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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전에 이 블로그에 <산께이 신문> 서울지국장 구로다 가쓰히로에 대한 글을 비공개로 써두고 있었다. 딱 1년 전인 2004년 3월, 그가 라디오 대담 프로그램 "손석희의 시선집중" 에 나와 한국의 친일규명특별법을 비난하는 발언을 했을 즈음인 것 같다. 당시 그는 일본의 식민 지배를 노골적으로 옹호하고, 한국의 친일 규명 노력을 좌파의 정략이라고 몰아세워 한국민을 경악시켰다. 구로다 가쓰히로라는 이름을 그 때 처음 들어본 분들이 많았을 테지만, 기실 그가 일본 신문의 서울 특파원으로서 한국을 바라보는 뒤틀리고 왜곡된 부정적 시각을 일본과 한국에 여기저기 내뱉아온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었다. 이것이 당시 구로다라는 작자에 대해 글을 쓰려고 했던 이유였다. 비공개로 묻어두고 있었던 것은 다른 글을 쓸 때와 마찬가지로 따로 보강 조사를 좀 해야 했기 때문이었고, 또 다른 이유도 있었다. 최근 일본의 억지와 생떼로 촉발된 한일 갈등 국면에서 구로다라는 이름이 다시 자주 등장하고 있다. 반기문 외교부장관의 기자회견장에서 장관을 붙잡고 늘어지며 말싸움을 하려 달려드는가 하면, 기회가 되는 대로 방송에 낯짝을 내밀어 일본 보수 우익의 목소리를 전혀 거리낌없이 주저하지 않고 내뱉는다. 이래저래 이 싸가지없는 작자의 이름이 다시 회자되니, 비공개글의 체크마크를 지우지 않을 수 없다. 나는 꽤 오래 전, 우연한 인연으로 그와 정기적으로 몇 번 접촉한 적이 있었다. 그의 글이 한국의 대중매체에 실리기 전에 거쳐야 하는 것과 관련한 일이었는데, 그 때문에 그와 전화 통화도 가끔 했었다. 그 너부적데데한 얼굴을 직접 상면한 적이 있는지는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그러나, 만나서 얼굴을 맞대고 헤헤거리며 밥을 처먹어야 사람을 알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는 기자고 기자는 글로 말한다. 그의 글이 곧 그다. 당시 나의 일의 성격이 그러했으므로 나는 그의 초고를 면밀하게 들여다보아야만 했다. 내가 관여했던 그 글들에 관한 한, 구로다 본인이나 <산께이> 서울 지국의 몇몇 직원들을 제외하면 나는 아마 그의 첫 독자였을 것이다. 그리고 그의 글을 촘촘히 살펴보기로도 첫손에 꼽히는 독자였을 것이다. 일이었으니까. 정기적으로 들어오는 그의 글을 몇 달 동안 들여다보다가, 나는 이 사람이 한국에 대해 매우 견고한 혐오 의식을 바탕에 깔고 있음을 깨닫게 되었다. 그자의 과거와 현재를 전혀 알지 못하지만, 그가 쓴 글들의 배경에 대단히 위압적인 반한 감정이 들어 있음을 읽어낼 수 있었던 것이다. 그는 자기 글에서 한국이 나쁘다거나 한국인이 몰지각하다거나 하는 직접적인 말은 단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의 글은 어느 것이나 글 전체에서 그런 냄새가 물씬물씬 풍겨나왔다. 마치, 어디에 똥이 묻혔는지 알 수 없는데 전체적으로 썩은 똥냄새가 풀풀 나는 거름덩이 같기도 했고, 또는 웅덩이에 똥을 집어넣고 휘휘 휘젓는 바람에 똥이 희석되며 전체적으로 똥물이 된 것 같기도 했다. 그는 한국과 한국인에 대한 혐오(가끔은 증오로 읽히기까지 했다)를 자기 글에 집어넣고 휘휘 휘저어, 단 한 문장도 문제가 되는 것은 없으되 전체적으로는 매우 자극적인 글을 만들어 냈다. 그의 글을 볼 때마다 나는, 한국과 한국인으로부터 어떻게 저리 부정적인 것만 골라낼 수 있는가, 그것도 재주라면 재주다, 하고 여러 차례 감탄하고 한탄했다. 그는 한국의 국회에서, 청와대에서, 정부종합청사에서, 공원에서, 광화문통 대로에서, 시장에서, 백화점에서, 지하철 안에서, 초등학교 앞에서, 또 어디에서든 부정적인 한국인을 기막히게 찾아냈다. 어떤 경우, 우리 시각으로는 미풍양속으로 보이는 것들도 그는 얄짤없이 몰지각하고 몰상식한 것으로 닦아세웠다. 그가 섬나라에서 건너온 외국인임을 고려하면, 한국과 한국인, 한국 문화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서 그렇다고 봐줄 수도 있다. 그러나 그는 한국에 오래 살아 왔으며 한국말을 일본말처럼 하고 한국 매체에 기고하는 글은 한글로 쓴다. 이해가 부족해서 그러는 게 아닌 것이다. 외부인의 비판이 당장은 따끔하지만 값진 충고가 될 때가 있다. 내부인끼리는 알 수 없는 잘못을 새로운 시각으로 밝혀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른바 외부로부터의 비판이 값진 경우라 하겠다. 그러나 이게 가능하려면 애정이 전제된 비판이라야 한다. 구로다의 글에 나타나는 은근한 비난은 이와 전혀 달랐다. 그의 글을 읽다보면 한국인은 정말 어쩔 수 없는 대책없는 족속이라는 생각을 갖게 되며, 한국인이라는 것이 부끄러워지는 지경이 된다. 그러하였으므로 나는, 그가 일본 신문의 서울 특파원으로 한국에 오래 머물면서 한국 매체에도 글과 얼굴을 자주 들이미는 것이, 혹시 한국인에게 패배의식, 자괴감, 열등감, 식민사관 따위를 심어주기 위한 고도의 민심전 공작이 아닌가 하는 의심마저 들기도 했었다. 혹은 적어도 반한을 위주로 하는 극우 단체로부터 모종의 지원을 받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만큼 그의 글에 담겨 있는 저의가 사악하게 느껴졌다는 말이다. 이러한 점은 그 뒤, 이런저런 일이 벌어질 때마다 매체에 직간접으로 등장하는 그의 발언들에서도 예외없이 일관되게 이어져 왔음을 그때그때마다 확인할 수 있었다. 따라서 나는, 일본 날강도떼들이 한국을 점령하고 압제할 때 그에 항거하여 봉기하였다가 처참한 죽음을 당한 3.1 운동을 기념하여 열린 식장에서 한국의 대통령이 "일본의 진정한 사과와 반성" 을 촉구했다는 이유로, 구로다가 반기문 외교부장관에게 "이 따위가 대체 정상적인 국가냐" 하고 입에 거품을 물고 달려들었다는 소식을 듣고 전혀 놀라지 않았다. 한국에서 그의 글이나 행적이 알려지는 것은 (요즘처럼 그가 좌충우돌 날뛸 때 뿐이므로) 매우 제한적이지만, 그의 글은 자주, 그리고 꾸준히 일본의 대표적 보수 신문 <산께이> 에 실리고 있다. 가끔씩 내외신을 통해 접하는 <산께이 신문> 구로다 기자의 서울발 기사에서는 "대체 한 국가라고 하기엔 비정상적인" 나라에서 비정상적인 지도자들이 비정상적인 국민들을 데리고 깔짝대고 있다는 인상이 물씬물씬 풍긴다. 예컨대 이른바 구로다 기자는 2004년 노무현이 국회에서 탄핵되었을 때 그 배경을 설명하면서 노무현을 학력, 빈곤 콤플렉스로 가득 찬 "한풀이 정치의 화신" 으로 묘사했다. 또 살인마 유영철이 검거되었을 때, 이른바 구로다 기자는, 21명을 잔인하게 살해한 범인을 영웅시하는 팬클럽까지 등장한 것은 한국 사회 전체에 만연한 병적 분위기를 상징하는 것이라고 썼다. 아래 기사를 보시라. 산케이 "연쇄살인범 영웅시 한국사회의 병" 21명을 잔인하게 살해한 범인을 영웅시하는 팬클럽까지 등장한 것은 한국 사회의 병적 분위기를 상징하는 것이라고 산케이신문이 2일 서울 발로 보도했다. 범죄 배경을 분석한 전문가들은 범인의 특징을 자신의 노력부족은 외면한 채 자신의 불행을 부자들 탓으로 돌리려한 심리상태에서 찾고 있다. 하지만 이밖에도 한국 사회에 널리 퍼지고 있는 '사이비 마르크스 주의'의 영향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는 학자도 있다고 이 신문은 지적했다. 범인을 영웅시하는 팬 사이트 까지 등장한 것에 대해 또 다른 전문가는 자신의 처지에 불만을 가진 이들이 이번 사건을 통해 대리만족을 얻으려 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고 산케이는 보도했다. 즉 대기업 간부가 부를 독점하는 바람에 분배가 잘못되었다는 진보혁신파의 주장이 부유층에 대한 적개심이 되고, 나아가 연쇄살인마를 영웅시 하는 배경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산케이는 결국 이번 사건은 개인적, 사회적 소외감이 큰 원인이 되었다고 분석했다. (<동아일보>) 알만하시지 않은가. 이런 왜곡되고 편향된 소설틱한 시각이 서울발 기사를 통해 여과없이 일본으로 술술 흘러들어가고 있는 것이다. 이런 기사를 보는 일본 사람들 역시 "대체 한국이 정상적인 국가냐" 하고 생각할 게 틀림없다. 여기서 그는 일본의 대표적 보수 신문, 일부 평자는 극우 보수 신문이라고 부르기도 하는 <산께이> 의 한국 파견 직원이라는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아닌 게 아니라, <산께이> 와 구로다는 한국의 진보 진영이나 좌파, 북한에 대해 펄쩍 뛸 정도로 경기를 일으킨다. 일본의 보수 우익이 한국의 그것과 이데올로기 스펙트럼에서 점하는 위치는 비슷하다 하더라도 크게 다른 점이 하나 있다. 바로 전쟁과 팽창주의, 아시아 대부분을 노예로 부리던 일본 제국 시대의 영광을 희구하는 과거지향성이 그것이다. 이런 점에서, 일본의 보수는 status quo 를 지키는 보수(保守)가 아니라 과거로 돌아가자는 데 가깝다. 그리고 <산께이> 는 이러한 취향의 독자들에 부응하며 이들을 잘 엮어내고 있는 매체다. 흔히 구로다는 한국에서 지한파(知韓派)로 알려져 있고 언론에서도 항상 그렇게 부르고 있는데, 당장 고쳐야 할 말이다. 누가 지한파란 말인가. 그는 지한파가 아니라 한국을 혐오하는 전형적인 혐한파(嫌韓派)다. 대체 한국을 잘 아는 작자가 "한국은 일본의 식민 지배로 혜택을 받았다" 라거나 "독도는 누가 뭐래도 일본 땅" 이라거나 "친일 청산 주장은 친북 좌파" 라거나 "왜 한국은 일왕을 천황이라고 부르지 않는가" 하는 둥의 헛소리를 공개적으로 떳떳하게 할 수 있단 말인가 (모두 그가 실제로 한 말이다). 이런 발언을 당당하게 하고도 한국인들이 그를 지한파로 치부하고 대접해준다면, 정말 한국은 그의 말마따나 비정상적인 국가라고 볼 수 있겠다. 자기가 욕하고 침뱉어도 예, 예, 하면서 떠받들어주는 배알도 없는 한국인들 앞에서 그는 얼마나 고소해할 것인가. 뿐만 아니라, 한국에 오래 머물며 뭉기적대는 외국 언론인이라고 따로 대접해줄 이유도 전혀 없다. 그가 한국 조야를 누비고 다니면서 거들먹거릴 수 있는 이유는 그를 칙사 대접해주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기자회견장에서 헛소리하면 과감하게 주둥이를 문질러줄 일이다. 무시하면 된다는 말이다. 일개 기자가 일국의 원수가 행한 연설문의 내용을 놓고 일국의 외교 총수와 정식 회견장에서 말싸움을 벌이다 "이따위가 국가냐" 하는 말을 내뱉을 수 있는 것은 그에게 다른 기자들에게는 주지 않는 엄청난 특혜가 주어지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반장관, 구로다가 또다시 세 번째로 엉겨붙거든 받아주지 말고 그냥 밟아주시라. 더도덜도 말고 사이비 언론 <한국검찰경찰환경종교산업보건경제종합신문> 기자에게 하는 식으로만 하시면 된다. 이 점에서, 구로다의 주요 취재원이 됨과 동시에 구로다의 입을 빌려 일본 산께이발로 뒷다마를 치는 한국 보수층도 각성해야 한다. (구로다의 기사를 잘 보면, 대체 저런 황당한 주장을 하는 한국인 "전문가" 들은 어떻게 찾았을까, 혹시 구로다가 소설을 쓴 것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기막히게 그의 의도에 딱 들어맞는 취재원들만 등장한다.) 보수 진영이 진보 진영과 다툴 일은 다투어야 하지만, 이렇게 거의 사상적 침략 모리배와 다름없는 작자의 입을 빌어서 꼼수를 펼치는 것은 보수며 진보를 떠나 매국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구로다 같은 작자가 한국 사회에 오래 머물며 나름의 영향력을 행사하게 된 것은 이런 배경과도 관련이 있다. 한국(조선)을 강제로 범한 이토오 히로부미는 안중근 의사의 총격을 받았으며, 또 비슷한 한 떼는 윤봉길 의사의 폭탄 세례를 받았다. 지능적으로 한국을 야금야금 갉아먹고 있는 정서적, 사상적 침략 모리배 구로다는 내가 보기에 이토오나 그 시대의 일제 침략배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아니, 이토오보다 더 악랄한 존재인지도 모른다. 펜은 칼보다 강하다고 하지 않는가. 사진: <중앙일보> 어딘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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