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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일주년 기념 포스팅입니다.
1년 전, 전국민을 상대로 하여, 품질이 기준 이하인 정치인을 팔아먹어 나라를 고통에 빠뜨리는 데 기여한 뒤 잠적한 이영민을 공개 수배합니다. 이미 널리 알려진대로, 이영민은 1년 전, 제17대 대통령 선거를 보름 앞둔 12월2일 저녁에 이명박을 지지하는 방송 연설원으로 텔레비전에 등장했습니다. 17분 동안 계속된 연설에서 이씨는 실감나는 구질구질한 연기, 원인과 결과를 헷갈리는 무개념 논리, 누구를 탓해야 하는지도 누가 자신의 적인지도 모르는 천진난만한 사고, 특이한 경상도 사투리 등으로 큰 화제를 몰고 왔습니다. 이씨는 스스로를 '청년 백수'라 칭하며, 당시 노무현 정부를 나라를 말아먹은 세력으로 규정하고, 이명박이 '부지런하고 정직한 사람이 잘 살며 중산층이 두터운 나라'를 만들 것이라고 광고하였습니다. "진짜로 살려주이소"로 시작해서 "제발 좀 살려주이소"로 끝낸 이씨의 연설은, 젊은 세대의 고용 불안 상황을 자극해 득표에 활용하려는 이명박측의 선거 전략에 따라 기획된 것으로 보였습니다. 당시 30세이던 이씨는 이런 전략에 잘 맞는 모델이었을 겁니다. 광범위한 청년 실업자의 생생한 곤경을 들어 노무현 정권 공격에 활용하려면 나름 산전수전 다 겪은 청년이어야 하니, 20대 초중반은 좀 약하겠죠. 30대 중반은 청년이라긴 좀 그렇습니다. 문제는 30세 전후의 청년 백수가 겪는 어려움을 말하자면 대개 IMF와 직접 연결된다는 것이었습니다. 이씨의 경우도, 그의 말만 따르자면 모든 문제는 IMF에서 시작되는 꼴이 됩니다. 이야기가 IMF로 가면 이명박이나 한나라당쪽으로서는 자해하는 꼴이나 마찬가지죠. 그래서, 이씨의 연설이 보여주듯, 모든 곤란은 IMF에서 출발하면서도 계속 "나라를 말아먹은 현 정부"라는 식으로 본말을 휘휘 뒤섞으며 감정을 자극하게 됩니다. 자, 그럼 1년 만에 다시 감상해 봅니다. 저는 밥을 먹고 나서 본 탓에 아주 괴로웠습니다. 이영민 선거 연설 동영상 연설 중 몇 부분을 옮겨 옵니다: "가만히 있다가는 숨통이 터져 죽을 것 같아서, 쪽팔리는 것을 무릅쓰고 나왔다." "이번에 정권도 바꾸고 대통령도 바꿔서 나 같은 백수들 좀 살려달라." "밥 한 끼 못 먹고 나왔다. (가슴을 가리키며) 여기가 꽉 막힌 것 같아서 뭘 제대로 못 먹겠다." "(노무현이 대통령이 된 뒤) 없는 사람 숨통이 터졌나? 세상이 확 뒤집어졌나? '젠장' 이런 소리밖에 안 나온다." "(노무현을 찍은) 저희 어머니 같은 분들 덕분에 대통령 하신 그 분, 그 분이랑 같이 나라 살림 말아먹은 분들, 귀 씻고 들어 보라." "비정규직은 파리 목숨이더라. 나 금방 잘렸다." "지난 번 대선 때 젊은 사람들 몰표로 대통령 되신 그 분께, 그 분이랑 나라 살림 다 말아먹고 나 같은 청년 백수만 백만 명이나 만들어 내신 여권 후보께 물어보고 싶다. 일자리 하나에 목숨 거는 청년 백수들 심정 알기는 아는가." "지난 10년 동안 누구는 돈을, 누구는 가정을 잃어버렸다고 하더라. 그런데 나는 자존심을 잃어버렸다." "우리의 10년은 날고 싶은 새의 날개를 확 꺾어버린 잔인한 시간이었다." "사람답게 살려면 일자리가 필요하다." "이번 선거에서 저는 비정규직의 설움, 청년 백수의 불안을 누구보다 잘 아는 사람, 청년 백수들에게 일자리를 만들어 줄 수 있는 사람에게 내 소중한 한 표를 줄 생각이다." "부지런하고 정직한 사람이 잘 사는 나라, 일자리 넘치고 중산층이 두터운 나라를 약속한 이명박 후보, 전 당신의 약속을 믿습니다." 감상: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핳 이씨의 연설을 일 년 뒤 다시 듣고 보니, 이명박 진영은 좋게 말하면 대중을 장악하는 데 매우 성공적이었으며, 나쁘게 말하면 사기를 참 잘 쳤다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사기를 치면서도 대중을 장악할 수 있었던 데에는 기존 정권의 허물도 큰 역할을 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아무리 그래도, IMF로 벌어진 일을 놓고 "나라 살림 말아먹은 현 정부"라고 하면 정말 병맛이죠. 그의 근황이 궁금한 이유는? 어쨌든 보수가 뭔지도 모르면서 그저 보수만 붙잡고 사는 망녕든 노인네도 아니고 세상 물정 모르는 철딱서니 없는 코흘리개도 아닌 서른 살 청년 이영민의 부조리한 연설은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사건이 벌어진 지 이제 일주년입니다. 사건본부 26시에서는 사건을 일으키고 잠적한 이영민을 공개 수배합니다. 수배에 앞서 몇 가지 사항을 정리합니다. 왜 이영민을 찾아야 하는가. 그는 자연인이 아닌가. 그도 프라이버시가 있지 않은가. 이영민이 대선 과정에서 공중파 텔레비전에 나와 17분 동안 연설하면서 특정 후보를 지지하지 않았다면 그렇습니다. 이씨는 자기 연설에서 개인 사정을 거론하며 정부와 여당 후보를 공격하고 이명박을 세일즈했습니다. 이씨의 연설은 처음부터 끝까지 이씨 개인의 신상에 대한 이야기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이씨가 개인사로 꽉 찬 연설문을 읽는 순간, 이씨 개인의 삶은 대통령 선거라는 엄청난 이슈와 맞물리며 공공 영역에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개인 이영민은 사적인 인간 이영민이지만, 청년 백수 이영민은 시대의 표상입니다. 이것은 그 스스로가 "쪽팔림을 무릅쓰고" 선택한 겁니다. 이씨는 개인의 삶을 한국 상황과 공개적으로 연결시키면서 청년 백수의 대표를 자임했고(연설에서 자신이 청년 백수를 대변하는 듯한 언급이 자주 나옵니다), 따라서 정권이 달라지면서 청년 백수의 대표가 어떤 삶을 살게 됐는지는 매우 중요한 사회적 관심사가 됩니다. 오해하시면 안 됩니다. 우리는 이씨의 친구 관계, 이씨의 여자 관계, 이씨의 체력, 이씨의 정력, 이씨의 신체 사이즈, 이씨의 단골 술집, 이씨의 주량, 이씨 가족의 신상 따위에는 관심이 없습니다. 이것은 이씨의 프라이버시 영역입니다. 이씨는 연설에서 여자 친구도 이야기했고 친구들도 이야기했지만, 그냥 넘어가기로 하죠. 이영민을 수배하는 우리가 궁금한 것은 딱 두 가지입니다: 1) 그는 지금 무엇을 하는가? 2) 그는 지금 이명박을 어떻게 생각하는가? 그가 지금 무엇을 하는가가 왜 중요한가? 그는 청년 백수의 고통을 절절히 호소하며, 이를 해결해 줄 이명박을 지지한다고 공언했습니다. 이것이 그의 연설에 나타난, 그가 이명박을 지지하는 이유였습니다. 그의 믿음대로라면 수많은 청년 백수들이 "가슴이 콱 막히는" 고통에서 벗어나 "사람다운 생활"을 하고 있어야 하거나 그 싹이라도 보여야 할 것입니다. 물론 이씨 자신도 그렇고요. 그가 지금 이명박을 어떻게 생각하는가? 이거 정말 궁금합니다. 여전히 이명박이 부지런하고 정직한 사람이 잘 사는 나라를 만든다고 생각하는지? 여전히 청년 백수에게 사람 답게 사는 일자리를 쑥쑥 뽑아내 준다고 생각하는지? 1년 동안 많은 사람이 이영민의 행적을 궁금하게 생각해 왔습니다. 이러한 궁금증은 대선 결과가 나온 직후부터 등장했습니다. 예컨대 네이버 지식인에 "청년 백수 이영민은 지금 뭐 하나요?"라는 질문이 나온 적도 있고, "보고 싶은 두 분"이라는 블로그 포스팅도 있습니다. "그는 과연 지금 무엇을 하고 있을까" 하고 묻기도 하고, "갑자기 너무너무 보고 싶네요" 하고 호소하기도 합니다. 언론의 관련 기사 덧글에서도 이영민의 근황을 궁금해 하는 의견을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대선 과정에서 개인의 삶을 들어 특정 후보를 비난하고 특정 후보를 지지한 이씨가, 자신이 지지한 후보가 당선된 뒤 어떤 행적을 갖는지는 당연한 시민적 관심사라고 할 수 있습니다. 대선 1년 시점에서 '욕쟁이 할머니' 기사가 나오는 것도 마찬가지 맥락입니다. 욕쟁이는 나오는데 왜 청년 백수는 잠적해 있습니까? 대선 과정에서의 역할이나 의도한 임팩트로 보면 욕쟁이보다 청년 백수가 훨씬 더 중요하지 않습니까? 지금까지 나온 소문과 사실 현재까지 밝혀지거나 소문에 나도는 이영민의 행적은 아래와 같습니다. 1. 우선 참고 자료로, 대선 연설 방송 직후 한나라당쪽과 한 인터뷰입니다. 방송과는 전혀 다른, 머리를 빳빳이 세운 경악스런 사진이 나온 바로 그 인터뷰입니다. 여기서 그는 "MB를 언제부터 지지하게 되었을까?"라는 질문에 다음과 같이 답하죠: "내가 어려워지면서 '경제' 문제가 크게 다가오더라구요. 그 때부터 MB를 지지하게 됐습니다. 저에게 와닿는 정책을 많이 말씀하시더라구요. 지난 10년 동안 정말 너무 어려웠잖아요. 정권을 바꿔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2. 이영민에 대해 가장 널리 떠돈 소문은 '대선 직후 조무슨 신문 기자로 들어갔다'는 것이었습니다. 예컨대, 청년 백수 이영민, 드디어 백수 탈출. 어디에? 청년 백수 이영민, OO일보 기자 되다 이 소식들은 모두 아고라에 실린 한 제보를 펌해 옮긴 것인데, 아고라의 원문은 현재 자삭한 것으로 나타납니다. 어쨌든 이런 글 때문에 많은 분이 "이영민씨 조중동에 입사했던데"라고 생각하거나(덧글), "이영민도 OO일보 수습기자인데 우리도 취직시켜 주이소"라고 주장하게 됩니다. 이러한 설이 나온 것은, 조무슨 신문에 '이영민 기자'가 실제로 있기 때문인 것으로 생각됩니다. 같은 이름의 기자가 있을 뿐만 아니라, 해당 신문에서 기자명으로 검색을 하면 이 기자는 희한하게도 17대 대선 직후부터 기명 기사가 나오기 시작합니다(링크는 달지 않습니다). 게다가 저 아고라 글에서는 "현직 기자에게 자문을 구해 사실 확인했음"이라고 되어, 마치 내부 소식통을 통해 확인한 사실인양 말하고 있어서 더욱 그런 소문을 부추긴 듯 합니다. 한편, 이런 소식의 댓글 중에는 '이영민 기자'가 서울대 출신이라는 제보가 있습니다. 여기서 제시한 링크는 깨졌으나, 검색을 통해 찾아보니 다음과 같은 사이트가 나왔습니다. 서울대 열린게시판: OO일보 채용설명회 여기에 따르면, 이영민 기자는 '서울대 국문학/정치학 97학번'으로 되어 있습니다. '청년 백수 이영민'과는 다른 사람일 가능성이 높다는 말입니다. 97학면이면 두 이영민의 나이가 아주 비슷하다는 말인데, 우연의 일치겠죠. (97학번 이영민 기자의 글이 왜 이제 나오느냐는 여전히 좀 의문.) 3. 이런 확인되지 않은 소식 말고, 대선 이후 이영민의 행적에 대해 언급한 신뢰할 만한 자료는 딱 하나 있습니다. <경향신문>에서 발행하는 주간지 <뉴스메이커> 2008년 4월15일자에 실린 "청년 실업자 이영민씨 근황은?" 이라는 기사입니다. 여기에는 "오늘의 하이라이트인 이영민씨 근황. 기자의 요청으로 어렵게 이씨와 통화한 한나라당 관계자는 “(이영민씨는) 찬조연설 할 때도 많이 망설이며 하지 않으려 했는데, 아직도 불편한 것이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이씨가 (네티즌이 궁금해하는) 취업 여부 등 자신의 신상과 관련해 ‘노출하고 싶지 않다’는 의사를 분명히 했다”고 덧붙였다." 라고 되어 있습니다. 여기에서 알 수 있는 사실은 1) 이영민은 완전히 잠적한 것은 아니다. 2) 한나라당(아마도 홍보 관련 부서)과 연락이 된다. 3) 자신의 신상을 노출하기를 꺼린다. 정도가 됩니다. 그런데 이 기사는 지난 4월 총선 때 나온 것입니다. 기사가 나온 이유는, 한나라당이 "한나라당 찍어서 취업하자"는 인터넷 배너 캠페인을 벌인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런 기사 말미에 이영민 이야기가 잠깐 나왔습니다. 한나라당 관계자는 기자의 요청에 따라 "어렵게 이씨와 통화"를 합니다. 저는 이런 사정으로 보아, 4) 이영민은 어딘가에 취직을 했다. 라고 생각합니다. 12월에 이명박을 찍자고 했던 이영민이 여전히 실업자라면, 4월에 벌이는 '한나라당 찍어 취업하자'는 캠페인 소개 자리에서 한나라당 관계자는 이영민의 이자도 안 나오게 기를 썼을 겁니다. 다음으로, 이 기사가 인터넷 배너에 대한 것이고 디자인을 꽤 상세히 거론하고 있다는 점을 주목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영민이 자기 전공이 디자인이라고 말했다는 점도 떠오릅니다. 따라서 우리는, 5) 이영민은 디자인과 관련한 어떤 회사에 취직을 했다. 라는 추정을 할 수 있고, 6) 이 회사는 한나라당의 총선 인터넷 배너 광고와 관련이 있다 라는 추정도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4)~6)은 순전히 기사와 정황에 근거한 저의 추측입니다. 아미 이 기사를 쓴 정용인 기자는 내용을 좀 알겠죠. 또 한 가지 불현듯 드는 생각이 있습니다. 4) 어딘가에 취직을 했다와 3) 신상을 노출하기를 꺼린다가 연결되어, '음지에서 일하며 양지를 지향하는' 곳 같은 데 들어갔나 싶은 거죠. 뭐, 일은 힘들어도 안정된 직장이긴 하겠습니다만. 어쨌든 이영민은 오리무중입니다. 흐릿한 사진 한 장만 있으면 다음날 이름, 전화번호, 주소까지 다 파악되는 흥신월드의 세상인데도, 1년 동안 소식 한 자락 새어 나오지 않았습니다. 본인이 철저히 숨는 것은 물론이고 주변 사람도 그를 꼭꼭 숨겨주고 있는 모양입니다. 본인은 자기 신상을 노출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지만, "1백만 청년 백수들이 취업할 수 있도록 이명박을 찍는다(실은 찍자)"라고 해 놓고, 그 결과 세상은 거꾸로 가고 있는데 혼자 숨어 있는 것은 비겁하죠. 그래서 이영민을 공개 수배합니다. 위에도 썼지만, 수배 내용은 1) 뭘 하지? 2) 무슨 생각을 하지? 입니다. 물론 자수도 받습니다. (쓰고 나서 검색해 보니 일찌감치 수배하신 분이 있군요.) [덧붙임] 메일에 이오공감에 들어갔다는 소식이 왔고, 공감에 글은 없군요. '부적절한 글이라는 신고'를 받아 자동 삭제되었다는 제보가 있었습니다. '내려주세요'라는 글로 트랙백을 하신 매듭(Unsolved)님이 신고했다고 스스로 말씀하셨고, "내려주시면 안 될까요"라는 댓글을 다신 jackdawson님도 있는 것으로 보아, 몇몇 분이 위 내용이 '부적절한 글'이라는 생각을 하신 모양입니다. 이오공감의 추천/신고 시스템에 대해서는 나중에 따로 정리해 보겠습니다. 저는 이 글이 부적절하다고 생각하거나 신고하신 분들의 생각이 궁금한데, 고맙게도 Unsolved님은 트랙백으로, jackdowson님은 트랙백은 하지 않았지만 관련한 글로 자기 생각을 밝혀 주셨습니다. 우선, 여전히 이명박을 지지하는 분들, 너희하고는 이 자리에 이야기가 안 되니 그낭 지나가지? 댓글로 찍소리 한마디 하고 지나가는 것까지는 봐 준다. 위 글은 이영민이라는 한 사람을 인신공격하기 위한 글이 아닙니다. 그 부분을 본문에 여러 차례 밝혀 놓았는데, 결국 그렇게 보고 마는 분들이 있네요. 이씨를 인신공격한다는 것은 예컨대 그가 스스로 밝힌 소소한 개인적 사정을 물고 늘어지며 얼마나 찌질하고 병맛인가를 씹는 것이죠. 이 글은 전혀 그런 목적을 갖고 있지 않습니다. 이 글의 관심 대상은 그가 특정한 목적을 위해 개인의 삶을 공공에 노출시킨 정치 행위와, 그런 노출이 가지는 사회성, 정치성만입니다. 이런 맥락에서, 저는 본문에서 현재 이씨가 어떤 일을 하고 있는가와 그가 현 정부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가라는 단 두 질문만을 던졌습니다. 모두 짐작하듯이, 이 글의 관심은 결국 이영민이 아니라 이명박입니다. 그래서 '이영민을 까려 한다'라고 읽은 매듭님은, "얼큰히 취해서" 급하게 읽은 탓이라고 하더라도, 영 주소를 잘못 찾아 읽으신 것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누굴 지지했다고, 몰랐다고 해서, 이 볍진들 이러면서 도마 위에 올려놓고, 특정 개인에 대한 증오를 뿜어내고 하는 행동"은, 매듭님은 그랬을지 몰라도 이 글의 방향은 아닙니다. 사실 이씨에 대해 쓰면서 자주 생각난 말이 있습니다. '국개'입니다. 매듭님의 글을 인용한 부분은 이른바 '국개론'의 주요 내용입니다. 저는 국개론이라는 주장을 빌어 일반 유권자를 폄하하는 게 부당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씨 관련해서 그 말이 자주 떠올랐어도 절대 쓰지 않았습니다. 이건 언제 제대로 풀어보려구요. (공수표만 날리는군...) 매듭님이나 jackdawson님이 불편하게 생각한 이유의 핵심은 '특정인을 찾아서 까려 한다'는 것으로 읽힙니다. 그래서, 이 글이 '개똥녀'를 찾아서 이지메를 하려는 것과 비슷한 톤으로 읽힌 모양입니다. '흥신월드' 같은 말을 써서 그렇게 읽혔을까요. 조금만 생각해 보면 이영민과 개똥녀 등의 사례는 전혀 다른 것임을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또 jackdawson님은 이명박 정부가 촛불 시위 주동자들을 끝까지 추적해 찾아내겠다는 것과 유사한 것처럼 비교하셨는데, 이런 비교가 얼마나 어이없는 것인지는 조금만 생각해 보면 쉽게 알 수 있습니다. 밥을 숟갈에 퍼서 떠먹여주고 싶은 생각까지는 없고, 당연한 걸 말하면 입만 아프니 그냥 넘어갑니다. 다시 말하지만, 이영민은 스스로 청년 백수를 대변하거나 상징하는 듯한 위치에 나서서 그 같은 발언을 했고, 이명박 진영과 한나라당은 이영민을 그렇게 써 먹었으며, 따라서 그가 지지한 대통령이 당선된 뒤 그가 어떤 일을 하고 있나는 아주 중요한 공공의 관심(public interest) 대상입니다. 재미있는 점은, 트랙백이나 관련글을 쓰신 두 분 모두 이영민 연설을 비판적으로 봤다는 사실입니다. 매듭님은 솔직히 말해 "이 병신은 뭐야, 모르는 건 죄다"라고 생각했다고 합니다. jackdawson님은 "연설을 듣고 뒤집어지는 줄 알았다, 0.0000001%의 감흥도 다가오지 않았다"라고 합니다. 그런 두 사람이 이영민의 현재를 검토하자는 데 반대합니다. 제가 보기에 이것은 대표적인 감성적 태도이며, 바로 정부 여당이 바라는 모습이라고까지 생각합니다. 왜 이영민이라는 인간이 등장했나, 왜 이명박 진영은 그를 활용했나, 왜 여당은 그를 숨기고 싶어 할까(라고 생각합니다만)는 생각해 보지 않습니다. 그저 잠깐 흥분하고 그 다음 잊습니다. 아니면 잊자고 합니다. 이명박은 경건하게 자기 일 하죠. 이영민의 현재가 제대로 알려져야, "조뭐일보 기자더라, 보수 정권 하는 짓이 다 그따위지" 같은, 근거 없는 판단이나 억측을 잠재울 수 있다는 점도 중요합니다. 유언비어 돌아다니는 것 좋아하시는 분 있습니까? 비판도 제대로 된 근거를 가지고 해야 설득력이 있는 법 아니겠습니까? 이 글에서 조뭐일보 기자 부분을 자세히 찾아 쓴 것은 그 때문입니다. 글의 맥락을 이해하지 않거나 못하고, 그래서 그저 개인을 까려는 것으로 '오해'한다는 사실보다 저를 더욱 놀랍게 하는 게 있습니다. 자기 의견을 밝힌 두 사람 중 한 사람은 트랙백한 글의 제목을 '내려주세요'라고 했고 다른 사람은 덧글에서 "짜증나는군요. 내려주시면 안 될까요"라고 했습니다. 자기 생각과 다르다고 해서, 자기가 보기에 잘못되었다고 해서, 짜증이 난다고 해서 글을 내리라는 발상은 대체 어떻게 하면 가질 수 있게 되는지 정말 궁금합니다. 이것은 개인이 어떤 정치적 의견을 가졌는지, 이명박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따위보다 훨씬 중요한 문제입니다. 민주주의적 기본 소양의 문제라고 봅니다. 입으로 이명박을 씹고 있는 것만으로 저절로 민주 시민이 되는 건 아니죠. 어디 밸리로 보내는 일 드문데, 입을 막으려는 시도가 있어, 뉴스 밸리로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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