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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언젠가 당신은 영화 하나를 만드는 모든 과정이 끝나면 그로써 끝이라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뒤를 돌아 보지 않는다구요. 그게 사실입니까?
우디 앨런: 영화 제작이 일단 마무리되면 그걸 돌아볼 이유가 별로 없죠. 편집, 믹싱, 색 보정까지 이루어지면 그로써 끝입니다. 그 작품에 관한 어떤 것도 읽지 않으며, 생각조차 하지 않습니다. <빅키 크리스티나 바르셀로나(Vicky Cristina Barcelona)>는 아직 개봉되지 않았지만, 촬영이나 편집이 마무리되었기 때문에 나에게는 이미 끝난 영화입니다. 벌써 나는 다른 영화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그러니 뒤를 돌아볼 수도 없어요. 앞으로만 나가는 거죠. 영화 작업을 할 때는 그 작품에 모든 것을 쏟아붓지만, 일단 손을 떼면 나로서는 끝입니다. 내 첫 영화인 <돈을 갖고 튀어라(Take The Money And Run)>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영화를 만들 때,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습니다. 일단 영화가 내 손을 떠난 뒤, 35년 동안 한 장면도 되돌아보지 않았습니다. 그 영화를 만든 게 1965년인데, 내가 제작을 끝낸 그 날로부터 지금까지 한 장면도 보지 않았습니다. 손을 떠난 이상 끝입니다. 이게 내 방식이에요. 뒤를 돌아볼 이유가 없어요. 이미 발표한 영화를 더 낫게 뜯어고칠 수도 없잖아요? 더 잘 만들 수도 있었을걸 하면서 후회하고 속만 상하는 거죠. 그래서, 뒤를 돌아보는 대신 앞으로 나가려고 애씁니다. 개봉을 앞둔 <빅키...>도 이미 나를 떠난 영화고, 나는 새로 시작하는 작품 두엇에 더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기자: 옛날에 만든 작품을 보는 것은 낡은 앨범을 펼쳐보는 것처럼 당신의 과거 모습을 돌아보는 행복한 일일텐데, 이게 즐겁지 않다는 말씀인가요? 우디 앨런: 그건 즐거움이긴 하지만, 나 스스로가 그런 즐거움에 빠지지 않도록 노력합니다. 향수 어린 마음으로 과거의 자신을 돌아보는 일은 내게 별로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해요. 나는 과거를 추억하는 일을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예컨대 우리 집 벽에는 내가 함께 일했던 배우들과 찍은 사진이 하나도 없어요. 영화판 냄새 나는 비슷한 것조차 없죠. 당신이 뉴욕의 우리 집을 둘러본다면, 이 집이 영화와 관련한 일을 하는 사람의 집이라고는 도무지 생각할 수 없을 겁니다. 변호사나 뭐 그런 사람들이 사는 평범한 집처럼 보이죠. 나는 이런 원칙을 지키려고 노력하며, 그저 일할 따름입니다. 우리가 빠질 수 있는 함정은 도처에 널려 있는데, 자신이 한 일을 돌아보며 만족하는 것은 분명히 그 함정 중 하나입니다. 최근 개봉된 우디 앨런의 영화 <빅키 크리스티나 바르셀로나>와 관련하여 A.V. Club에 실린 인터뷰 중 일부다. 글을 쓰는 사람은 약간의 나르시시즘을 가지게 된다고 써놓은 적이 있었는데, 우디 앨런의 말을 듣자니 얼굴이 붉어진다. 이런 대가도 자신의 작품에 대한 자족에 빠지지 않도록 이처럼 경계하면서 앞으로만 달리지 않는가. 그러고 보니, 뒤로 돌아가 내가 한 일을 돌아보며 스스로 흡족해할 때가 있다면, 이는 대개 할 일이 없거나 한가할 때다. 끊임없이 뭔가 새로운 것을 창조하고 있다면 뒤로 돌아가 자족하며 nostalgic self-involvement를 할 겨를이 어디 있으랴. 하긴 그렇다. 자신이 이미 해 놓은 일에 대한 천착은 깊은 함정일 수 있겠다. 지나친 자만을 갖게 될지도 모르고 거꾸로 지나친 자기비하를 갖게 될지도 모른다. 어느 경우나, 달리는 사람에게는 별로 바람직하지 않은 결과다. 과거를 하나하나 돌아보며 추억하는 일은 늙은 다음에 할 일로 미루어 두어도 좋지 않을까 싶다. 뒤를 돌아보지 않고 현재에 최선을 다하며 앞으로만 달리는 우디 앨런이 지금도 쉼없이 작품을 쏟아내는 것은 우연이 아닌 것이다. 그는 여전히 젊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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