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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무엇에 대한 요구와 위협은 협상의 원초적 형태다. 한 측이 다른 측에 대해 무언가를 요구할 때, 그 핵심은 1) 요구의 내용을 분명히 하고 2) 요구가 이루어지지 않을 때 어떤 위험을 겪게 될지를 명백히 알려주는 것이다. 이 두 가지를 분명히 밝히지 않으면 많은 불필요한 분쟁이 벌어지게 마련이다. 요구와 위협은 불필요한 충돌을 막기 위한 사전 경고이자, 동시에 충돌도 불사하겠다는 의지가 담긴 선전포고이기도 하다. 간결하면서도 진솔한 우리의 옛 노래를 보면, 이와 같은 요구-위협의 구조로 이루어진 것들이 종종 등장한다. 이를테면 '구지가(龜旨歌)'가 그렇다.
이 노래를 함께 부르는 주인공들은 거북이에게 머리를 내 놓을 것을 요구하고, 이것이 이루어 지지 않을 경우 강력한 대응을 하겠다는 위협을 하고 있다. 위협의 강도는 요구나 염원의 강도에 비례한다고 할 것이다. 국가 형성기에 등장한 것으로 추정되는 이 집단 가요는, 흔히 왕의 강림을 신적 존재에 기원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국가 형성기라는 추정 대신, 이미 상당한 국가 질서가 서 있는 상황에서 나온 가요라고 본다면, 다중(多衆)이 희구하는 바를 권력자에게 강력히 요구하는 통첩의 표현으로 풀이할 수도 있다. 이런 해석에서 보면, 머리[首]는 맥락에 따라 소망스러운 지도자, 민주주의, 정당한 권리, 정의 따위를 은유하는 상징물로 파악된다.
따라서, 구지가는 소망스러운 사회나 민주주의를 희구하는 염원을 담은, 사회성 및 정치성이 매우 강한 집단 가요로 볼 수 있다. 세뇌가 되신 일부 학자들 사이에서 거론되는 '발기부전 치료가' '비아그라 주제가' 따위의 해석은 이 가요의 온당한 정치성을 폄하하려는 불순한 의도에서 나온 것이라 짐작된다. II. 이러한 해석과 분석의 틀은 '구지가'와 비슷한 구조를 갖고 있는 '해가(海歌)'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여기서는 요구의 대상이 좀더 구체화되어 있다. 구지가의 '머리'가 수로부인이라는 여성으로 육화(肉化)되어 나타난 것인데, 이것은 소중히 지켜야 할 것, 그러나 조금만 한 눈 팔다가는 쉽게 빼앗길 수 있는 것을 상징한다. 이는 제왕의 시대에 권위주의에 의해 쉽게 박탈될 수 있는 시민적 권리를 의미한다. 또 노래를 부르는 주체를 고려하면, '남의 여인[人婦女]'에서 남[人]은 백성이나 민중으로 새길 수 있다. 즉 남의 여인이란 백성의 정당한 권리를 의미하는 단어다. 결국 1행과 2행은 남의 정당한 권리를 빼앗아 간 죄가 얼마나 큰지를 힘주어 강조하는 구절이다. '번작'의 방법도 '포략', 즉 그물에 넣는다는 것으로 더욱 구체화되어 나타나 있다. 망포략이란 그물이나 덫을 사용하여 사로잡는다는 뜻으로, 현대적으로 말하자면 포승이 된다.
해가와 관련한 전설은 다음과 같이 전한다.
상징과 비유로 가득 찬 이 전설의 현대적 해석은 다음과 같이 된다.
한편, 다음과 같은 해석도 가능하다고 한다.
고전 가요 연구가들은 '노래를 지어 부르고 막대기로 언덕을 치면'을 놓고 서로 다른 해석을 내놓고 있다. 일부 학자는 원문을 좀더 엄격하게 해석해 '의사를 표현하기 위해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같은 노래를 지어 부르며 북을 치고 소리를 내는 것'이라고 풀이하는 반면, 다른 학자들은 이런 해석이 거북이를 더욱 기어들어가게 함으로써 수로부인을 토해내게 하려는 목적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며, 대신 '요구를 반영하는 구호를 함께 외치며 막대기로 거북이 세력을 직접 두들기는 것'을 암시한다고 해석한다. III. 21세기 초에 크게 유행한 것으로 전해지는 구전 가요 '나이록 방석'도 비슷한 구조를 취하고 있다.
![]() 이 짧고도 단호한 노래에서, 나이롱 방석은 편안하게 앉을 수 있는 도구, 말하자면 사회가 평안히 유지되고 국민이 평화롭게 숨 쉬며 살 수 있는 기본 제도를 상징한다. 이를테면 민주주의다. 방석을 도로 갖다 놓으라는 것은, 방석을 가져 본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요구이다. 차갑고 아픈 시멘트 바닥에 수십 년 앉았다가, 피눈물을 흘려가며 어렵게 구한 나이롱 방석의 포근함을 맛본 사람이라면, 졸지에 다시 내몰리게 된 시멘트 바닥을 참을 수 없게 마련이다. 따라서, 방법을 해서라도 이를 되찾고 싶은 것이다. 나이롱 방석을 훔쳐가 깔아 뭉갠 사람이 방법을 당해 손발이 오그라들지 아닐지는 전적으로 방석을 도로 가져다 놓냐 아니냐에 달렸다. 방법할지의 여부를 가해자의 선택에 맡겨, 한번 더 기회를 준다는 마음 씀씀이가 실로 따스하다. 마지막의 '갓다 노면 안 한다'는 한국인의 고운 심성을 나타낸 것이라고도 해석되지만, 말로만 갖다 놓겠다고 하고 실제로 안 갖다 놓을 경우 혼란을 일으키게 될 여지를 남긴다는 비판적 해석도 있다. 그러나 그저 위협을 강조하고 끝낼 수도 있음에도, 날렵한 한 줄을 더 붙여 개과천선(改過遷善)의 가능성을 열어두는 것은, 구지가나 해가에서의 집단적 요구에서 한발 더 나아간, 훨씬 성숙된 국민 의식이라고 보아야 온당하다고 생각된다. 그러나 가요 전체에 흐르는 강하고 단호한 어조로 보아, 화자(話者)는 이러한 여지가 제대로 충족되지 않을 경우 분명한 대응(즉 방법)을 하겠다는 자세를 취하고 있음이 분명하다. 원래 한번 봐 주고 그래도 안 되면 가중처벌하는 법이다. 두 번까지도 봐주는 경우가 있다. 세 번이면 스트라이크 OUT이다. 손발이 오그라드는 방법, 즉 저주의 내용은 무엇일까. 한국 근대사는 방석을 무단으로 가져가 되돌려 주지 않았던 방석 절도범에 대하여, 니가 가라 하와이, 버러지같은 놈들과 정치하던 그 때 그 사람, 백담사 깊은 밤에 그윽한 풍경 소리, 친구야- 걱정 말그래이 나도 22년 받았다 같은 것이 국민의 집단 방법의 결과로 일찌기 실현된 바 있다고 알려주고 있다. (끝) 교수님 수고하셨습니당. 월요일에 뵈어영~ 윌랴뷰~ ♥.♥ ※ Warning: 본문에 언급된 고전 가요들에 대한 해석은 아직 학계의 인정을 받지 못한 최신 해석이므로, 수능을 보지 않은 분들은 본문에 나온 해석을 시험 답안에 반영하지 마십시오. 이 리포트의 필자는 경고를 지키지 않아 발생한 일을 전혀 책임지지 않습니다. 구전 가요 벽보 사진: 인터넷 어딘가에서 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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