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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번호판 바꿨어요.
나는 솔직히 디자인 분야는 잘 모른다. 미적인 감각도 그다지 발달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처음에 정부가 제시한 새 번호판의 디자인이 논란이 될 때도, 그저 번호를 명확히 식별만 할 수 있으면 번호판의 역할을 다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하는 정도였다. 그러나 THX1138 님이 위에 올리신 것처럼, 수많은 비판을 받아서 새로 고치기로 하고서 나온 걸 보고나니 기가 막히지 않을 수 없다. 저건 장난도 아니고 도대체 뭘 하자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 눈가리고 아웅이라 해야 하나, 누구 말씀대로 고치는 흉내만 낸 것인가. 원래의 디자인에 쏟아진 엄청난 비판과 비난이 저렇게 "상단 축소" '하단 확대" 따위의 쪼물딱거림으로 면해질 수 있다고 생각했단 말인가. 기가 막힌다. 다시 말하지만, 나는 디자인 자체의 선호를 떠나서, 고치겠다고 해놓고 고쳤다고 제시한 것이 얼마나 한심한 것인지를 말하고 싶은 것이다. 저런 현실과 동떨어진 정책집행자들의 후안무치가 나를 또 잠못자고 단순노동에 종사하게 만든다. 아래 긴 그림은 인터넷에서 긁어모은 미국 각 주의 번호판들이다. 디자인대회 따위에 출품된 게 아니라 현재 굴러다니는 자동차에 붙은 번호판들이다. 미국눔들이 잘했다는 게 아니다. 왜 우리는 저렇게 신선하고 활기찬 발상을 하지 못하는가 하는 점을 말하고 싶을 뿐이다. 모르긴 몰라도, 아마 일본 번호판이 바뀌지 않는 한 한국 것이 바뀌기란 부지하세월이이라고 생각한다. 이게 국민을 단체로 쪽팔리게 만드는 우리 정책 집행자들의 직업 정신이다. ![]() 이놈들에 대한 부연설명이 좀 필요한 것 같아서 수정을 통해 달아둡니다. 1. 미국 번호판들의 기본 구조는 해당 주 (state) 이름과 차 번호가 배경 그림 위에 얹혀 있는 모양입니다. 주에 따라서 주 슬로건이 새겨 있는 경우가 많고, 주 아래의 행정 단위인 카운티 (county, 도) 가 밝혀져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조지아, 켄터키 등). 2. 배경 그림은 자기 주를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아이템으로 선정하는데, 예를 들어 알라스카 (황금광 시절에 광산으로 몰려드는 사람들), 애리조나 (사막과 선인장), 콜로라도 (스키타기 좋은 산들), 플로리다 (주 지도와 오렌지), 조지아 (복숭아), 하와이 (수평선 너머로 뜨는 무지개), 아이다호 (초원과 산맥), 일리노이 (링컨 - 일리노이 출신), 미네소타 (눈덮인 호수), 노스캐롤라이나 (라이트 형제의 비행기), 노스다코다 (버팔로), 오클라호마 (인디언 문장), 로드아일랜드 (파도), 사우스다코다 (러쉬모어의 대통령 조각), 유타 (사막 지형), 와이오밍과 텍사스 (카우보이), 인디애나 (중서부 평원) 등입니다. 3. 이런 기본 디자인 말고, 주에 따라서 돈을 더 내면 더욱 예쁜 디자인이 그려진 번호판을 사서 달 수 있습니다. 4. 자동차 앞뒤에 모두 달아야 하는 주도 있지만 뒤쪽에만 달아도 되는 주도 많습니다. 하도 식별 능력 운운해서 쓰는 말입니다. 5. 각 주의 슬로건도 재미있는데, 이건 따로 연구 대상입니다. 어쨌든 한국 번호판과 크게 다르지 않은 크기의 번호판에 주 이름, 배경 그림, 숫자, 알파벳, 게다가 주 슬로건까지 다 들어갑니다. 욕심이 지나친 눔들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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