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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우리 사회가 고령화 사회가 되어간다는 특집 기사를 꾸민 한 신문의 맨 첫머리는 다음과 같이 되어 있다:
한국은 세계에서 노인은 가장 빨리 늘고, 신생아는 가장 빨리 줄어드는 국가다. 노인이 빨리 는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외국인 노인들이 앞다투어 한국으로 이민와 줄줄이 귀화하지 않는 이상, 저 말은 한국 사회의 연령별 구조에서 고령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빨리 높아져 간다는 말일 것이다. 이것은 상대적인 비율이므로, 다른 연령대 인구의 비중이 줄어든다는 말이 된다. 기존의 청소년, 청년, 중년, 장년층은 그 규모를 유지하며 늙어가므로, 주로 고령화 사회를 만드는 가장 큰 요인은 출산율이 떨어지는 것이다. 이것은 기사에서 신생아가 가장 빨리 줄어든다고 한 것과 비슷한 말이 된다. 한국의 출산율이 빠른 속도로 떨어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한국이 "세계에서 노인이 가장 빨리 늘고, 신생아가 가장 빨리 줄어든다" 라고 단언하려면 좀더 믿음직한 자료가 필요하다. 이 기사와 관련 기사를 다 뒤져봤지만 이런 충격적인 사실에 대한 구체적인 근거는 찾을 수 없었다. 2. 노인 인구를 증가시키는 또 한 가지 요인은 평균 수명이 늘어나는 것이다. 현재 노인 인구는 65세 이상으로 규정하므로, 출산율이 변하지 않더라도 평균 수명이 길어짐에 따라 노인 인구는 자연스럽게 늘어날 수밖에 없다. 되도록이면 늦게 죽으려고 기를 쓰는 인간의 노력이 전인류의 고령화를 자연스럽게 야기시킨다는 것이다. 3. 노인을 65세로 규정한 구닥다리 규정도 이제 좀 되돌아보아야 할 때가 되지 않았나 싶다. 과거처럼 65세 전후를 기점으로 사회 경제 활동에서 손을 떼고 집에 들어앉아 가족의 짐이 되는 세상이 아니지 않은가. 역시 되도록이면 늦게 죽으려고 기를 쓰고 있는 덕분에, 50은 청춘이요 진짜 인생은 60부터라는 말도 아주 허허로운 말이 아닌 사회가 되고 있으니 말이다. 윗 기사와 비슷한 다른 한 기사에서는 통계청에 따르면 현재 한국에서는 15~64세 생산가능 인력 8명이 65세 이상 노인 1명을 부양하고 있다. 그러나 2050년에는 생산가능 인력 1.4명이 노인 1명을 부양해야 한다. 라고 한다. 인구학적인 분석이겠지만, 2050년에는 65세 인구도 생산가능 인력이 될지 모른다. 만일 기사들의 예측대로, 우리 나라가 고령 사회가 되어 사회의 인적 자원까지 모자라는 상황이 되면, 65세 이상 인구는 하기 싫어도 생산가능 인력이 되어야 할지도 모른다. 4. 맨 처음 기사는 계속 386 세대, 혹은 60~70년대 출생자가 고령화 사회를 주도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뭐, 386 세대가 좀처럼 안죽어준다거나 혹은 그 윗세대를 제대로 좀 죽여주지 않는다는 비난이 아니라면, 이건 역시 이들이 애를 잘 안(못)낳는다는 말이 된다. 386, 혹은 60~70년대생을 계속 주인공으로 하고 있는 윗 기사를 보면서 들던 불안감이 결국 이 기사에 달린 한 독자 덧글에서 현실화된다: 송달웅 (dujwsong) 추천 : 1 03-08 06:55 결국 386세대는 가장 이기적인 세대라고 하는 말입니다. 자신의 안일과 평안을 우선으로 하여 애 안 낳고, 자기들의 주장을 펴기 위하여 시위와 파업을 일삼고, 권력의 중심부에서 개혁만을 부르짖으며 사회갈등을 일으키고, 보편타당성이 있는 사고를 부인하고 투쟁일변도의 돌출행동을 마다하지 않으며, 자유민주주의를 위배하는 좌파친공으로 나아가는 세대. 이들은 이 사회의 문제아들이 아닌가? 국가와 사회에 아무런 유익을 못 주는 세대는 이제 가라. 그래...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구나. 하긴 현재 출산율이 떨어지는 데에는, 20대~30대가 결혼을 늦게 하고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출산을 미루거나 달랑 한둘만 낳는 것도 이유가 될 수 있겠다. 혹은 "자기들의 주장을 펴기 위하여 시위와 파업만 일삼"느라고 애를 안낳는 사람도 있을지 모르겠다. 혹은 "권력의 중심부에서 개혁만을 부르짖"느라 바빠 애를 만들고 낳을 시간이 없는 사람도 있을지 모르겠다. 그러나 나를 포함해 내 주변의 사람들 대부분은 우리 부모 세대처럼 애를 줄줄이 낳아 키울 자신이 도무지 없어서 안낳는 사람들이다. 엄청난 양육비를 감당할 수 없으며, 엄청난 교육비를 감당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다. 한국에서 "셋째 아이는 부의 상징이어요" 하는 말을 들은 지가 벌써 4년이 넘는다. 태어난 지 얼마 안된 핏덩이의 분유값이 없어 남의 집 담을 넘던 사람의 기사가 나온 지는 6년이 넘는다. 이렇게 애 낳고 키우기 엿같은 사회를 만들어 주신 분들은 누구인가 궁금하다. 혹은 수십년 동안 엉망진창으로 만들어 놓은 한국 사회를 알아서 뚫고 살아가라고 줄줄이 놓는 것은 죄악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정태춘은 "얼마 안 있어 이제 내 아이도 낳고, 그에게 해줄 말은 무언가" 하고 묻는다("얘기2"). 그의 대답처럼, 아직도 풋풋한 이웃들의 인심과 양심을 지키는 가난한 사람들 이야기에서부터 환인의 나라와 비류의 역사, 깨었는 백성의 넘치는 기상과 당당한 조국의 새로운 미래 따위를 이야기해주면 좋겠지만, 아이에게 그런 이야기만 해줬다가는 코흘리개면 왕따요, 10대면 지진아요, 20대면 청년실업자요, 30대면 사회 부적응자가 되는 낙오병 자식을 만들기 딱 좋은 꼴이 된다. 그러니, 그보다 먼저 급하게 가르쳐야 하는 것은 어떻게 하면 남을 잘 짓밟고 올라가는가, 어떻게 하면 양심을 속이며 이득을 챙길 수 있는가, 어떻게 하면 민족이고 나발이고 내 주머니만 잘 불릴 수 있는가 등등의 처세의 지혜가 아닌가. 아서라, 말아라. 아이들 대여섯을 다복하게 거느린 따뜻하고 화목한 가정을 꾸리며, 모두 건강하고 현명하게 잘 키워 사회에 보탬이 되게 하고, 나 죽을 때 이들 내 분신들과 또 그 분신들이 모두 머리맡에 둘러서서 지켜봐주는 행복한 죽음을 할 수 있는 것. 가정을 가지거나, 적어도 결혼 적령기에 있는 사람 치고 이런 꿈 꾸어보지 않은 사람이 있던가. 도시 가정에서 한 초등학교 아이의 사교육비로만 가계 전체 수입의 3분의 1 이상을 처발라야 하는 상황은 이런 꿈이 적어도 지금 사회에서는 한낱 백일몽에 지나지 않음을 일깨워 준다. 이러한 저간의 사정을 무시하고 애 안낳는 20~30대를 비난하는 송달웅씨는 아무래도 10대거나 그 아래 세대인 것임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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