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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년 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부시가 다시 당선되었을 때, 마이클 무어는 실망스럽긴 하지만 긍정적인 면을 보자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앞으로 조지 W 부시는 더이상 대선에 나올 수 없습니다!" 그의 말대로 부시는 이번 선거에 나오지 못했습니다. 선거에 나오기는커녕, 되도록이면 눈에 띄지 않게 죽어 지내 왔습니다. 미국 대통령 선거가 내일로 다가왔습니다. 누가 이길지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지만, 100%인 가능성이 하나 있습니다. 부시는 이제 떠나리라는 것. 물론 백악관을 비우는 것은 내년 1월까지 기다려야 하겠습니다만, 대선이 끝나 새 주인이 정해지면 '미운 오리' 부시는 절름발이 정도가 아니라, 두 발 다 잘리고 털까지 뽑힌 신세가 되겠죠. 학교 서점에서 책을 사고 계산을 위해 차례를 기다리는데, 계산대 옆에 있는 민트가 눈에 띄었습니다. 입을 상큼하게 해 주는 작은 사탕이랄까... 알약 형태의 군것질거리입니다. '톡톡' 같은 것이라고 해야 하나... 그 내용물보다 양철 케이스의 포장 도안이 재미있습니다. 민트(mint)가 -ment와 비슷하다는 점에 착안해, impeachmint (탄핵, 원래는 impeachment)과 indictmint (기소나 징벌, 원래는 indictment)라는 제품 이름이 붙어 있고, '탄핵' 밑에는 '사상 최악의 대통령' 부시가 보따리를 메고 백악관을 떠나는 그림, '기소' 밑에는 딕 체니, 칼 로브 등이 족쇄를 차고 형무소에 수감되어 있는 그림이 그려져 있습니다. 이 제품은 '대책회의' 같은 데서 행사용으로 만들어 시위 현장에서 판매하는 게 아니라, 평상시에 가게에서 잘 팔리는 제품입니다. 이번 선거 때문에 나온 게 아니라 몇 해 전부터 잘 팔렸습니다. 다시 말해, 부시 탄핵 시키고 체니 감방에 처넣자는 메시지가 몇 해 전부터 공공연히 나돌았다는 말이 되겠죠. 그래도 이 제품 만드는 회사가 세무조사 받았다거나 회사 관계자가 명예훼손으로 고소당했다거나 하는 소식은 들어보지 못했습니다. 하긴 월마트나 월그린 같은 대중 소매점에서 팔린 건 아니고, 학교 공동체 안에 있는 가게에서는 쉽게 구할 수 있었습니다. 제가 있는 곳이 미국 도시 치고는 지나치게 살기 좋은 곳인 탓도 있습니다. 정치적 성향으로 보아서 말이죠. ![]() 뚜껑을 열면 위처럼 작은 캔디가 들어 있습니다. 제가 몇 개씩 집어먹었기 때문에, 양쪽 다 원래보다 약간 숫자가 적습니다. 오른쪽의 indictmints는 강력한 박하 맛이 납니다. 코가 금방 싸아-해지다가 뻥 뚫릴 정도입니다. 이름값을 한다고 하겠습니다. 반면 왼쪽의 impeachmints는 글자 그대로 복숭아맛이 섞인 때문인지 그다지 강력하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탄핵 하겠습니까? 대신 덜 자극적이어서 빨리 없어집니다. 돈과 비지니스가 움직이는 것을 보면 세상의 흐름을 알 수 있는 경우가 많죠. 개개인이 경제성에 따라 합리적으로 움직인 결과 어떤 추세가 만들어지니까요. 미국 수도 워싱턴의 레이건 공항 로비에는 미국 정치 관련 기념품을 파는 매장이 있습니다. 이 가게는 선거철인 지금이 대목입니다. 매케인, 오바마, 페일린 같은 후보자의 자서전, 인형, 지지 배지, 배너, 티셔츠, 모자 같은 물품이 잘 팔린다고 합니다. 가게 주인장에 따르면, 오바마 관련 상품이 매케인 상품보다 훨씬 많이 나간다고 하네요. (출처: 잊었음. 다시 찾다가 포기.) 저희 아파트에는 불온 삐라가 한 장 더 왔습니다. 역시 오바마를 음해하는 삐라인데, 조뭔제만큼이나 같잖아서 구겨서 휴지통에 던져 버렸습니다. 정치적으로 올바른 태도를 유지하기 위해 첨언하자면, 오바마 쪽에서도 뭔가가 한번 왔습니다. 뭔가가 뭔가? 매케인을 음해하는 흑색 선전도 아니고 오바마를 지지해 달라는 호소도 아니고, 그저 '투표에 참가하십오'라는 전단지였습니다. 흑색 선전을 목적으로 한 매케인 진영의 전단지는 삐라라고 하기에 아무런 거리낌이 없지만, 투표 독려하는 전단지를 삐라라고 하기는 좀 그렇지 않습니까? 부모와 떨어진 청소년기의 오바마를 잘 맡아서 키워 준 하와이의 외할머니가 선거를 코 앞에 두고 사망했습니다. 오바마의 매너와 세상을 보는 시각에 큰(substantial) 영향을 미쳤다고 오바마 자신이 고백했던 바로 그 외할머니입니다. 외손자가 똑똑하게 자라 주어서 무척 자랑스러웠을텐데, 결국 선거 결과는 보지 못하시는군요. 생각해 보면, 오바마가 등장한 것도 그리 오래 전의 일이 아닙니다. 1년 전만 해도, 줄곧 정치에 관심을 가져 오지 않은 미국인이라면 오바마 이름도 모르는 사람이 많았습니다. '오사마 빈 라덴과 이름이 비슷한' 민주당 경선 예비 후보로 알려졌을 정도입니다. 그 1년여 기간에 오바마는 자신이 평생 살아 오고 닦아 온 것을 다 보여주었습니다. 그것으로 지지를 늘려 왔습니다. 오바마가 선거 운동을 하는 과정에서 과거의 더럽고 추잡한 꼴만 감자 뿌리 달려 나오듯 줄줄이 드러났더라면, 혹은 철학이고 비전이고 나발이고 오로지 돈! 돈! 돈! 만 외치는 저질 삼류 정치인 같은 꼴만 보여주었더라면 지금과 같은 자리에는 서지 못했을 겁니다. 이 곳에서 미국 선거 이야기도 이제 이 impeachmints와 indictmints를 끝으로 접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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