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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저녀 단상 3 : 루저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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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못 예술(nail art): 관련 사이트 1, 관련 사이트 2 하찮은 못이 이런 울림을 자아낼 줄은 몰랐다.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못을 이리저리 구부려 의인화한 것인데, 차가운 쇠못에서 인간의 희로애락이 생생히 흘러나오다니 참 놀랍다. 망치를 벤치 삼아서 홀로 앉아, 바로 옆에서 즐거워하는 커플을 부러운 눈으로 바라 보는 솔로 못에게서는 말할 수 없는 외로움이 풍겨 나온다(맨 위). 다가가서 손이라도 내밀고 싶은 마음이 솟아난다. 집 앞 나무 계단에 앉아 있는 두 못은 커플 같기도 하고 조손(祖孫) 같기도 한데, 후자로 보면, 할아버지 못이 손자에게 세상의 지혜를 자상하게 가르쳐 주는 정겨움이 물씬물씬 솟는다. 자동차 운전자가 목을 빼고 밤거리의 여인과 흥정을 하는 장면은 적당히 퇴폐적이고 적당히 음습하다. 병 들어 죽어가는 여인 (혹은 아이) 옆에 앉아 병자를 하염없이 들여다 보는 못의 절망적인 표정을 보라(가운데). 세상의 온갖 시름이 모두 담겨 있지 않은가. 권력에 굴종하는 인간 군상, 아니 못 군상도 등장하고, 봉춤 추는 여인과 무대 밑의 남성이 다정다감한 눈길을 지그시 주고받는 장면도 인상적이다(맨 밑). 못은 감정과 느낌을 표현하는 매개체로서 적당한 재료인가. 이 작품들은 작은 쇳토막에 의미를 불어넣을 수만 있다면 얼마든지 훌륭한 재료가 될 수 있음을 잘 보여준다. 의인화된 못이란, 사지가 생략되고 오로지 작은 머리와 길쭉한 몸 하나로 존재하는, 말하자면 플라나리아 같은 존재다. 이러한 단순성 때문에 오히려 작가가 표현하고자 하는 바가 정확하고도 간결하게 드러난다. 고등동물 인간의 뜨겁고도 복잡한 감정이 편형동물 같은 단순한 재료를 통해 차갑고도 절제된 형태로 표현된다. 이러한 모순이 이 작품들이 주는 유쾌하면서도 진지한 독창성의 근거가 되는 듯하다. 이것은 조형 작품이라기보다 화면 안에 의미를 응축해 넣은 2D 시각 작품이라고 해야 할 것 같다. 못과 소품, 배경이 모두 작품에 중요한 요소로 참가하고, 이런 요소를 사진으로 찍어 표현해서 완성한 작품, 즉 결국 사진 작품이다. 사진가는 Vlad Artazov인데, 체코공화국 작가라는 것 말고는 다른 정보를 찾을 수 없었다. 이런 기발한 작품들을 보면, 언제나 그 착안의 독창성과 무한한 상상력에 놀라게 된다. 우리가 무심코 지나치는 흔한 일상도, 세상의 경이로움을 이해할 수 있는 시각으로 본다면 어느 것 하나 예사롭지 않은 모양이다. 길에 떨어져 뒹구는 못 한 개, 나무 한 토막에서도 인간에 대한 성찰을 퍼 올릴 수 있는 것이다. 결국 관건은 보이는 것의 새로움이 아니라, 보는 이의 새로운 시각이라고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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