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모장
이 블로그의 글들 VI 이 블로그의 글들 V 이 블로그의 글들 IV 이 블로그의 글들 III 이 블로그의 글들 II 이 블로그의 글들 I ※ 예전 글들의 카테고리 분류 작업이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카테고리
때時 일事 (Issues)
중매媒 몸體 (Media) 미국美 나라國 (USA) 갈硏 궁구할究 (Study) 흩을散 글월文 (Prose) 욀諷 찌를刺 (Satire) 짧을短 생각想 (Piece) 낱個 사람人 (Personal) 연결連 이을續 (Series) 섞일雜 끓일湯 (Others) 두二 바퀴輪(MCycle) 최근 등록된 덧글
네, 그런 점에서 '아무나'..
by deulpul at 12/27 아, 정말 그런 기능이 .. by deulpul at 12/27 예술이죠! 예술도 그냥 .. by deulpul at 12/27 블로그 인터뷰 문의한 사.. by 서혜영 at 12/27 "그림의 떡 이미지"가 마.. by 꿀꺽~ at 12/27 최근 등록된 트랙백
루저녀 단상 3 : 루저론
by 민노씨.네 일년이 다 된 글인데 새삼.. by 물리학 흠냐, 울 마눌은 백설공.. by 뒤돌아 보지 않는다, 후.. 검찰과 기자, 국민 세금.. by 자그니의 시크릿 스크립팅.. 전국국어대회 '4대강' 토.. by Green Monkey Blog** 태그
|
잠을 줄이면 살이 찐다는데.
위 모기불님의 글을 보고, 11월 중순에 포스팅한 "잠을 덜 자면 뚱뚱해진다?" 에 대해 잠깐 다시 생각해 보게 됐습니다. 당시 발표된 연구와 최근에 공개된 연구들이 모두 과학과 상식, 과학적 지식의 발견과 전파와 소통, 그에 대한 저널리스틱한 이해와 관련해 비슷한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11월 중순에 발표된 연구에 이어, 최근에 같은 주제인 수면-비만, 혹은 수면-인체 메커니즘 사이의 관계에 대하여 두 연구가 새로 발표되었다고 합니다. 세 연구 결과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 11월 중순에 발표된 James Gangwisch 의 연구: 미국인 1만8천명의 체형 데이터 (몸무게) 와 그들의 수면 시간을 놓고 들여다보니 둘 사이에 긍정적 관계가 있었다 (즉 덜 자는 사람들 중에서 살찐 사람들이 많았다). 2. 최근 발표된 연구 중 하나인 Eve Van Cauter 의 연구: 20대 초반 남자 12명을, 이틀은 4시간씩만 재우고 또 이틀은 10시간씩 재우고 조사해보니, 잠을 덜 잘 때에 식욕을 촉진하는 호르몬 그렐린의 분비가 늘고, 팽만감을 느끼는 호르몬 렙틴이 줄어들었다. 3. 최근 발표된 연구 중 다른 하나인 Emmanuel Mignot 의 연구: 1천여 명의 대상자를 조사했더니 5시간 이하를 잔 사람들은 8시간 잔 사람들에 비해 역시 그렐린이 늘고 렙틴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1번 연구의 중요성은 덜 자는 사람들이 뚱뚱하다는 추세를 보여준 것이고, 2번과 3번 연구의 중요성은 그 이유를 호르몬 메커니즘으로 설명함으로써 수면이 호르몬 분비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밝힘과 동시에, 1번의 추세에 대해 가능한 한 가지 인과적 설명을 제공했다는 점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호르몬이 바뀐다고 체중이 그냥 달라지는 것이 아니라는 점. 그렐린이 는다고 체중이 저절로 늘어나는 것도, 렙틴이 줄어든다고 살이 자동으로 찌는 것도 아니라는 점입니다. 과학자들은 이 두 호르몬이 식욕을 느끼는가 아닌가와 관련한 작동만 하는 것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살이 찌는 것은, 2번 연구를 주도한 과학자 Eve Van Cauter 가 말하듯, 이러한 호르몬 변화가 배고픔을 느끼게 하고, 결국 사람들은 잠을 덜 자는 대신 뭔가를 더 먹게 되기 때문이지요 ("But we are finding that people tend to replace reduced sleep with added calories..."). 3번 연구를 발표한 학자들도 "서구 사회처럼 가끔씩 수면 시간을 줄이는 일이 흔히 벌어지고 먹을 게 천지로 넘쳐나는 사회에서는, 수면 시간 단축으로 인해 이처럼 식욕 조절 호르몬에 변화가 생기는 것이 비만의 한 원인이 될 수도 있다 (may contribute to obesity)" 라고 조심스럽게 설명했습니다. 결국 살이 찌는 직접적 원인은 뭔가를 먹기 때문이라는 이야기입니다. 이 연구들에서 명시적, 혹은 암시적으로 나타난 가능한 경로를 흐름도로 정리하면, ①수면 부족 --> ②뇌를 비롯한 신체 활동 증가 --> ③호르몬 변화 --> ④배고픔 --> ⑤음식물 섭취 --> ⑥체중 증가 의 형태가 되겠습니다. 1번 연구는 ①과 ⑥ 사이에 존재하는 연관관계를 발견한 것이고, 2, 3번 연구는 거기에 ③의 설명을 단 것이라 하겠습니다. 결국 이번에 발표된 2, 3번 연구의 핵심은 "잠을 덜 자면 살이 찐다" 는 것이 아니라, "잠을 덜 자면 호르몬 변화로 배가 고파질 수도 있다" (hormonal changes caused by lack of sleep could lead to increased appetite) 는 것이라 하겠습니다. 위 연구자들도 이같은 호르몬 변화가 체중이 느는 것을 설명하는 데 충분한가 하는 점은 더 연구해야 할 부분이라고 남겨두고 있습니다 ("Further research will be needed to determine whether the observed hormone changes are sufficient to produce increases in body weight"). 이렇게 신중하게 접근하여 나온 결론이 저널리즘의 여과 과정을 거치면서 단순 명료하지만 왜곡된 형태로 압착되어 버리는 점을 조심해야겠다는 게 이 글의 취지입니다. 자신의 결과에 대해 설명하는 과학자들의 언급이 could, likelyhood, likely to, may, tend to, partly account 같은 신중한 어휘들로 가득찼는데, 이를 다 무시하고 "잠 안자면 살찐다!" 로 표현되고 이해되는 건 정말 넌센스겠지요. 의학, 과학 기사들이 비판을 많이 받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이 문제 역시 오독하면 그같은 오해를 낳기 딱 좋은 성격의 기사들이고, 실제로 그런 부주의한 해석이 유도될 수도 있을 것 같아서 주저리주저리 되씹어 보았습니다. 모기불님의 글에서도 그 점을 잘 밝히고 있는데, 그럼에도 역시 독자들은 오해의 경계를 아슬아슬하게 넘나들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정리: 잡다하게 써 놨는데, 제 글의 요지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수면-비만 연구들은 잠을 덜 자면 왜 배가 고파지는가를 호르몬 메커니즘으로 설명하고 있다. 2) 이 호르몬들은 살을 찌거나 빼는 데 직접 관계하는 호르몬이 아니라, 배고픔과 배부름을 느끼게 하는 호르몬들이다. 3) 연구자들이 지적하듯이, 배가 고프면 먹게 마련이고, 많이 먹으면 체중이 느는 것은 당연하다. 4) 결국 잠을 안자는 것만으로 저절로 살이 찌는 것은 아니다. 거꾸로, 잠을 퍼잔다고 살이 빠지는 것도 아니다. 5) 멈춰서서 공회전 하는 자동차보다 달리는 차가 연료가 더 많이 필요하듯, 안 자고 깨어나 활동하면 먹을 게 필요한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고, 저 호르몬 설명은 그 당연한 상식을 의학적 언어로 다시 한번 확인한 것이다. 어쨌든 호르몬에 대한 언급은 의학적 설명이고, 우리들이 가질 수 있는 실천적 결론은 역시, 잠을 많이 자든 적게 자든 "많이 먹으면 살찐다" 는 것입니다. 비만이나 체중 증가와 관련한 한, 자는 시간이 중요한 게 아닙니다. input (영양 섭취) 과 output (에너지 소비) 의 균형이 유지되느냐 아니냐가 중요합니다. 다만 자면 안 먹게 되고, 안 자면 배가 고파 먹게 될 뿐입니다. 위의 흐름도에서, 다른 건 다 그대로 두고 ⑤번 (음식물 섭취) 을 없애면 ⑥번 (체중 증가) 은 있을 수 없습니다. 반대로, 다른 건 다 없어도 ⑤번 이 있으면 ⑥번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많은 한계와 유보를 전제하고 있는 과학적 진술을 평면화하여 독해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