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일본 때문에 시끄럽습니다. 어제오늘의 일은 아닙니다만, 독도를 놓고 헛소리하는 사람도 있고 침략 과거사를 왜곡하거나 아예 부정하는 사람도 있고, 그 덕분인지 그런 일이 있었는지 없었는지 긴가민가 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만일 한 일본인이 "일본은 조선이나 만주, 중국, 동남아를 침략한 것이 아니다. 그들이 원해서 일본이 도와주러 들어갔을 뿐이다" 라거나, "종군위안부는 강제로 끌어간 것이 아니라, 자신들이 쉽게 돈을 벌기 위해 알아서 찾아온 것이다" 라거나 "남경대학살이나 관동대지진 때 조선인 학살 같은 것은 없었다" 라고 주장한다고 칩니다. 이런 철면피 주장에 대해 일본 법은 처벌할 수 있겠습니까? 처벌이 가능하다면 실제로 저런 말을 하는 일본인이, 그것도 평범한 사람이 아니라 정부 고위 관료들 중에서, 심심할 때마다 하나씩 튀어나올 수는 없겠지요.
그럼, 만일 한 독일인이 "나치의 유태인 학살은 없었다" "아우슈비츠는 존재하지도 않았다" 라고 주장한다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독일에서는 이런 말을 하는 순간 제꺼덕 범법자가 되고 체포됩니다. 이른바 학살에 대한 부정 (Holocaust Denial) 입니다.
3월1일, 독일 출신으로 수십년 동안 캐나다에 살던 에른스트 준델 (오른쪽) 이라는 백인 우월주의자가 캐나다로부터 추방되어 독일로 쫓겨 돌아갔습니다. 죄목은 출판과 인터넷을 통해 반유대주의를 공공연히 선전하고 유태인 대학살을 부정한 혐의입니다. 지난 주에 캐나다의 한 판사는 준델이 캐나다 안보에 위협적인 인물일뿐만 아니라, 국제 사회에도 해악을 끼치는 중범죄자라고 보고 추방을 명령했습니다.
그는 독일 프랑크푸르트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독일 사법 당국에 의해 구금되었으며, 학살에 대한 부정 혐의로 재판을 받게 됩니다. 캐나다에서 벌인 활동에 대해 독일에서 처벌할 수 있는 이유는 학살을 부정하는 그의 홈페이지가 독일에서도 접속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올해 65세인 준델은 58년에 캐나다로 이민왔으며, 70년대 후반부터 출판사를 차려 나치의 선전을 담은 출판물을 발간해 왔습니다. 이 출판사는 신나치주의자들의 주요한 자료 제공자 역할을 해왔으며, 준델은 신나치주의자와 극우주의자들의 대부 노릇을 했습니다. 또 95년부터는 대학살을 부정하는 홈페이지에 핵심적인 내용들을 공급해왔습니다. 그는 한때 미국으로 거처를 옮겼으나 2년 전 다시 캐나다로 추방되었습니다. 이제 급기야 다시 고국으로 쫓겨나는 처지가 됐습니다.
네... 독일에서는 과거의 잘못에 대해 부정하기만 해도 가차없는 처벌을 내립니다. 이러한 법적 장치는 한번 저지른 잘못을 또다시 되풀이하지 말자는 사회적 약속의 구현입니다. 일본이 죽었다 깨도 독일을 따라갈 수 없는 이유라 하겠습니다.
사진: 캐나다닷컴
만일 한 일본인이 "일본은 조선이나 만주, 중국, 동남아를 침략한 것이 아니다. 그들이 원해서 일본이 도와주러 들어갔을 뿐이다" 라거나, "종군위안부는 강제로 끌어간 것이 아니라, 자신들이 쉽게 돈을 벌기 위해 알아서 찾아온 것이다" 라거나 "남경대학살이나 관동대지진 때 조선인 학살 같은 것은 없었다" 라고 주장한다고 칩니다. 이런 철면피 주장에 대해 일본 법은 처벌할 수 있겠습니까? 처벌이 가능하다면 실제로 저런 말을 하는 일본인이, 그것도 평범한 사람이 아니라 정부 고위 관료들 중에서, 심심할 때마다 하나씩 튀어나올 수는 없겠지요.
그럼, 만일 한 독일인이 "나치의 유태인 학살은 없었다" "아우슈비츠는 존재하지도 않았다" 라고 주장한다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독일에서는 이런 말을 하는 순간 제꺼덕 범법자가 되고 체포됩니다. 이른바 학살에 대한 부정 (Holocaust Denial) 입니다.
3월1일, 독일 출신으로 수십년 동안 캐나다에 살던 에른스트 준델 (오른쪽) 이라는 백인 우월주의자가 캐나다로부터 추방되어 독일로 쫓겨 돌아갔습니다. 죄목은 출판과 인터넷을 통해 반유대주의를 공공연히 선전하고 유태인 대학살을 부정한 혐의입니다. 지난 주에 캐나다의 한 판사는 준델이 캐나다 안보에 위협적인 인물일뿐만 아니라, 국제 사회에도 해악을 끼치는 중범죄자라고 보고 추방을 명령했습니다. 그는 독일 프랑크푸르트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독일 사법 당국에 의해 구금되었으며, 학살에 대한 부정 혐의로 재판을 받게 됩니다. 캐나다에서 벌인 활동에 대해 독일에서 처벌할 수 있는 이유는 학살을 부정하는 그의 홈페이지가 독일에서도 접속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올해 65세인 준델은 58년에 캐나다로 이민왔으며, 70년대 후반부터 출판사를 차려 나치의 선전을 담은 출판물을 발간해 왔습니다. 이 출판사는 신나치주의자들의 주요한 자료 제공자 역할을 해왔으며, 준델은 신나치주의자와 극우주의자들의 대부 노릇을 했습니다. 또 95년부터는 대학살을 부정하는 홈페이지에 핵심적인 내용들을 공급해왔습니다. 그는 한때 미국으로 거처를 옮겼으나 2년 전 다시 캐나다로 추방되었습니다. 이제 급기야 다시 고국으로 쫓겨나는 처지가 됐습니다.
네... 독일에서는 과거의 잘못에 대해 부정하기만 해도 가차없는 처벌을 내립니다. 이러한 법적 장치는 한번 저지른 잘못을 또다시 되풀이하지 말자는 사회적 약속의 구현입니다. 일본이 죽었다 깨도 독일을 따라갈 수 없는 이유라 하겠습니다.
사진: 캐나다닷컴




덧글
하드군 2005/03/05 14:36 # 답글
딥뿔님,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예전에 읽었던 문명의 공존, 하랄트 뭘러 (독일 프랑크프루트 대학교수) 도 일본의 미적한 과거사 문제에 대해 지적한 부분이 잠깐 나오는데, 저는 그 당시 전범국인 독일에서도 이렇게 생각하구나..했답니다. 그런데 오늘 좀 더 자세히 독일의 내부를 보니 이해가 확실히 가는군요.비단 한 학자의 시선이 아니라, 그 자체가 하나의 사회성이라는 것을.
yaalll 2005/03/05 20:23 # 답글
deulpul님 글을 읽으며 일본 극우주의자들의 망언도 떠올랐지만 남한의 학살범들인 옛 권력자들도 떠오르네요. 아주 잘 살고 있는...... 치욕의 과거를 되풀이하려 하지 않으려 힘을 다하는 사회가 부럽다는 생각이 듭니다.강직 2005/03/07 03:01 # 답글
독일, 멋있습니다. 주차장의 차를 실수로 건드린 후에 그 차에 2개의 쪽지(건드린 사람이 자신의 연락처 등을 적은 것과 그 일을 본 사람이 필요하면 증인이 되어주겠다고 적은 것)가 붙는다는 이야기가 농담이 아니라는 생각이 새삼 듭니다. 대강대강 넘어가는 것보다 지킬 것을 지키는 것이 본받고 싶군요.지아쿨 2005/03/08 12:26 # 답글
비단 일본만의 문제는 아닌 듯합니다. 우리 스스로도 좀 돌아봐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 친일을 하고도, 백주대낮에 선량한 시민들 목숨을 수백수천을 앗아가고도, 버젓이 대로를 활보하고 다닐 수 있는 나라잖아요. 이미 누더기가 되어버린 친일청산법, 화해라는 거창한 명분 속에 침몰해버린 과거사 진상규명 등... 어찌 해야 할까요? 참 내!카스미 2005/03/08 18:55 # 답글
[친일파 후손들의 내땅찾기 소송. 승소율 50%]이것이 우리의 현실입니다. 저 땅이 자기들 거랍니까?
내땅이라니. 어디서 그런 망언을.
카스미 2005/03/08 18:55 # 답글
덧. 링크하였습니다. ^.^happyalo 2005/03/16 22:32 # 답글
역시...deulpul 2005/03/24 17:57 # 답글
하드군: 독일에서는 하긴 머리 빡빡 밀고 다니는 신나치주의자 그룹이 있는 것도 사실이고 외국인에 대한 근거 없는 혐오도 분명 자리하고 있으므로 모조리 잘 되고 있다고 보기는 좀 성급할 것 같습니다. 다만 국가 이성이 (혹은 법이나 지도자들이) 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점이 섬나라와 다른 점이라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아... 그리고 저는 들풀입니다, 하하-.yaall: 동의합니다. 과거 청산에 대한 정략적 접근의 폐해가 바로 이런 점이 아닐까 싶습니다. 정치적으로 어영부영 처벌해 면죄부를 주어버리는 결과 말이지요.
강직: 역시 상식이 통한다는 것이겠지요. 물론 전체가 다 그렇다고 볼 수는 없겠지만요...
지아쿨: 함께 절망합니다...
카스미: 나라를 팔아넘기고 일제의 조선 강점에 공헌한 대가로 하사받은 땅을 찾겠다고 나서는 자들의 뻔뻔함도 기막히고, 이들의 소송에 승소 판결을 내주는, 상식을 뛰어넘는 우리 법체계의 헛점도 기막힙니다. 이런 것은 국회에서 법률을 제정해 충분히 규제할 수 있을텐데, 여의도의 바보들이 도무지 관심을 가지지 않는 이유도 매우 궁금합니다. 바보라서 그런가...
happyalo: 네? (뜨끔...)
하드군 2005/03/25 17:31 # 답글
-아, 들풀님!!...영문이라도 표기에 있어서 남의 아이디를 함부로 쓰지 않는데,섬나라때문에 흥분을 해서..제가 실수를 했네요. :-) -네,동감입니다. 저 또한 100%전체를 말한 것이 아니라 전반적인 주류의 선,혹은 지도자들을 위시해서 크게 차지하는 하나의 사회성까지로만 이해합니다.
하드군 2005/03/25 17:40 # 답글
참, 그리고 늘 들풀님 글 잘 읽고 있습니다. 저희 회사 개발자도 함께 본답니다. 가끔 들풀님이 내다놓으시는 주제를 놓고 쉬는 시간에 작은 토론도 하기도 합니다.늘 건강하시구요! :-)
젼 2005/04/03 12:15 # 삭제 답글
이글 퍼갈께요. 다음 카페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