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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 목요일까지 나흘동안 미국 보스턴에서 2004 대통령선거 후보를 최종 확정할 민주당 전당대회가 열린다. 저녁에 FOX 를 제외한 네 개 지상파 방송에서 클린턴을 비롯한 연사들의 연설 장면을 생중계했다. 몇 년 만에 보는 클린턴의 연설은 대중을 확 잡아 끌어들이는 솜씨가 여전했다. "저는 부시의 세금 감면 정책 때문에 상당한 금액의 세금 감면액을 돌려받았습니다. 부시에게 고마워해야 할 일이지만, 다들 아시다시피 저는 먹고 살만한 사람입니다. 이 돈은 저같은 부자들에게 올 것이 아니라, 돈이 없어 필요한 약을 사지 못하는 노인들, 형편없는 교육 시설 때문에 애들을 범죄가 난무하는 거리로 내보내는 공교육 시스템에 쓰여야 했었던 돈입니다." 그는 이런 말도 한다. 월남전 당시, 자신은 다른 많은 젊은이들처럼 베트남으로 가는 것을 피하려 노력했다는 것. 그러나 케리는 단호하게 말했다는 것이다. "나를 보내시오." 케리는 베트남전에 참전하여 훈장을 받았을뿐만 아니라, 돌아와서는 그 무의미한 전쟁을 중단해야 한다는 켐페인에 나섰던 사람이다. 클린턴의 저 고백은 물론, 군대를 다녀왔다고는 하지만 얼마나 당나라 군대 생활을 했는지, 도대체 기록이 없어 종적조차 제대로 파악되지 않는 부시를 겨냥한 말이다. 그렇더라도 스스로 쪽팔리는 아킬레스건을 끄집어 내면서까지 자기 당의 후보를 밀어주는 모습이 기특해 보인다. 전당대회장의 민주당원들은 모두 기쁜 얼굴로 연설의 문장 하나하나에 환호하고 손뼉쳤다. 분명히 이 행사는 케리나 클린턴의 행사가 아니라 대회장을 꽉 채운 당원들의 행사처럼 보였다. 저녁 뉴스에서는 텔레비전에서 전당대회가 중계될 때, 식당에 모여서 함께 환호하며 지켜보는 이 지역 사람들 장면이 나왔다. 물론 민주당을 지지하는 사람들이지만, 당원이 아니라 그저 민주당이나 민주당 후보를 좋아해서 뛰는 자원봉사자들이었다. 부러운 눔들! 충심에서 우러난 열혈 자원봉사자들을 자원으로 안고 있는 후보들이나, 존경하는 후보가 있어서 돈봉투를 찔러주지 않아도 기꺼이 맨발 벗고 나설 수 있는 자원봉사자들이나 모두 부럽다. 내가 한 정당이나, 그 정당의 이름을 걸고 선거에 나온 정치인을 좋아하고 존경하여 본 적이 대체 얼마만인가. 그런 적이 있기나 있었던가. 본격적인 대중 정당으로서 내가 좋아했던 당은 하나도 없었다. 정치인이 있었다면, 초겨울 대학로를 뜨겁게 달구던 백기완 선생은 그 중 하나였을 것이다. 최근 이삼년 동안 한국에 있었다면 노무현도 아마 거기에 들어갔을지도 모르겠다. 이맘때 쯤이면 내 뜨거운 열정을 뼈저리게 후회하고 있었겠지만. 좋아하고 존경할 정당과 정치인이 없는 우리는 불행하다. 열렬한 지지자와 믿음직한 후보자가 잘 어울리는 이 눔들이 더욱 부럽게 느껴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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