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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짓하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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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저녀 단상 3 : 루저론
by 민노씨.네 일년이 다 된 글인데 새삼.. by 물리학 흠냐, 울 마눌은 백설공.. by 뒤돌아 보지 않는다, 후.. 검찰과 기자, 국민 세금.. by 자그니의 시크릿 스크립팅.. 전국국어대회 '4대강' 토.. by Green Monkey Blog** 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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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fact)은 둘이 될 수 없다. 그러나 그 하나의 사실에 대해 서로 다른 말을 꺼내는 일이 잇달아 벌어지고 있다. 최근에 꼬리를 물고 일어나는 각종 의혹과 논란 사건들의 특징은 무슨 법의학적 미스테리나 거액의 비자금 계좌와 관련된 것이 아니라, 오로지 당사자들의 상반된 주장만으로 의혹과 논란이 만들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김선일씨 피랍 살해 사건과 관련한 AP 통신과 외교부, 서영석 부인 인사 청탁 사건과 관련한 당사자들, <일본은 없다> 표절 논란을 둘러싼 재일 르포작가 유재순과 전여옥 사이의 논란 따위가 그들이다. 하나의 사실을 놓고 전혀 다른 두 주장이 나올 때, 우리는 당연히 한 쪽에서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결론을 갖게 된다. 당사자들이 완전히 다른 말을 한다는 것은 한 쪽이 그 사실에 대해 까맣게 잊었거나, 아니면 거짓말을 하는 것이다. 그러나 보시다시피 한국 사회를 떠들썩하게 들쑤시는 저 사건과 논란은 당사자들이 쉽게 잊을 수 있는 성격의 것이 아니다. 결국 각 논란의 당사자 중 한 쪽은 분명히 새빨간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들 사건의 공통점은 사람 사이의 관계나 그 관계에서 비롯되는 대화에서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것들은 명백한 물증을 남기기 어려운 것이어서, 진실 측에서는 진실임을 입증하기 어려워 속태울 것이고, 거짓말을 하는 쪽에서는 거짓말하기 매우 좋은 상황인 것이다. 꼬리를 물고 등장하는 의혹 사건과 논란들은 우리 사회가 얼마나 부도덕한가를 입증하는 한 증표이다. 두 측 중 누가 거짓말을 하고 있는지와 관계없이, 한국 사회의 지도층이 일반적으로 얼마나 심한 도덕적 불감증에 걸려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 말뒤집기와 거짓말, 어쩌면 이것이 한국판 노블리스 오블리제인지도 모른다. 거짓말과 억지를 자꾸 되풀이하면 스스로 그것이 옳다고 믿게 된다.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부담감을 덜고, 한 가지 사항에 대해 두 개의 정보를 저장해야 하는 정신적 불일치를 해소하려는 심리학적 현상이다. 위의 사건들을 보면 이미 그같은 자기 최면 상황에 빠지신 분들도 있는 것 같다. 희한한 점 한 가지가 있다. 논란 대상자들이 언론에 대해 보이는 반응이 그것이다. 가만히 보시면 알겠지만, 저 위 논란의 당사자들 상당수는 자기 주장과는 다른 상대측 주장을 보도한 언론에 대해 공통적으로 이른바 "법적 대응에 들어간다"는 협박을 하고 있다. 그것이 협박으로 보이는 이유는, 도대체 법률적으로 명예 훼손 따위의 사안이 전혀 성립되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알만한 사람들이 "변호사 위임 끝났습니다, 법률 검토중입니다" 운운의 헛소리를 하기 때문이다. 이유? 자신의 주장이 옳다는 것을 만천하에 떠벌리는 한 전략일 테니까. 권투 경기를 중계할 때 유심히 보시기 바란다. 경기가 중반으로 진행되어, 두 선수 모두 지치고 피투성이가 될 때쯤이다. 한 라운드, 예컨대 제7 라운드쯤이 끝난 뒤 1분간의 휴식을 마치고 다음 라운드가 시작되기 직전이다. 라운드 시작을 알리는 공 소리는 물론, 세컨을 물리치는 호루라기 소리도 나기 전에 성급하게 코너의 의자에서 일어서는 선수가 있다. 만일 당신이 경기 결과를 놓고 친구와 술내기를 한다면, 그 선수가 진다는 쪽으로 걸기 바란다. 당신은 아마 열에 여덟은 돈을 딸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선수는 상대편보다 훨씬 지치고 불리한 상황에 놓여 있게 마련이다. 자기가 불리하다는 심리적 상황 인식이 그로 하여금 "난 이렇게 멀쩡하다구" 하는 조급한 허장성세를 이끌어내는 것이다. 마치 많은 의혹 사건이나 논란에서 거짓말을 하는 사람일수록 오히려 큰소리를 떵떵 치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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