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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알려진 대로, 지난 2월10일 미국 통신위성 이리듐 중 하나가 폐기된 러시아 인공위성과 충돌했다. 본격적인 우주 충돌로는 처음이라는데, 충돌 자체도 문제지만 그 결과 발생한 잔해로 인해 크고작은 2차 충돌이 일어날까가 염려된다고 한다. 두 위성이 맞부딪친 결과, 식별할 수 있는 잔해만도 500~600개나 발생했으며, 이들은 두 개의 뭉치로 나뉘어 다시 지구 상공을 떠돌게 된다고 한다.
우주에 문외한인 나로서는 이번 충돌보다 더 놀라운 사실이 있다. 바로, 우리 머리 위에서 무려 1만2천 여 물체가 항상 떠돌고 있다는 점이다. 이 숫자는 보도에 따라 1만8천까지 올라간다. 미 국방부 대변인은 "미국 국방부가 우주에 있는 물체 1만8천 개의 운동을 모두 추적하고 예측하기란 불가능하다"고 말하고 있다. 이런 숫자가 어느 정도인지를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자료가 있다. 아래 이미지는 이번 위성 충돌 사건을 시뮬레이션한 영상에서 따온 것이다. 영상은 지상/해양/우주의 이미지 분석 소프트웨어를 제공하는 AGI(Analytical Graphics, Inc.)에서 제작했다. (동영상 화면은 아일턴님으로부터 가져왔다. AGI의 위 링크에서는 압축 파일로 된 동영상을 다운 받을 수 있다. ) ![]() 이 1분짜리 분석 영상은 두 위성의 진행 과정, 충돌 상황, 그 뒤에 발생한 잔해의 궤적을 유추하여 보여준다. 잔해 예측은 두 가지 모델에 따라 두 가지 동영상으로 제작되었다. 이 분석 영상의 끝에 가면, 현재 지구 상공에 존재하는 다른 물체들을 함께 보여주는 장면이 나오는데, 그림에서 녹색으로 표현된 것이다. 이번 충돌로 발생한 잔해는 붉은 색으로 묘사되어 있다. 지구 상공의 모습을 상상력을 동원하여 좀더 실감나게 묘사한 이미지도 있다. 유럽우주국(European Space Agency)에서 제공한 컴퓨터 그래픽이다. 이 이미지에서는 지구를 선회하는 1만2천 개의 위성을 좀더 위성 같은 모습으로 그렸다. 역시, 그 결과는 지구 주변을 빽빽하게 채우고 있는 위성군이다. ![]() 물론 실제 위성의 크기는 이보다 훨씬 작을 테지만, 어쨌든 이렇게 많은 위성들이 밤이나 낮이나 열심히 돌고 있다는 것을 깨닫는 일은 경이롭다. 영화 [캐스트어웨이]에서, 고독한 톰 행크스는 배구공에 인성(人性)을 부여한 뒤 친구로 삼는다. 비록 인간이 만든 물체지만, 이렇게 많은 친구들이 바로 우리의 머리 위에 빽빽히 존재한다는 사실은, 우주의 고독한 별 지구에 사는 사람들에게 작은 위안이 될지도 모른다. 황지우는 시집 [어느 날 나는 흐린 酒店에 앉아 있을 거다]의 서문에서 "이 세상에 인간으로 나와 생을 누리고 있다는 것에, 다시 한번 어지러움과 경이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 출판사가 있는 홍대 거리를 걷다가 대낮에도 머리 위에 돌고 있을 별자리를 생각했다"라고 썼다. 이제 거리를 걷다가 하늘을 올려다 보면, 아득하게 떨어져 있는 별보다는, 바로 머리 위에서 대낮에도 어지러이 돌고 있을 위성들을 생각하게 될 것 같다. 이리듐 위성에 대한 간략한 소개는 이 곳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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