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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엘 안드레아스의 책 <전쟁 중독: 미국은 왜 군국주의에서 벗어나지 못하는가> (Joel Andreas, 2003, Addicted to War: Why the U.S. Can't Kick Militarism, AK Press) 를 우리말로 옮겨 올리고 있습니다. [1], [2],[3], [4] 는 아래에 있습니다.
제5장: 군국주의의 비용 미국이 군사력을 유지하는 데에는 엄청난 비용이 들어간다. 미국은 해마다 수천억 달러를 군사비로 쏟아붓고 있다. 미국이 1948년부터 지금까지 가공할 군사력을 유지하는 데 쓴 돈을 모두 합치면 무려 15조달러, 한국 돈으로 1경8천조원에 이른다. 이게 얼마나 되는지 짐작이 되시는가? 이 돈은 같은 기간 동안 미국에 사는 모든 인간들이 창출해낸 경제적 가치보다 많은 금액이다. 다시말해, 지난 40년여 년 동안 미국 정부는 공장, 기계 설비, 도로, 교량, 상하수도 설비, 공항, 철도, 발전 설비, 빌딩, 쇼핑몰, 학교, 병원, 호텔, 일반 주택 등등을 포함한 모든 것들을 새로 만들고 짓는 데 들어간 돈을 다 합친 것보다 더 많은 돈을 군사비에 쓴 셈이 된다. 지금도 각종 군사 관련 비용을 합치면 미국은 한 해 7760억달러, 한국 돈으로 870조원이라는 천문학적인 돈을 전쟁 중독에 쏟아붓고 있다. 1분마다 1백만달러 이상을 처바르는 셈이다. 이런 천문학적 군사비를 채워넣기 위해 미국 한 가정은 해마다 4천4백달러, 즉 5백만원 가까운 돈을 세금으로 내고 있다. 의회가 국방부에는 돈다발을 안겨주는 동안, 사회 기간 시설은 예산이 부족해 삐걱거리고 있다. 대중교통 체제를 지원하던 예산을 잘라버림에 따라 버스 요금은 치솟고 서비스는 엉망이 됐다. 학교들은 문을 닫거나 과밀 학급이 되어 가고 있다. 어떤 대도시 도심의 고등학생들은 80%가 중퇴를 했다. 미국인 성인 중에서 5분의 1이 입사지원서 서류나 길거리의 간판을 제대로 읽지 못한다. 그럼에도 일인당 교육 예산은 지난 20년 동안 실질적으로 감축되어 왔다. 의료 분야도 예외가 아니다. 천문학적 군사비는 보건 복지에 심각한 위협을 초래했다. 4300만 미국인이 의료보험 없이 살고 있으며, 수백만 명이 값싼 보험에 의지하고 있다. 아파도 돈이 없어 병원을 가지 못하는 사람도 점점 늘고 있다. 그런데도 공공 의료 기관은 계속 문을 닫고 있으며 정부는 아무런 개혁적인 조처를 취하지 않고 있다. 임산부의 5분의 1이 임신중 진료를 받지 못하며, 이것은 미국이 선진국 중에서 가장 높은 영아사망률을 기록하는 원인 중 하나가 된다 (일본의 두 배). 50분마다 한 명의 미국 어린이가 가난이나 굶주림으로 사망하고 있다면 믿을 수 있겠는가. 그런데도 의회는 임산부나 어린이의 건강 보호 프로그램에 한없이 인색하다. 또 집세는 오르고 월급은 줄어들어, 수백만 가구가 거리로 쫓겨날 위험에 처해 있다. 또 실제로 수백만 명이 집 없이 거리를 떠돌고 있다. 그런데도 노숙자 문제와 관련하여 정부 관리들은 레이건의 다음과 같은 견해를 믿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노숙자들은 스스로 거리에서 살고 싶어하는 사람들이라구! 마약과 알콜 중독은 수백만 미국인을 덮치고 가정과 지역공동체를 파괴한다. 그런데도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은 갈 곳이 없고, 이미 있던 시설들도 예산 부족으로 문을 닫고 있다. 예산 부족, 예산 부족. 이 모든 문제들에 대해 정부는 예산이 없다고 주장한다. 과연 그런가? 항공모함 선단 12개를 운영하는 데는 한해 수십억 달러가 들어간다. 단 하나의 항공모함을 일년 동안 운영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인 10억 달러로 할 수 있는 일은 다음과 같다. 1. 노숙자 6만7천명을 위해 1만7천채의 집을 지을 수 있다. 2. 160만 임산부들에게 무료 의료 검진을 시행할 수 있으며, 그 결과 수천명의 아기들을 죽음에서 구해낼 수 있다. 3. 38만4천명의 어린이들에게 탁아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4. 알콜이나 마약 문제가 있는 33만3천명을 구제할 수도 있다. 5. 영양 부족 상태에 있는 50만명의 어린이들에게 일년 동안 하루 세끼를 먹일 수 있다. 6. 물론 새 항공모함을 사는 데 필요한 계약금을 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미국 행정부나 의회의 선택은 6번이다. 정부는 새 항공모함을 살 수천억원은 만들어내면서, 미국 사회가 직면하고 있는 수많은 문제를 해결하는 데는 돈이 없다고 한다. 환경과 인간을 파괴하는 군사 산업 군국주의화의 비용은 단지 고액의 세금을 내고 형편없는 사회 복지 서비스를 받는 데에 그치지 않는다. 예를 들어, 핵무기 제조로 인해 미국은 사상 최악의 환경 재앙을 맞고 있다. 에너지부 소속으로 되어 있는 1백여 개의 핵무기 제조 공장은 수십년째 방사능 오염 물질을 공중으로 날려보내거나 강물에 흘려보내며 또 토양과 지하수도 오염시키고 있다. 미국 정부도 핵무기 시설에서 일하거나 주변 지역에 사는 주민들이 치명적인 방사능 오염에 노출되어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지만, 한 마디도 하지 않는다. 정부는 핵무기 제조로 빚어진 방사능 오염을 처리하는 데 앞으로 최소한 30년의 기간과 연인원 2만5천명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한다. 그 비용은 3천억원 이상이다. 이 돈은 물론 국민의 세금으로 충당되게 된다. 또한 미국의 핵 실험으로 인해 치명적인 플루토늄이 남서태평양과 남태평양의 광대한 지역에 확산되었다. 원폭 실험에 참여했던 45만8천명의 미국 군인 중 상당수가 암으로 사망했다. 물론 희생자는 군인들뿐만 아니다. 실험 지역 주변의 일반 시민 사이에서도 높은 암 발생률이 나타나고 있다. 한 연구에 따르면 2000년까지 전세계 곳곳에서 벌어진 핵실험이 원인이 된 암 사망자는 43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됐다. 뿐만이 아니다. 미국 전역에 걸쳐 산재해 있는 군사 기지는 수십만 톤의 유독 폐기물을 방출하고 있다. 여기에는 화학전에 쓰는 약품, 네이팜, 폭발물, PCBs, 중금속이 포함된다. 이들은 지하수로 스며들어 주변 지역 주민들의 생명을 위협한다. 정화하여야 할 군사 폐기물 매립장은 1만1천여 곳에 이르는데, 그 정화 비용은 1천~2천억달러로 추산된다. 모든 미국인들이 미국의 군국주의화에 따른 비용을 부담하고 있지만, 미국인 중에서 가장 큰 희생자는 물론 전쟁을 하러 해외에 파병되는 수백만 미군 병사들이다. 미국이 한국전에 참전한 이래, 모두 10만명 이상의 미군이 외국과의 전쟁에서 목숨을 잃었으며, 수십만 명이 부상당하고 평생 장애인이 되었다. 걸프전에 참전했던 병사들은 전쟁의 끔찍한 장면들에 사로잡혀 정상적인 생활을 하지 못하는 "걸프전증후군" 을 앓고 있다. 50만 가까운 베트남 참전 군인들도 전쟁의 참상에 대한 기억에서 비롯되는 각종 정신적 증상을 겪고 있다. 전쟁에서 목숨을 잃은 병사들보다 더 많은 수의 참전 용사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살아남은 참전 용사들도 거리를 전전하고 있다. 병사들의 희생은 전쟁이 벌어지지 않는 동안에도 계속된다. 해마다 1천명 이상의 군인들이 배 위의 화재로 불타거나 탱크에 깔려 죽거나 낙하 훈련중에 목이 부러지거나 폭격 훈련중에 포탄에 맞아 목숨을 잃는다. 자살하는 현역 군인들도 한 해 수백명에 이른다. 이 모든 병사들과 참전 용사들의 희생은 미국 정부의 전쟁 중독이 낳은 결과들이다. 물론 태어날 때부터 전쟁에 나가 죽거나 기합과 훈련을 받으며 돼지 취급을 당하고 싶은 욕구를 갖고 태어나는 사람은 없다. 이러한 군국주의 문화, 군사문화는 일찌감치 주입되는 것이다. 텔레비전, 영화, 비디오 게임이나 장난감들은 사람을 죽이는 것이 영광스러운 일일뿐 아니라 신나는 것이라는 의식을 심어준다. 서민층은 총알받이, 상류층은 재산 증식 고등학교 교사들은 마약 거래나 불량배들로부터 학생을 보호하기 위해 경비원을 고용하고 순찰을 시킨다. 그러나 그들은 정작 가장 위험한 인물들에게는 교문을 활짝 열고 붉은 융단을 깔며 환영한다. 이들은 바로 군대에서 나온 신병 모병관들이다. 중고차 판매상보다 더 부정직한 이들 모병관들은 비까번쩍한 브로셔와 화려한 약속으로 무장한 채 고등학생들을 찾아온다. 지원서에 서명만 하면 대학 전학년 학비를 다 대주고 전문가로 훈련까지 시켜주겠다는 장밋빛 약속이 그것이다. 신병들이 군대 생활이라는 것이 무엇인지를 깨달을 때는 이미 그 덫에 걸려 빠져나오기 어려운 상황이 된다. 전쟁의 최전선에서 목숨을 잃는 젊은이들은 대부분 직업을 잡기 어렵거나 대학 학비를 댈 수 없는 노동계급 가정 출신의 젊은이들이다. 또 병사들 중에는 흑인, 남미계, 인디언계 같은 소수민족 젊은이들의 비중이 비정상적으로 높다. 예컨대 미국 전체에서 흑인은 12%에 지나지 않지만, 베트남전에서 죽은 병사의 22%가 흑인이었다. 결국 전쟁에서 목숨을 잃는 것은 가난한 집의 청년들인 것이다. 전쟁을 일으킨 이들과 전쟁에 나가 싸우다 죽는 이들은 전혀 다른 사람들이다. 노동계급 출신의 청년들이 총알받이가 되고 있을 때, 전쟁을 일으킨 상류층 자녀들은 법대를 다니게 된다. 상류층들이 워싱턴이나 뉴욕 월스트리트에서, 엄청난 돈을 쏟아부은 전쟁을 마치 스포츠 경기를 보듯이 환호하며 즐기고 있을 때, 그들의 가족이 아닌 다른 사람들은 피흘리며 죽어가고 있는 것이다. 결국 미국 사회에서 피와 세금으로 전쟁의 경비를 부담하는 것은 상류층이 아니라 서민층 노동계급들이다. 그럼 상류층은 무엇을 하나. 그들은 그 수확을 걷어들일 뿐이다. 엄청난 국방비는 보통 사람들에게는 내 주머니 속의 돈이 나가는 것을 의미하지만, 그들에게는 엄청난 수익을 의미한다. 미국 국방부가 먹여살리는 기업은 10만여 개에 이르지만, 큰 몫은 한 줌의 거대 기업들에게 돌아간다. 이들의 수익은 국민들로부터 세금을 걷어다가 퍼주는 행정부로부터 나오는 것이기 때문에, 이들은 수익 중 아주 조금을 워싱턴의 정치가들에게 떼어주는 것을 전혀 아까워하지 않는다. 단가 13센트짜리 볼트를 2043달러에 팔 수 있는 곳은 국방부 뿐이기 때문이다. 현 정부의 부통령 딕 체니는 미국 군산복합체를 통해 엄청난 돈을 긁어모으는 대표적인 정치가 중 하나다. 아버지 부시 대통령 시절에 걸프전을 지휘한 국방부장관이었던 그는 전쟁 후 핼리버튼사의 최고 경영자가 되었다. 이 회사는 세계 최대의 석유 관련 회사로, 중동 지역 유전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물론 걸프전의 결과 막대한 수익을 올린 대표적 기업 중 하나다. 또한 핼리버튼은 주요 국방 계약 업체로서, 군사 기지를 짓고 전쟁터에 각종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수십억 달러를 벌어들인다. 체니를 대표이사로 앉힌 뒤 핼리버튼과 미국 정부와의 계약은 급격히 늘었다. 물론 체니는 큰 보상을 받았다. 해마다 수백만 달러의 연봉과 스톡옵션을 지급받은 것이다. 대표이사를 물러날 때, 체니가 소유한 핼리버튼의 지분은 약 4천5백만달러어치로, 개인 주주 중에서는 최대였다. 체니는 또한 다른 두 전쟁 관련 기업, TRW 와 EDS 의 이사로도 초빙받았다. 또 그의 부인 린 체니는 록히드마틴의 이사가 되었다. 2001년에 체니가 부시 행정부의 부통령으로 백악관에 돌아왔을 때, 록히드마틴은 군수산업 역사상 최대 금액의 계약을 따내는 것으로 보상받을 수 있었다. 수천억 달러에 이르는 차세대 전투기 개발사업이 그것이다. 체니가 "테러와의 전쟁" 에 눈이 뒤집힌 몇몇 중 하나라는 것은 놀라운 사실이 아닌 것이다. 전쟁에 찬성하는 대열 제일 앞에서 목소리를 높이는 사람들을 살펴보면 은행가들, 대기업 간부들, 정치인들과 군 장성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만일 당신이 그들에게, 왜 그렇게 전쟁을 못해 안달이냐고 묻는다면, 그들은 민주주의, 자유, 정의, 평화 등등의 갖가지 아름답고 우아하고 거창한 이유를 내놓을 것이다. 그러나 그들이 전쟁을 통해 진정으로 추구하고 있는 것들은 그리 고상한 것들이 아닌 돈, 시장, 천연자원, 권력 등등일 뿐이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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