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컴퓨터에 문제가 있어 이것저것들을 지우고 새로 설치하는 과정에서, 구글 툴바를 재설치하는 중의 한 장면이다. 빨간 글씨가 인상적이다: PLEASE READ THIS CAREFULLY, IT'S NOT THE USUAL YADA YADA.
Yada Yada 는 중요하지도 않은 일을 수선스레 떠드는 느낌을 준다. Blah Blah 와도 비슷하다. 말인즉, 그 아래에 나올 문서 내용이 흔히 프로그램들을 설치할 때 나오는 주절거림들과는 다르니 꼭 읽어보라는 뜻이 되겠다.
이것저것 자질구레한 읽을거리를 사랑하여, 깨알같은 활자로 가득찬 아파트 계약서에서부터 누구나 다 아는 뻔한 내용만 담긴 전자제품 매뉴얼까지 꼼꼼히 읽지 않으면 직성이 풀리지 않는 편이지만, 소프트웨어 설치 화면이나 인터넷 사이트에 흔히 등장하는 각종 계약형 문서들, Terms and Condition 따위는 정말 읽히지 않는다. 그저 글자가 안녕하신가 정도만 확인하고 밑의 [확인] 이나 [I agree] 라디오 버튼을 누르게 마련이다. 그러다보니 혹시 모르고 지나쳐서 손해를 보고 있는 게 있을지도 모르겠다.
구글 툴바의 저 내용은 사용자의 인터넷 서핑 정보를 구글에 보내 통계로 쓰도록 허용하겠느냐고 묻는 것이다. 라디오 버튼의 디폴트는 "보냅니다" 로 되어 있다. 아무 생각없이 [다음] 버튼을 눌렀다면, 나의 서핑 행위는 구글에 속속들이 보고되어 버릴 것이고, 이것은 내가 매우 끔찍하게 생각하는 성질의 일 중 하나다. 사실 새로 컴퓨터를 매만지고 있는 이유도, 정체를 알 수 없는 온갖 스파이웨어들이 인터넷을 쓰는 도중에 속도를 현격히 떨어뜨릴 만큼(으로 의심될 만큼) 지지고볶고 난리들을 치고 있어서 쿠키와 자동 전송된 프로그램들을 싹 지우고 새로 까느라 벌어진 일이 아닌가.
빨간 목소리에 대문자로 크게 소리치고 있는 저 구글의 메세지가, 그렇지 않아도 세심함을 지나쳐 소심함에 이르고 있는 나의 컴퓨터 처리 속도 - humanware의 - 를 더 늦추게 할 것임이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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