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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저녀 단상 3 : 루저론
by 민노씨.네 일년이 다 된 글인데 새삼.. by 물리학 흠냐, 울 마눌은 백설공.. by 뒤돌아 보지 않는다, 후.. 검찰과 기자, 국민 세금.. by 자그니의 시크릿 스크립팅.. 전국국어대회 '4대강' 토.. by Green Monkey Blog** 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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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민주화 운동이 일어난 것은 1980년이다. 그 뒤 몇 년 동안, 80년 광주는 입에 올리는 것조차 금지되고 금기시되었다. 80년 광주가 명예를 회복한 것은 1988년 광주청문회를 거치며, 폭도의 내란이라는 허울을 벗고 민주화 운동으로 재규정되면서부터였다.
광주가 제대로 된 평가를 받을 때까지 광주 문제를 대표한 구호는 '진상 규명, 명예 회복, 책임자 처벌'로 요약된다. 총칼로 뒤덮었던 진실을 제대로 밝히고, 관련자들의 명예를 되찾아 주며, 발포 명령자 등 책임자들을 처벌하라는 요구였다. 그 출발은 물론 진상 규명이었다. 진상이 규명되면 책임자가 나온다. 거꾸로, 책임자를 감추려면 기필코 진상을 덮어버려야 한다. 진상 규명 - 명예 회복 - 책임자 처벌. 이 트리플 구호의 본질은 매우 원시적이다. 이 구호들은, 분명 어떤 일이 벌어졌는데도 대체 무슨 일이 어떻게 벌어졌는지 제대로 밝혀지지 않고, 관련자가 일방적으로 왜곡 선전되어 있으며, 그 일에 책임 있는 사람이 처벌 받지 않는 상황을 반영한다. 한 마디로 상식이 통하는 문명 사회에서는 등장할 수 없는 요구요, 외침이다. 제대로 된 사회라면, 어떤 사건이든 철저히 조사해서 벌을 줄 사람은 벌을 주고 고칠 것은 고치며 앞으로의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 진-명-책은 이런 상식이 통용되지 않는 반문명 사회를 반영하는 원시적 요구다. 불행하게도, 2009년 한국에서 진상 규명, 명예 회복,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새로이 울려 퍼지고, 사회는 원시를 넘어 동물의 세계로 되돌아가고 있다. 꼭꼭 감추는 용산 참사 수사 기록 용산 참사를 수사한 검찰은 지난 2월9일 수사를 마무리하면서, 진압 당사자인 공권력에는 전혀 책임을 묻지 않고 오히려 농성자 20명을 용역업체 직원 7명과 함께 기소해 거센 비난을 샀다. 참사의 모든 책임을 농성자에게 돌린 셈이다. 경찰은 단 한 명도 법적 책임을 묻지 않았다. 김석기가 경찰청장 내정자에서 물러나는 게 다였다. 이 사건 수사본부장인 정병두 서울중앙지검 1차장검사는 수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경찰의 진압 작전은 정당한 공무집행이며, 김석기 경찰청장 내정자 등 경찰 간부들도 형사 처벌할 근거가 없다"고 말했다. 근거가 있는지 없는지는 조사를 해봐야 안다. 검찰은 이들을 조사하며, 수사 과정에서 1만여 쪽의 수사 기록을 작성했다. 그러나 그 중 3분의 1에 해당하는 3천여 쪽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정부에 불리하고 희생자나 철거민측에 유리한 증거를 감추고 있다는 의심을 자초하면서도 말이다. 법원의 제출 명령에도 막무가내다. 이런 탓에, 용산 참사는 그 실체적 진실마저 제대로 규명되지 않은 채 의혹만 키우고 있다. 3천 쪽에는 대체 무엇이 담겼길래, 무엇이 켕겨서 꼭꼭 감추고 있을까. 이 부분은 당시 진압 경찰 지휘부와 현장 특공대원을 조사한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다고 한다. 용산 참사의 변호인단은 이 부분에 과잉 진압의 실체가 담겨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의 진압 과정을 통해 사건의 진상을 제대로 파악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인 셈이다. 그런데도 검찰은 이 문서를 변호인단으로부터 철저히 차단하고 있다. ![]() 해당 기록에 대해 변호인단이 요청한 문서 열람 및 등사 요청은 거부됐다. <시사IN>에 실린 검찰의 '열람-등사 거부 또는 범위 제한 통지서' 사진(위)에 따르면, 검찰은 '열람-등사의 거부 또는 범위 제한 이유'로 다음과 같은 사항을 들었다.
형사소송법과 검찰사건사무규칙 해당 조항을 보면 알겠지만, 이 이유들은 법 해당 조항을 첫 번부터 끝 번까지 통째로 그대로 옮겨 적은 것이다. 문제의 3천여 쪽은 여하튼 거부 조항 여하튼 어딘가에 여하튼 해당하므로 여하튼 열람을 거부하겠다는 것이다. 국가 안보? 뭐가? 사생활의 비밀 보호? 언제부터? 여하튼 열람을 거부하겠다는 강한 의지가 무성의하게 드러난다. 검찰이 재판부의 공개 명령을 받고도 이를 묵살하고 계속 문서를 끼고 있을 수 있는 것은, 재판부의 명령에 강제성이 없기 때문이다. 해당 조항인 형사소송법 제266조의 4 제5항은 "검사는 제2항의 열람·등사 또는 서면의 교부에 관한 법원의 결정을 지체 없이 이행하지 아니하는 때에는 해당 증인 및 서류등에 대한 증거신청을 할 수 없다"라고 되어 있다. 무슨 말이냐. 법원의 결정(명령)을 실질적으로 이행하지 않을 수 있고, 그러면 불이익을 주는데, 그 불이익이란 다름 아니라, 감춘 기록을 재판에 활용할 수 없다는 말이다. 검찰이 사건 기록 일부를 피고인이나 변호인이 대응하지 못하도록 꼬불쳐 놓고 있다가 재판에서 까는 행태를 막기 위한 의도겠지만, 용산 참사의 경우처럼 재판으로든 뭐든 아예 세상으로부터 기록을 깡그리 감추고 싶어한다면 오히려 두발 벗고 환영해야 할 조항인 셈이다. 형소법 개정안과 특검법안 경찰은 용산 참사가 벌어진 직후부터 계속 거짓말을 해 왔다. 잘못이 없다면 거짓말을 할 이유가 없다. 무언가 잘못을 저지른 자가 잘못을 숨기고 싶어하는 것은 이해할 수 있는 일이다. 잘못을 찾아내는 것을 업으로 하는 자까지 잘못을 숨기고 감추는 것은 절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어떤 사람은 용산을 잊어버리고 싶어할 것이다. 어떤 사람은 용산을 덮어버리고 싶을 것이다. 어떤 사람은 용산이 세상에서 사라지고 또 다른 용산이 벌어져도 계속 그렇게 사라지기를 바랄 것이다. 그러나 용산은 끝나지 않는다. 오히려 뜨겁게 계속되고 있다. 거리에서도 그렇고 국회에서도 그렇다. 검찰의 문서 비공개와 관련하여서만 벌써 두 가지 법률안이 발의되었다. 지난 5월27일, 민주당, 민주노동당, 창조한국당, 진보신당 등 네 당이 합쳐 만든 '용산 참사 해결을 위한 야4당 공동대책위원회'는 형사소송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 검찰이 법원의 명령에도 불구하고 수사 기록을 교부하지 않을 경우, 법원은 공판 절차를 중지할 수 있고, 정해진 교부 기간이 지나면 공소를 기각하도록 하는 내용이라고 한다. 말하자면, 법원이 문서 공개하라고 했는데 끝까지 감추면 재판 중지하고 피고인을 풀어 주겠다는 것이다. 또 6월8일 '야4당 공동대책위원회'는 검찰의 용산 참사 수사 기록 비공개와 관련된 특별검사를 도입하는 내용의 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특검 대상은 핵심 자료를 법원에 제출하지 않은 검사의 직권 남용 등이 될 것이라고 한다. 이런 다급하고 절절한 법안들의 운명이 어떻게 될지는 확실치 않다. 대신 분명한 것이 두 가지 있다. 이런 법안의 운명, 사태의 향방, 철거민들의 미래, 한국 사회의 야만성 지속 여부는 우리의 관심 여부와 직결되어 있다는 점, 그리고 용산 참사는 진상이 제대로 드러나고, 도심 테러리스트로 낙인 찍인 희생자들의 명예가 회복되며, 이러한 사태를 빚은 책임자에 대한 처벌이 적절히 이루어지기 전까지는 끝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진상 규명, 명예 회복, 책임자 처벌은 다시는 이 같은 비극을 만들지 않겠다는 약속이자 사회적 반성이기도 하다. 거꾸로, 이런 절차를 회피한다는 것은, 같은 상황이 얼마든지 다시 일어날 수도 있음을 의미한다. 어둠이 빛을 가리는 야만 사회에서 진상 규명, 명예 회복, 책임자 처벌이라는 원시적 구호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 될 수밖에 없다. 사진: <시사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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