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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04월 19일
![]() 청소년기의 특징을 일러 가로되 질풍노도의 시기라고 한다. 먼 나라 이야기다. 한국의 청소년은 0교시 하고 내신 관리하고 학원 다니느라 질풍노도할 겨를이 없다. 남들은 청소년기에 질풍노도하는데, 한국 청소년은 설핏 어른꼴을 갖추고 나서야 뒤늦게 질풍노도할 수 있다. 늦은 만큼 장점도 있다. 뒤늦은 질풍노도는 좀더 집단적이고 사회적이고 구조적인 성격을 띤다. 이 같은 질풍노도는 한국 정치와 사회에 언제나 중요한 변수로 작용해 왔다. 언젠가부터 거의 사라져 버리고 말았지만. 그 때는 편하게 운동하고 데모할 수 있었나? 그런 때 없다. 취직 걱정 안하고 데모할 수 있었나? 그런 때 없다. 도서관에서 고시 공부 하는 친구는 하나도 없고 모두 데모하러 나왔나? 그런 때 없다. 공권력이 보호하고 배려해주는 가운데 데모 할 수 있었나? 그런 때 없다. 시대와 상황에 따라 차이는 나지만, 얼개는 언제나 비슷하다. 사회 모순을 구조적인 것으로 인식하고 이에 저항하러 나서는 자아와, 그냥 모순 구조 안에서 자생력을 키워 살아남자는 자아 사이의 갈등이 그것이다. 이러한 갈등은 20살 안팎의 젊은이에게 시대와 관계 없이 언제나 강요되는 고민이라 할 수 있다. 사회 꼬라지가 어이없는 국면으로 치닫는 시기에, 전자가 우세하면 학생은 거리로 나온다. 후자가 우세하면 조용히 도서관에서 취직 공부나 하고 있는 것이다. 기성 사회는 당연히 젊은이를 후자로 길들이려 한다.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하여 젊은이의 각성과 그에 따른 행동을 묶어두어야 한다. 차세대를 이기적 인간으로 제조하는 것이 그 최선책이요, 의식은 있으되 행동이라는 요소를 탈거한 인간으로 제조하는 것이 그 차선책이다. 결과적으로 둘은 똑같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지금의 경쟁 만능 체제는 매우 효과적이다. 젊은 세대의 의식과 행동을 효과적으로 무장 해제시키고 있으며, 심지어 불평등과 착취의 이데올로기를 어이없게도 바로 그 희생자들에게 이식시키는 데 완벽히 성공하고 있다. 그러나 이것은 변수가 아니라 상수라 할 수 있다. 기득권을 가진 이들이 좌우하는 국가 사회는 대부분 모순과 왜곡의 형태를 갖게 마련이고, 그들은 이러한 구조를 유지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언제나 그래왔고, 그래서 이것은 고정값이다. 정작 중요한 변수는 사회의 희망이며 양심의 보루이며 행동하는 힘의 발전소이며 사회의 빛과 소금이어야 할 젊은이들이다. 이 변수의 모습에 따라, 사회는 기득권을 가진 이들이 기획하는 대로 어이없이 굴러갈 수도 있고 비록 험난하지만 제 모습을 찾아갈 수도 있다. 이 일이 편할 수는 없다. 이 일이 편했을 때도 없다. 개인의 차원에서 보면, 편하게 운동하고 데모할 수 있던 때는 한 번도 없었다. 80년 전도 그랬고, 40년 전도 그랬고, 20년 전도 그랬다. 지금만 유달리 그런 것은 아니다. 만일 이승만이 요즘 같은 때 장기집권 하려 했으면 아주 편하게 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4.19 혁명 48주년에. 사진: 4.19 혁명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