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넵. 원인이기도 하고 결..
by 긁적 at 15:43 아직 연애는 하지 않는 .. by deulpul at 13:37 그런 점도 중요한 원인일 .. by deulpul at 13:34 아, 바로 맞추셨습니다... by deulpul at 13:27 김연아도 연예인에 넣어.. by 검투사 at 13:00 최근 등록된 트랙백
루저녀 단상 3 : 루저론
by 민노씨.네 일년이 다 된 글인데 새삼.. by 물리학 흠냐, 울 마눌은 백설공.. by 뒤돌아 보지 않는다, 후.. 검찰과 기자, 국민 세금.. by 자그니의 시크릿 스크립팅.. 전국국어대회 '4대강' 토.. by Green Monkey Blog** 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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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럴' 로도 임신이 될까요? 일단 남자의 몸을 떠난 정액은 남자의 재산일까요? 아니면 여자에게 증여한 선물이 되어 여자 소유가 되는 걸까요? 그것도 아니면 그냥 버려진 유기물일까요? 그걸 주워서 활용하면 절도죄가 될까요? 좀 지저분한 이야기지만, 코메디 영화처럼 기막히고 황당한 실화가 있습니다.
미국 시카고에 사는 리처드 필립스라는 의사가 동료 의사인 새런 아이런스와 잠깐 사랑에 빠진 것은 6년 전입니다. 사랑은 흘러 지나가는 감정으로 끝났으며, 두 사람은 곧 헤어졌습니다. 두 사람은 사귀는 동안 성관계는 갖지 않았지만, 세 차례의 오럴 섹스를 했다고 합니다. 그로부터 2년이 지난 뒤, 필립스는 청천벽력같은 소식을 들었습니다. 법원에서 난데없이 친자확인 소송과 관련한 소환장이 날아온 것입니다. 아이런스가 제기한 소송의 내용은, 아이런스가 낳은 한 아이의 아빠가 필립스이므로 필립스는 아빠로서 양육비를 부담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기가 막힌 필립스는 당연히 DNA 검사를 의뢰했습니다. 결과는 두살배기 아기가 필립스의 아이가 맞는 것으로 나왔습니다. 친자확인 소송은 아이런스의 승리로 끝났으며, 법원은 필립스에게 매달 800달러의 양육비를 내라고 판결했습니다. 직접적인 관계를 갖지 않았는데도 대체 어떻게 아이가 생긴 것일까요. 필립스의 주장에 따르면, 두 사람이 오럴 관계를 나눈 뒤 아이런스가 정액을 몰래 감춰 놓았다가 이를 자기 몸에 이식함으로써 스스로 임신을 했다는 것입니다. 의학적으로 몸을 떠난 정자는 적당한 온도가 유지될 경우 24시간 가까이 생존할 수 있다고 하니, 아주 불가능한 일은 아닌 모양입니다. 물론 시간이 지날수록 정자의 활동력이 급격히 떨어지긴 한다고 합니다. 따라서, 어떤 의사들은, 시간이 좀 지난 뒤에도 아이런스에게 임신을 시킬 수 있었던 필립스의 정자는 아주 활기차고 건강한 것이었음에 틀림없다고 관전평을 내고 있습니다. 어쨌든 난데없이 아이가 생겼다는 황당한 소식을 듣고 가만히 있을 필립스가 아니었습니다. 그는 아이런스를 상대로 맞소송을 내고, 아이런스가 자신의 소유물 (property) 를 훔쳐간 뒤 자기 동의 없이 임신을 하는 데 활용한 데다, 아이가 있다는 소식을 전해줌으로써 끔찍한 악몽에 사로잡히게 (feeling of being trapped in a nightmare) 되었으므로 정신적 피해를 입었다며 이에 대한 배상을 요구했습니다. 2003년에 내려진 첫 판결은 필립스의 패배로 끝났습니다. 법원은 이번 사태로 벌어진 필립스의 정신적인 고통은 배상을 받아낼 만큼 심각한 정도의 것은 아니라고 판시했습니다. 또, 일단 몸을 떠난 체액에 대해서는 재산권이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결했습니다. 1심 법원은 아이런스의 다음과 같은 주장을 그대로 인정했습니다: 원고(필립스)가 정자를 내어놓았을 때 (delivered), 그것은 '선물' (gift) 로 간주되어야 한다. 즉 한 재화의 소유권이 그것을 증여하는 기증자로부터 증여받는 피기증자에게로 절대적이고 돌이킬 수 없는 형태로 이전되는 것이다. 이 사건에서는 나중에 기증자가 자신이 준 선물을 다시 되돌려줄 것을 요구하는 것과 관련한 아무런 사전 언급이 없었으므로, 사후에 재산권 행사를 주장할 수 없다. 판결에 동의할 수 없었던 필립스는 항소했습니다. 그리고 2심에서 부분적인 승리를 따낼 수 있었습니다. 법원의 우호적인 판결을 받은 부분은 '재산권' 부분이 아니라, '고통' 부분입니다. 즉 2심 재판부는 필립스가 이번 사태로 상당히 심각한 고통을 겪고 있음을 인정했습니다. 또 아이런스가 필립스의 정자를 비정상적이고 기대할 수 없는 방식으로 기만적으로 활용하여, 상식적인 사람이라면 아무도 예측할 수 없는 임신을 함으로써 극단적인 결과를 가져왔다는 점도 인정했습니다. 그러나 재산권 부분에서는, 2심 재판부 역시 정자는 기증된 것으로 보아야 하며 따라서 도둑맞은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판결했습니다. 그리고... 필립스에게는 황당하지만, 어쨌든 그는 아이의 아빠가 틀림없으므로, 양육비를 대는 등 아빠로서의 의무를 다해야 한다고 판결했습니다. 어느 날 갑자기, 자신이 임신시키지도 않은 아이의 아빠가 되어버린 필립스 처지에서는 기가 막힌 일이지만, 법원이 그같은 판결을 내린 데에도 나름의 이유가 있습니다. 즉 두 사람 (필립스와 아이런스) 의 다툼도 중요하지만, 새로 태어난 아이의 인생도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또 엄마 아빠가 되는가 아닌가 하는 논쟁에서는 해당 두 사람의 권리뿐 아니라 아이의 권리까지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죠. 이런 판단은, 편부모 슬하의 아이보다는 두 부모가 모두 있는 편이 아이의 인생에 훨씬 더 도움이 된다는 믿음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고 합니다. 아이에게 되도록이면 두 부모를 모두 갖게 하려는 움직임은 미국 법원들이 일관되게 고려하는 주요 요소이며, 이러한 추세는 점점 더 강화되고 있다는군요. 모니카 르윈스키가 좀더 일찍 이 사실을 알았더라면 그녀의 인생과 클린턴의 인생, 힐러리의 인생이 모두 바뀌었을 것 같습니다. 여하튼 인구가 많으니만치 별별 일이 다 벌어지는 나라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아이런스가 무슨 심정으로 저런 일을 벌였나가 궁금합니다. 필립스를 사랑했던 것인가, 그냥 아이가 갖고 싶었던 것인가... 아니면 또 뭔가가. 그리고... 소송이 진행되는 동안 아이도 꽤 컸겠군요. 벌써 만으로 여섯살 쯤 되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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