배? 페르시아인들은 해안을 코앞에 두고 왜 상륙을 하지 않고 배 위에서 폭풍에 난파되어 신나게 자멸하고 있는지? 매저키스트들?

11. 스파르타 병사들은 해변 쪽으로 난 길에 돌벽을 쌓아올림으로써 페르시아군이 좁은 협곡으로 오도록 유도하려고 한다. 맨손의 스파르타인들은 어떻게 거대한 돌을 들어 벽을 쌓았나? 뒤에 포크레인으로 무장한 공병대대가 따라왔나?

12. 수십만 대군에 코끼리, 코뿔소 등등 별별 희한한 동물까지 다 갖고 있는 페르시아군은 왜 바로 옆의 벽을 가볍게 부수고 진격하려 하지 않고 협곡(hot gate)으로 몰려 가며 끊임없이 자멸하는가? 모르모트들? 사실, 영화에 나온 벽과 협곡은 바로 옆에 붙어 있어서 벽을 쌓고 페르시아군을 유도하고 어쩌고 할 의미조차 없어 보인다. 한 구멍이나 마찬가지. 이 부분은 영화 줄거리의 뼈대을 이루는 스파르타군의 주요 전략 부분이기도 한데, 영화에서는 엉성하기 짝이 없게 구성되었다.

13. 기껏 출정하여 놓고도, 페르시아군과 조우하여 벌인 첫 전투는 영화에 나오지 않는다. 그 결과로 죽은 페르시아군 시체를 벽을 쌓는데 써먹는 장면만 나온다. 어느 전쟁에서나 첫 전투가 중요한 거 아니던가?

14. 페르시아 군이 쏜 화살은 스파르타군의 쇠방패에 꽂히기까지 했으나(14-1) 바늘만큼도 뚫지는 못했다(14-2). 살촉이 쇠방패에 꽂히는 것은 어떻게 가능하며, 그러면서도 단 한 대도 뚫지 못하는 것은 어떻게 가능한가? 스파르타군의 방패는 모순(矛盾)에 나온 바로 그 방패?

15. 위용을 자랑하며 흙먼지와 함께 쇄도하던 코뿔소나 코끼리들이 창질 하나로 어이없이 자빠지고 쓰러지는 것은 차라리 애교.

16. 수많은 사람을 찔러 죽인 직후에도 스파르타군의 창은 언제나 깨끗하다. 스테인레스?

17. 스파르타군의 주요 무기인 창은 매우 길다. 이 긴 창이 적과 근접전을 벌일 때는 쓰기 편하게 줄어 있다(17-1). 근접전이 끝나면 다시 길어진다(17-2). 싸울 때는 언제나 다시 줄어든다. 이들의 창은 여의봉?

18. 페르시아의 왕을 만나러 나가며, 레오니다스는 자기가 암살되지 않을까 걱정하지 말라며, 자신이 죽는다면 스파르타 전체가 전쟁을 하러 나설 것이니 페르시아군도 원하지 않으리라고 말한다. 그러나 이게 바로 이 전쟁의 목적 아닌가? 결국 레오니다스를 비롯해 300명은 전멸하지 않는가. 무엇보다, 애초에 자기들 스스로 전사를 각오하고 나오지 않았던가. 싸우다 죽을 수 있어서 행복하다고 말하지 않는가. 죽으러 나와놓고서, 죽으면 전면전 나니 안심하라고 무슨 놀라운 전략을 설파하듯 말한다. 쟤 바보?

19. 나중에 최후전을 앞두고 레오니다스는 자기들 300명이 죽음으로써 자유의 새로운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고 연설한다. 18번 때와 모순될 뿐 아니라, 연설의 내용이 어떤 줄거리에 근거하고 있는지도 불명확하다. 말만 화려하지.

20. 난생 처음 보는 페르시아 왕과 스파르타 왕이 통역도 없이 잘도 말한다. 아, 물론 세계 공용어 영어를 쓰고 계시긴 하다.

21. 아들을 잃은 장군은, 약한 애는 내다 버리는 스파르타의 철혈 정신을 버리고, 현대 미국의 말랑말랑한 가족주의에서나 나올 법한, 아들에게 사랑한다는 말 한 마디 못했다는 하소연을 갑자기 꺼낸다. 매 앞에 장사 없나?

22. 영화에서 불확실한 또 한 가지. 1) 처음에 페르시아는 항복을 요구한다. 스파르타 국민을 살리기 위해서는 항복하라고 한다. 2) 왕은 사신을 쳐죽이고 전쟁하러 나선다. 스파르타인에게 항복은 없다는 이유다. 3) 페르시아는 스파르타가 싸움을 선택하면 나라를 초토화시키겠다고 경고한 바 있다. 이 부분이 영화에서는 깡그리 무시되고 있다. 4) 경고대로라면 300명을 전멸시킨 뒤 페르시아는 곧장 진격했어야 할 것이다. 5) 그런 경고를 받은 레오니다스는, 300명을 데리고 나가 승리할 수 있다고 스스로도 믿지 않았으므로, 싸우러 나가서는 안되었다. 6) 의회 연설에서 왕비는 자신들의 생존을 위해서가 아니라 왕과 300명을 구하기 위해, 혹은 자유 수호를 위해 군대를 파견하자고 한다. 아주 느긋하고 편한 소리 하고 있다. 7) 이런 점에서 볼 때, 가장 이성적인 사람은 마지막까지 왕에게 국민의 안위를 위해 항복을 권하는 꼽추 에피알테스다.

23. 페르시아 왕과 스파르타 왕이 마지막으로 면담할 때, 레오니다스 뒤에 벌집처럼 웅크리고 있는 병사들은 60명이 채 되지 않는다. 그런데도 나레이션은 왕 뒤에 300명이 또아리를 틀고 있다고 말한다. 아닌 게 아니라, 그 동안 죽은 병사는 몇 명도 되지 않는다. 스파르타로 돌아간 병사는 딱 하나다. 나머지는 다 어디로 갔나? 땅을 가득 덮은 페르시아군 수십만이 60여 명이 웅크린 작은 벌집 하나를 놓고 쩔쩔 매는 영화 장면은 글자 그대로 코메디다. 그냥 몸으로만 덮쳐도 금방 압사시키겠다. (실제 역사에서는 스파르타군 말고 다른 그리스군 1600명 정도가 더 남은 것으로 되어 있다).

24. 그 동안 화살이면 화살, 창이면 창, 칼이면 칼 모두 걷어내면서 잘 싸우던 병사들이, 레오니다스가 창을 던질 때, 멀리서 날아온 화살을 맞으며 뒤에서 제각기 몸을 뒤틀고 추풍낙엽처럼 쓰러지고 있다. 아주 쇼한다.

25. 페르시아 왕은 레오니다스가 던진 창이 먼 거리를 날아 자신을 향해 오는 동안에 멍하니 서서 구경한다. 올림픽 창던지기로 착각하고 있나? 지독한 근시?

26. 그렇게 조국을 위해, 자유를 위해 싸우다 죽는다고 떠벌이더니, 마지막에 갑자기 마누라 타령을 하다 죽네?

27. 그럼 왜 레오니다스는 국법을 무시하고 300명을 데리고 싸움을 하러 나갔을까? 어떤 자료에는 델파이 신탁에서 왕이 죽어야 스파르타가 지켜질 것이라는 점괘가 나왔으므로 레오니다스가 스스로 죽음을 자초하러 나갔다는 설명이 있다. 이런 설명이라면 '개연성'이 좀 성립한다. 영화에는 그런 말 한마디도 없다. 그냥 페르시아 사신의 협박을 받고 '빡 돌아' 뛰어 나간 것처럼 되어 있다. 물론 자유니 어쩌니 하는 입발린 명분이야 감초처럼 붙지만.

(!-- 여기서부터 본론 --)

자, 상업 영화가 이 정도면 옥의 티가 아니라 티에서 옥을 찾아야 하지 않을까? (다른 옥의 티는 여기서.) 눈을 홀리고 혼을 빼놓는 볼거리를 걷어내면 이렇게 엉성하다. 그럼 뭐 어떤가. 그래도 괜찮다. 왜냐. 어떤 기사에 보면 다음과 같이 되어 있다:

(감독 스나이더는) 때로는 (원작 만화가) 밀러의 이미지 컷 전후로 그가 상상했던 액션들을 드로잉하면서 영화 프레임을 맞춰갔는데, 이 과정에서 그 어떤 물리적인 한계나 논리적인 법칙을 내세워 변명거리를 들이댈 생각은 전혀 없었다고 한다. "최종 목표는 늘 동일했어요. ''프랭크다운 것''에 맞춰졌으니까!" 제라르 버틀러(스파르타의 왕 레오니다스)가 격분을 감추지 못한 채 페르시안 밀사를 커다한 원형 우물로 차버리는 장면을 회상하면서 스나이더는 웃음을 터트렸다. "다들 페르시안 밀사가 그렇게 우물 가까이에 서 있을 수는 없을 것이라 했어요. 제 대답은 이랬지요. ''실제론 불가능하지. 하지만 프랭크의 세계에선? 당연히 가능해야 하는 거 아닌가!''"

그러니까 프랭크의 세계, 혹은 확장하면 이런 성격의 영화에서는 어떤 불연속과 단절도 당연히 가능해야 하는 것이란 주장이다. 뭐 그러면 그런 거다. 그냥 그렇게 보면 된다. 만든 넘이 불연속과 단절이 얼마든지 가능하다면서 제작한 영화를 놓고 줄거리가 잘 맞네 안 맞네 하는 건 넌센스 아닌가. 그런 일로 밥 벌이 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어쨌든 이 영화의 줄거리는 (영화로만 보면) 스파르타 왕이 누구에게도 무릎 꿇을 수 없다는 개꼬장 객기 하나로 국법을 어기고 병사를 데리고 나와 밥도 먹이지 않고 싸우다 전멸하는 스토리다. 이것이 물론 역사적 사실은 아니다. 역사적 인물이 나온다고 해서 영화나 만화나 드라마가 역사인 것은 아니다. 사실(史實)의 가장 극적인 부분만을 재구성했을 뿐이다. 역사에서 벌어지는 사실에는 이유가 있지만, 흥미로 재구성한 사건에는 그런 정치한 이유가 없다. 그냥 영화다. 볼거리에 올인한 명랑 오락 영화에서 개연성을 찾고 서사가 어쩌고 하는 게 우습다.

미학 전공자도, 영화 전공자도 아닌 나는, 서사가 없숑, 서사가 단순하죵 하는 말장난 같은 말의 의미도 잘 모르겠거니와, <300>은 서사고 나발이고 두 시간 동안 남정네들의 복근만 뚫어지게 보다 끝난 영화였다. 영화 제작자가 어서 아마조네스(혹은 아마존스, Amazons)도 영화로 만들어 주기를 간절히 바라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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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Charlie 2007/08/14 07:23 # 답글

    6. 사실 뒤에 계단이 있었는데....라는 이야기를 어디에선가.;;
  • 까날 2007/08/14 07:24 # 답글

    안보이는데 노예가 세 배...
  • deulpul 2007/08/14 07:38 # 답글

    Charlie: 하하-. 사실 안에 엘리베이터도 있었다는 이야기를 어디선가 들은 기억이...

    까날: 하하-. 사실 안 보이는 데서 프랑스 일급 요리사로 이루어진 사단 병력의 취사병을 대동하고 있다는...

  • 2007/08/14 07:40 # 답글

    비공개 덧글입니다.
  • deulpul 2007/08/14 07:58 # 답글

    정보 고맙습니다. 네, 말씀하신 대로 메테오라들은 중세 때 은자나 수도사들이 살던 곳으로, 많이 거슬러올라가야 9세기 경이라고 하네요. 영화의 배경인 스파르타 때에는 맞지 않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메테오라를 연상하여 이 장면을 구성했다면 대표적인 시대착오형 옥의 티(anachronism)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바구니로 밥 올리기도 쉽지 않았겠어요...
  • 2007/08/14 08:14 # 답글

    비공개 덧글입니다.
  • 우유차 2007/08/14 08:23 # 답글

    개꼬장 만쉐이~! 영화에서 기억에 남는 건 역시 그 근육들! 머리 속까지 근육으로 만들어주는 거 있죠!
  • deulpul 2007/08/14 09:09 # 답글

    비공개: 보세요, 좋아요~ 하하-. 아랫줄 첫 부분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고 싶은데, 혹시 그렇다면 정말 사람들이 싫어집니다. 아랫줄 두 번째 부분과 관련해서는, 상대에 대한 호감이 무오류성에 대한 믿음으로 너무나 쉽게 확장되는 세태가 두렵습니다.

    우유차: 하하-. 그러고 보니, 그 복근이 꼭 대뇌피질의 주름무늬를 닮은 것 같기도 합니다. 저는 풍뎅이 배 같다는 생각만 했었습니다. 역시 얼른 아마조네스 버전이 나와야 해요.
  • 아크 2007/08/14 09:54 # 답글

    아마... 디워를 직접 보시고 나면 서사가 없다는 말에 공감하실 겁니다...-_-;

    저도 300 볼 때 말도 안되는 장면들에 낄낄거리면서 봤었는데,
    디 워 때는.............. 아마추어도 안 만들 것 같은 엉터리 서사에.. 연출에..
    처음에는 피식대다가 나중엔 짜증으로 쌓여가더군요;

    그나저나 23번.... 저 장면에 관해 별별 의견이 다 오가던게 생각나는군요ㅎㅎ

    그 위에 짱돌을 떨어뜨리자.. 불을 붙이자... 길이가 서너배쯤 되는 창으로 찌르자.. 등등
  • deulpul 2007/08/14 10:27 # 답글

    저는 저 말이 성립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만, 개연성이 없다거나 사건 사이의 필연성이 떨어진다거나 하는 이야기라면 이해가 됩니다. 나중에 꼭 한번 보겠습니다. 음... 이렇게 마케팅이 되는군요, 크하핫. 세상은 바야흐로 pro와 con을 구분할 수 없는 혼동의 시기인가 봅니다.

    저 벌집을 박살내는 방법은... 그러고 보니 이글루 같기도 하네요.
  • milln 2007/08/14 10:45 # 답글

    디워를 보실 거라니까 말씀 드리기가 좀 꺼려집니다만 알기 쉽게 300의 예를 들면 이런거죠.

    페르시아 대군과 복근들이 싸우고 있는데 갑자기 지진이 나서 대군이 전멸.

    아마 '부족' 이라는 단어가 허용하는 범위는 좀 뛰어 넘지 않았나 합니다...
  • deulpul 2007/08/14 11:31 # 답글

    아... 그럼 안봐야겠네요. 귀가 너무 얇다.
  • A-Typical 2007/08/14 11:39 # 답글

    milln님이 말씀하시는 예처럼 전개되는 영화가 제 취향인데... 그럼 봐야하나... ^^
  • deulpul 2007/08/14 11:40 # 답글

    아... 그럼 다시... 봐야겠네요. 귀가 너무너무 얇다.
  • 스노우맨 2007/08/14 12:07 # 삭제 답글

    1. 그 시대에는 성장이 빨리 멈추기에 실제론 어른들이 단구라서 상대적으로 애들이 커보인 겁니다.
    4. 영화에선 단기간에 벌어진 것처럼 서술됐는데, 실제론 사절 파견과 전쟁까지 꽤 기간이 걸렸죠..
    7. 에피알테스는 기형으로 팔근육을 올리지 못할 뿐입니다.(창작인물이긴 해도) 스파르타에선 여자도 강인하다는 것은 어느 정도 주지된 사실이고요..
    8. 일부러 살려뒀다는 서술이 있었는데요.. 약탈당한 마을에서 못 먹어서 탈진된 상황.
    9. 야전을 할 때 정예병에게 시키는 훈련 중에 하나가 서바이벌(현장조달)이죠..
    10. 당시 배(tireme 수준) 한 척 당 수십 명 밖에 승선이 안 됩니다. 악천후로 가린 시계에 저멀리까지 뻗어있는 수만 척의 배들(?)
    11. 곁다리로 따라갔던 그리스 공병대들은 300명보다 많았지요.. 스파르탄들은 작업 다 끝난 다음 생색내기.
    17. 착시현상입니다.
    18. 죽어도 안심이란 얘기같은데요..
    20. 보통 제왕학 교육에 국제 표준(문화 선진국) 외국어 교육 과정이 들어가 있지요..(영어 맞습니다)
    25. 보통 자신을 겨냥하고 날아오는 물체를 피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경륜이 붙으면 쳐내는 게 오히려 쉽죠. 내 몸에 맞을 지, 상하좌우 어디로 비껴갈 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전투를 안 치러본 민간인이 20-30미터 앞에서 수 초 동안 갑작스럽게 날아온 물체에 반응한다는 건 어렵죠.
    26. 죽은 사람을 직접 본 것도 아닌 외눈박이가 의회 연설에서 외친 내용에 불과합니다.

    몇 가지 고증에서 눈에 거슬리는 게 있긴 한데, 그런대로 허용 범위에 들어오는 영화였습니다..
  • deulpul 2007/08/14 14:24 # 답글

    정성껏 달아주셔서 고맙습니다. 우선, 제작자가 '불가능은 없다'고 말하는 영화에 고증이란 게 의미 없으며, 그런 걸 놓고 뭐가 있다, 없다 박터지게 싸우는 게 넌센스라는 게 취지입니다. 저렇게 쥘쥘 써놓은 것도 그런 오류가 있으니 쓰레기 영화라고 말하는 게 아니라, 그런 거 따져봐야 소용없다는 뜻이구요, 이런 영화는 그냥 즐거워하며 이해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뜻이었습니다. 하고 싶으면 제국주의, 마초근성 따위를 끄집어내 씹는 것은 자유지만, 줄거리가 있네 없네, 뭐가 단순하네 복잡하네 하는 것은 어울리지 않는다는 뜻. 다음으로, 차근차근 친절히 해설해 주신 것은 좋지만, 그런 방법으로 하자면 세상에 이해 못하고 설명 못할 영화는 하나도 없지 않을까, 혹은 이른바 '서사가 없다'고 욕먹을 영화란 하나도 없지 않을까도 싶습니다.

    그럼 각론으로 가서,

    1) 애들이 단순히 커 보일 뿐아니라 나이에 비해 늙었다고 느꼈습니다. 점마, 저 배우로 나온 엘리 스나이더란 아역배우가 실제로 몇 살인지 본문에 넣고 싶어서 글 쓸 때 한참 찾아보았으나, 어디에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스나이더가 영화 촬영 당시 여섯 살이나 일곱 살이 아니라는 데 내 돈 전부와 팔 하나를 겁니다. 너는 뭣을 걸래? (물론 농담 - 죄송)

    4) 그러니까 그 애꾸눈 장수는 페르시아군이 오기도 한참 전에 뭐가 오고 있다고 설레발을 친 셈이 될까요. 그렇게 시간 차이가 있었더라면, 영화에선 이 차이 무시하고 그냥 잘라붙여 버린 꼴이군요.

    7) 에피알테스가 오른팔은 쓸만한데, 우연히 왼팔을 못쓰는 상황이므로 방패를 올리지 못한다고 이해해 줘도, 제가 원래 드리려던 말씀은 마찬가지입니다. 왕비가 방패 건네 주는 장면을 잘 보시면, 상체 하나 흔들림없이 가볍게 팔을 올려 건네 줍니다. 화살도 꽂히고 무기로도 쓰이는 쇳덩이 방패라면 남자라도 저렇게 플래스틱 바가지 들듯이 하지는 못할 듯 싶습니다. 에피알테스가 낙심하여 방패를 절벽에 던질 때의 그 둔중한 소리를 들어보세요.

    8) 일부러 살려뒀다는 말은 잘 모르겠습니다. 쟤는 "Everyone, but me..."라고 하는데, 좀 모호하죠. 역시 그게 중요한 게 아니라, 일부러 살려뒀든 지가 도망쳐서 살았든, 혹은 탈진을 했든 부상을 입었든, 멀쩡히 걸어오다 갑자기 왕 품안에서 절명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뭐 기절했다고 볼 수도 있는데, 그 뒤에 사라져서 나오지 않으니 죽은 것으로. 어쨌든 곧 죽거나 기절할 놈치고는 어설프게 쌩쌩하다는 것이죠.

    9) 에이... 그건 넘 억지라고 생각합니다.

    10) 사실 배가 뭍에 못 댈 정도로 그렇게 커 보이지는 않습니다. 그렇더라도 왜 병력이 곧 폭풍이 몰려올 바다 위에 둥둥 떠있다가 수장을 자초하는지는 이해가 안됨. 게다가 적은 승선 인원으로 가까이 댈 수 있는 배라면 더 빨리 기어 올라왔어야죠. 해변 바로 앞에서 태평양 한가운데 같은 장면이 벌어지는 것도 웃기지만, 감독 말대로 무엇이든 다 가능한 일이죠.

    11) 영화에선 그런 사정을 찾아볼 수 없습니다. 자기들이 직접 시체랑 비벼 넣죠. 사실 여부를 이야기하는 게 아니라 영화를 이야기하는 중.

    17) 이것도 자세히 보시면 금방 알 수 있습니다. 매 전투 장면마다 꼭 저렇게 나오니까요. 창을 비스듬히 들고 있는 것을 옆에서 찍었기 때문에 짧아 보이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은 당연 해보죠. 이 장면을 비롯해, 짧은 창을 들고 공격하는 장면은 모두 팔을 정면으로 내질러 곧게 적을 찌르는 장면을 바로 옆에서 잡은 것입니다. 쉽게 아실 수 있음.

    18) "나를 죽이면 전 스파르타가 싸우러 나설 것이니 오히려 다행이다. 페르시아인들이 그렇게 멍청하기를 빌어라" 라고 말합니다.

    20) 그러니까 당시 문화 선진국인 그리스의 말을 페르시아 왕이 썼다는 말이 되나요? 페르시아어를 스파르타 왕이 썼다는 말이 되는 건가요? 둘 다 정말 영어를 썼다는 말씀은 아니죠?

    25) 이것도 너무 억지라고 생각합니다. 누가 나에게 죽으라고 창을 던지는데, 그것을 뻔히 보고 있다가 코앞까지 와서 입가를 스칠 때까지 꼿꼿이 서서 아무런 반응을 안하기가 수백 배 더 어렵겠습니다.

    26) 저 말씀은 레오니다스가 죽는 장면을 말씀드린 것임.

    여하튼 어쨌거나, 이게 맞다 안맞다가 중요한 게 아닙니다. 비현실적이게 마련인 만화를 원작으로 하여, 원작에 충실하려는 제작 태도로 만들어진 영화를 놓고 이런 걸 따지면서 가치가 있네 없네 하는 것은 별로 의미가 없는 일이며, 이 영화뿐 아니라 비슷한 종류의 영화가 대개 그렇게 마련이고, 따라서 그런 일은 저처럼 시간 많은 사람이나 하는 일이라는 게 글의 취지임을 다시 밝힙니다.
  • deulpul 2007/08/14 14:28 # 답글

    참고로, 저도 영화 볼 때 스토리를 중요하게 여깁니다만, 만화영화 볼 때와 차분한 현대 멜러 드라마 볼 때 당연히 다르게 봅니다. 이게 무슨 국가를 좌우하는 중대사인지 원...
  • mookie 2007/08/14 15:44 # 답글

    장성한 남정네도 하악거리게 만드는 복근으로 이미 끝. (더 이상 아무 의미도 없죠)
  • deulpul 2007/08/14 15:57 # 답글

    취... 취향이... (후다닥)
  • 까날 2007/08/15 00:14 # 답글

    7번은 스노우맨님 말씀이 맞습니다. 스파르타의 여성들이란 장정들이 전장이 간 사이에 노예들이 일으킨 반란을 진압하신 화려한 전적을 가지신 분들이니까요. (이쪽을 영화로 만들어야...)
  • deulpul 2007/08/15 05:48 # 답글

    답글 짧은 버전: 맞다 안맞다가 중요한 게 아니라고 말씀드린, 바로 위의 제 덧글 마지막 단락을 참고해 주세요.

    답글 좀 긴 버전: 에또... 이 글은 스파르타라는 역사적 사실에 비추어 보니 영화가 개판이라는 점을 지적하려는 글이 아닙니다. 영화와 역사를 비교해 고증할 만큼의 고대 그리스사 전문가도 아니고, 그런 일은 여기서 제 관심도 아니죠. 제가 예로 든 27가지는 모두 영화 안에서의 자기완결성 측면에서 눈에 걸린다고 생각한 것만 지적한 것입니다. 잘 읽어주세요. "역사적으로 실제는 이러이러한데 영화는 잘못 묘사했다"가 아니라, "앞에서는 이래놓고 뒤에서는 딴소리한다"는 식의 지적입니다. 역사 사실에 비추어 잘못을 지적한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이런 지적은 뒤에 덧글에서 말씀을 나눌 때 딱 하나 제시한 적이 있습니다.)

    스파르타가 아니라 무대가 한국이었더라도, 여성이 바윗돌을 번쩍 들어올리는 장면이 나왔다고 해서 "틀렸다"라고 할 수는 없겠습니다. 실제로 그런 여성이 있을 수 있으니까요. 다만 제가 연출을 한다면 저렇게 묘사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저렇게 연기가 나오는 것은 1) 디테일에 무관심하게 연출을 했거나, 아니면 정반대로 2) 디테일에 극도로 주의를 기울였거나 (롱샷이고 2, 3초에 불과한 순간 장면이긴 하지만, 스파르타 여성에 대한 정통한 지식에 근거하여, 소품이 무겁더라도 아주 가벼운 것을 들어올리는 것처럼 의식적으로 연기하라는 주문을 하고 치밀히 계산해서 저렇게 찍었다)의 가능성 두 가지겠죠. 어느 쪽인지는 보시는 분들이 판단하실 일. 그러나 어느 쪽이라도 상관없습니다. 바로 위의 제 덧글 마지막 단락을 참고해 주세요.
  • capcold 2007/08/15 09:18 # 답글

    !@#... 사실 해답은 가까운 곳에 있습니다.
    1) 태어나서부터 조낸 굴리다보니 이른 노화가...
    2) 옷 입으면 근육이 아까워서
    3) 왕이 사실은 막 청소년기를 벗어난겁니다 (1. 참조)
    4) 지구온난화
    5) 줄기세포 클론
    6) 피자를 배달시켜 먹습...
    7) 에피는 방패를 일정 높이까지 못들어올리는거죠. 안습관절
    8) 조로한 레오니다스를 보고 쇼크사(3. 참조)
    9) 저녁밥은 지옥에서 먹습니다
    10) 그 유명한, 오리보트
    11) 그 복근이라면 어떤 짱돌이라도 능히...
    12) 그 유명한, '4차원의 벽'인겁니다
    13) 그보다 고기벽이면 더욱 쉽게 무너질...
    14) 방패에 미리 홈이 뚫려있는겁니다. 화살 캐쳐!
    15) 민감한 사춘기 청소년 코끼리
    16) 카메라 안잡을 때, 이병들이 조낸 닦는겁니다
    17) 각도의 마법(이건 진짜)
    18) 중간에 좀 이긴다고 진짜로 페르시아군을 뒤집을 수 있다고 자뻑모드. 2000년대 네티즌 마냥...
    19) 자뻑에 필요한 것은 거창한 명분 (18. 참조)
    20) 페르시아왕은 관대하니까요
    21) 아들을 다른 의미에서 사랑...(위험위험)
    22) 가장 이성적인 사람은 관대한 god-king이에염
    23) 탈영...
    24) 저녁밥 시간이라서요. 지옥 레스토랑 대성황.
    25) 관대하니까요
    26) 마누라가 곧 조국이자 고향. (애처가의 기본)
    27) 청소년을 막 벗어나서 아직 국법을 잘 이해를 못한다는...(3.참조)

    !@#... 믿으면 에피알데스.
  • deulpul 2007/08/15 15:36 # 답글

    하하하... 막 믿고 싶...

    금상: 4), 5), 8), 15), 21), 23)
    은상: 1), 10), 16), 24), 26)
    동상: 기타 다른 항목

    17)은 비슷한 장면이 서너 차례 나오는데, 자세히 보세요. 들고 다니는 긴 창으로는 저런 각도가 안나옵니다. 나만 그렇게 보이는 건가... 제길슨.
  • 스노우맨 2007/08/16 19:21 # 삭제 답글

    농담섞어 쓴 댓글에 그리 진지하게 반응하시면..:)
    (일부러 '착시현상' 같이 잘 알려진 개그도 좀 넣었습니다만..)
    저도 시간 좀 때울 겸 쓴 글인데요..;

    배가 난파당하는 건 실제로는 연안이 아니라 항해 중이었을 듯 합니다만(역사적 사실이었죠), 해안가 근처라도 수영 못 하는 육군들은 즐비했을 것이고, 당시 원정 규모가 수천 척 단위라 펼쳐진 규모가 꽤 넓었기에 해안에서 상당히 떨어진 배들이 많아서 카미카제 한 방 맞고 꽤 피해가 크게 될 수 있죠. 물론 전체 규모에 비하면 일부분이겠지요.. 게다가 수십 만(백만이라는 서술도 있지만)의 병력이 한정된 면적의 해안가에 상륙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라, 수십 일 정도가 걸려서 수송 물자와 병력이 하역되었겠죠..

    페르시아가 당시 문화의 중심이라서 페르시아어가 외교 시 공용어로 쓰였을 가능성이 크죠.

    페르시아 왕이 자기 앞으로 무기가 날아오는 상황을 겪어봤을 리가 없으니, 간단히 말해 얼어있었다는 표현을 할 수 있겠죠..


    오늘도 좀 시간을 때워야 했던 관계로 한 번 더 씁니다...:)
  • 시노조스 2007/08/17 02:30 # 답글

    300관련 글을 보면 전 계속 이 만화가 생각납니다.
    http://gall.dcinside.com/list.php?id=hit&no=4141
    ^-^; 슉슉..

    http://gall.dcinside.com/list.php?id=hit&no=4192
    이런 것도.... ^-^;

    전 300 재밌게 봤는걸요. 만화 원작인걸 진작에 알아서 크게 신경쓰지 않고 봤습니다.
    그리고 디워는 안 볼 생각이에요. 이유라면...좀 웃긴 이유일지 모르겠지만.
    전 고수는 중후하다고 생각하는데, 심형래씨는 말이 너무 많더군요. 그래서요. 하하. 그냥 나름 기준입니다. ^-^;
  • deulpul 2007/08/17 18:00 # 답글

    스노우맨: 제가 오바했네요, 하하-. 아니, 농담이라시면서 다시 진지하게 해설하시는 건 뭐, 뭐지... 여하튼 사람에 따라 영화에 대한 해석과 관용의 폭은 얼마든지 다를 수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좀 바쁘세요! 하하-.

    시노조스: 재미있게 봤습니다. 그... 그것도 중요한 이유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말 많아서 싫은 사람들은 정말 싫어요. (저도 많으면서...)
  • mooni 2007/10/27 01:53 # 삭제 답글

    300의 이야기 구성은 '춘향전'과 굉장히 유사합니다.
    몽룡이 춘향이를 보고 반해버린 때는 '단오(음력 5월5일)'에 그네 타는 모습을 보던 때였습니다.
    당연히 달이 초승달입니다.
    그런데 춘향이를 만날 때는 보름달이 뜹니다.

    장면을 위해 세세한 사항은 알고도 무시하는 기법입니다.
    ... 그걸 21세기에 쓰니 할 말이 굉장히 많아지니 문제입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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