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자기 뜻을 실어 펴는 사람이 취해야 할 기본 자세, 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 라는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다. 제 몸을 올바로 가다듬고 가족을 잘 건사한 뒤에야 비로소 나라 일을 논의하고 감놔라 배놔라 할 수 있는 것이다.
공직자의 몸가짐을 집중적으로 논의한 책, 정약용 선생의 <목민심서> 에 다음과 같은 대목이 나온다. 중국 북제(北齋) 나라 고적간(庫狄干)의 아들인 고적사문(庫狄土文)은 얼마나 청렴했던지 고을의 수령을 하면서도 나라에서 주는 봉급도 받지 않았다. 어느 날 그는 자기 아들이 관청 식당에서 음식을 먹은 것을 알게 되었다. 자기 식솔이 비록 적은 양이나마 나라 재산을 축낸 데 분노한 고적사문은 아들의 목에 칼을 씌워 옥에 여러 날 가두고 곤장을 이백 대나 때린 후에 걸어서 서울로 돌려보냈다. [목민심서 권1, 제2부 율기육조, 제2장 청심(淸心)]
정약용 선생이 고적사문을 인용한 것은 청렴도 너무 지나치면 안된다는 점을 강조한 대목인데, 어쨌든 옛 사람들의 자기 식솔 단속하기가 이와 같았던 것이다.
존경하는 선배 하나가 즐겨 하는 말이 있다. 영향력이 있는 자리에 오르게 되면 제일 처음 할 일은, 가족과 일가붙이를 다 모아놓고 권총에 총알 채워서 식탁 위에 쿵! 하고 올려놓는 일이라는 것이다. 그에 따르는 선언은 다음과 같은 것이다: "누구든 한푼이라도 먹으면 죽는다."
물론 중요한 자리에 있으면 청탁을 받기도 하지만 넣기도 한다. 영향력이 있는 자리에 오르거나 혹은 실제론 쥐뿔도 없어도 영향력이 있는 것으로 오해되는 자리에 앉게 되면 본인이나 그 가족 역시 자리에서 비롯되는 공적 권능을 개인과 식솔의 일을 해결하는 데 쓰고 싶은 유혹이 생길 것이다. 이 경우, 권총의 총구와 함께 나와야 할 경고는 "누구든 쥐꼬리만한 압력이라도 넣고 다니면 죽는다" 가 될 것이다.
권력과 그 변방 언저리에서 벌어지는 타락한 거래와, 기왕에 벌어진 일을 수습하겠다며 내뱉아 대는 가증스러운 사후 언설을 보자니, 권력 출범 초기에 패가망신 운운하며 휘둘러대던 말의 칼은 과연 무쪽 하나라도 자를 만한 것이었던지, 아니면 그저 또 하나의 화려한 대국민 선전 공작의 하나에 지나지 않았음이 입증될 것인지 궁금해진다.
사실 관계는 차차 밝혀질 것이다. 그 전에, 물의의 가운데 서 있는 사람이 해명과 사과문이라고 내놓은 글을 보면 그 후안무치와 견강부회와 적반하장에 혀를 내두르게 된다. 고등학생이라도 능히 할 수 있을 만한 첨삭지도형 비판이 이미 그에게 쏟아지고 있으니 새삼 하나 더하여 "온 천지에 늘(널)려 있는" "씹을 거리가 없어 눈이 벌갠 인간들" 에게 "씹힐" 까봐 우려하는 그의 걱정이 더치도록 할 필요는 없겠다. 다만 명색 정치의 한 축에 서서 논객 역할을 했던 사람의 가치관이 고작 저런 것이었나 새삼 놀랍다. 별로 놀랄 일이 아닌지도 모른다. 줏대 없는 권력 옆에는 불나방이 꼬이게 마련이므로.
정진수의 진정서
서영석의 해명 1
서영석의 해명 2
공직자의 몸가짐을 집중적으로 논의한 책, 정약용 선생의 <목민심서> 에 다음과 같은 대목이 나온다. 중국 북제(北齋) 나라 고적간(庫狄干)의 아들인 고적사문(庫狄土文)은 얼마나 청렴했던지 고을의 수령을 하면서도 나라에서 주는 봉급도 받지 않았다. 어느 날 그는 자기 아들이 관청 식당에서 음식을 먹은 것을 알게 되었다. 자기 식솔이 비록 적은 양이나마 나라 재산을 축낸 데 분노한 고적사문은 아들의 목에 칼을 씌워 옥에 여러 날 가두고 곤장을 이백 대나 때린 후에 걸어서 서울로 돌려보냈다. [목민심서 권1, 제2부 율기육조, 제2장 청심(淸心)]
정약용 선생이 고적사문을 인용한 것은 청렴도 너무 지나치면 안된다는 점을 강조한 대목인데, 어쨌든 옛 사람들의 자기 식솔 단속하기가 이와 같았던 것이다.
존경하는 선배 하나가 즐겨 하는 말이 있다. 영향력이 있는 자리에 오르게 되면 제일 처음 할 일은, 가족과 일가붙이를 다 모아놓고 권총에 총알 채워서 식탁 위에 쿵! 하고 올려놓는 일이라는 것이다. 그에 따르는 선언은 다음과 같은 것이다: "누구든 한푼이라도 먹으면 죽는다."
물론 중요한 자리에 있으면 청탁을 받기도 하지만 넣기도 한다. 영향력이 있는 자리에 오르거나 혹은 실제론 쥐뿔도 없어도 영향력이 있는 것으로 오해되는 자리에 앉게 되면 본인이나 그 가족 역시 자리에서 비롯되는 공적 권능을 개인과 식솔의 일을 해결하는 데 쓰고 싶은 유혹이 생길 것이다. 이 경우, 권총의 총구와 함께 나와야 할 경고는 "누구든 쥐꼬리만한 압력이라도 넣고 다니면 죽는다" 가 될 것이다.
권력과 그 변방 언저리에서 벌어지는 타락한 거래와, 기왕에 벌어진 일을 수습하겠다며 내뱉아 대는 가증스러운 사후 언설을 보자니, 권력 출범 초기에 패가망신 운운하며 휘둘러대던 말의 칼은 과연 무쪽 하나라도 자를 만한 것이었던지, 아니면 그저 또 하나의 화려한 대국민 선전 공작의 하나에 지나지 않았음이 입증될 것인지 궁금해진다.
사실 관계는 차차 밝혀질 것이다. 그 전에, 물의의 가운데 서 있는 사람이 해명과 사과문이라고 내놓은 글을 보면 그 후안무치와 견강부회와 적반하장에 혀를 내두르게 된다. 고등학생이라도 능히 할 수 있을 만한 첨삭지도형 비판이 이미 그에게 쏟아지고 있으니 새삼 하나 더하여 "온 천지에 늘(널)려 있는" "씹을 거리가 없어 눈이 벌갠 인간들" 에게 "씹힐" 까봐 우려하는 그의 걱정이 더치도록 할 필요는 없겠다. 다만 명색 정치의 한 축에 서서 논객 역할을 했던 사람의 가치관이 고작 저런 것이었나 새삼 놀랍다. 별로 놀랄 일이 아닌지도 모른다. 줏대 없는 권력 옆에는 불나방이 꼬이게 마련이므로.
정진수의 진정서
서영석의 해명 1
서영석의 해명 2




덧글
deulpul 2004/07/02 11:19 # 답글
정진수 교수가 어떤 사람인지는 잘 모른다. 작년 겨울 대학입시철에 소위 인터넷 작가 귀여니를 성균관대가 특기자 입학으로 뽑을 때, 해당 학과의 책임자였던 기억이 난다. 어쨌든 이번 일과 관련하여, 그가 기자회견에서 말한 다음과 같은 말은 참으로 통쾌하지 않을 수 없다:[기자] 청탁이 (교수 임용) 심사에 영향을 주었나?
[정진수] 물론 영향이 있었다. (점수를) 최대한 나쁘게 줬다.
...
아거 2004/07/02 14:31 # 삭제 답글
서영석씨글을 들여다보니 아주 문제가 많군요.논리가 문제가 아니라, 의식이 문제입니다.
"집사람을 족쳤죠..." 라든지
"그러게 교수 한명 붙잡아 시다바리 한 10년은 해야 교수 된다고 하지 않았나"
이런 부분에서 사고의 단면을 엿볼수 있습니다.
지난 번 변희재씨글을 읽고
뭔가 석연치 않은 구석이 있었는데, 이제 좀 가닥이 잡힙니다.
그런데 정진수라는 사람의 폭로도 그리 순수한 것은 아니더군요.
문화계 수구들이 작심하고 한 건 물었다고 보면 될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